[편집실에서] 유흥가의 찬바람…

이번 주 커버스토리는 기자 입장에서 보면 흥미로운 내용이었던 반면 취재는 그리 간단치 만은 않은 것이었다.

룸살롱과 윤락업체의 영업 실태를 파악한다는 것도 그렇거니와 ‘고민하는’ 남성들의 실토를 듣는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먼저 사진 기자와 함께 에이즈 괴담으로 논란이 됐던 강남의 모룸살롱을 찾아 갔다.

당초 취재진의 고민은 ‘과연 룸살롱의 영업 상황 파악과 내부 촬영이 가능할까’하는 우려였다. 하지만 그 고민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그 업소는 실제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업소 이름이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저녁 피크 타임인데도 홀 내부가 썰렁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간단한 취재 요청에도 업소의 간부들이 몰려 나와 괴담으로 인해 당한 억울한 피해와 최근 물장사의 어려움을 술술 털어 놓았다.

물론 홀 내부 사진도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윤락가에도 적용됐다. 강북 대표적인 윤락업소 밀집지역인 미아리 텍사스촌 주위에는 삼엄한 분위기까지 맴돌았다.

콘크리트와 방어벽 사이에 난 출입구마다 경찰 병력이 서있었고, 예전의 화려하던 업소의 불빛은 가로등에 가려 빛을 잃었다.

‘과연 저런 경찰들의 눈을 무시하고 업소로 들어갈 배짱이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와 반대로 보건소와 성병 검사를 하는 병원에는 검사를 의뢰하는 중년 남성들이 늘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강남 룸살롱의 에이즈 괴담, 당국의 에이즈 검사 오류 사건, 그리고 보건 당국의 자궁암 유발 바이러스 창궐 발표 등이 우리 남성들에겐 보이지 않게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취재에서 얻은 결론은 명백했다. 건전한 성 생활만이 정신과 육체적 안위를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9/11 18:56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