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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문화

[편집실에서]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문화

‘점 보는 사회’ 취재를 위해 한 유명한 사주 카페를 찾았다. 그 곳에서 기자는 최근 국내의 점술 업계의 동향과 시장 현황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그 곳에서 점을 봐준다는 유명 역술가도 만나 그의 기구한 개인 스토리와 역학 사상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이 갈 즈음 그가 돌연 함께 간 사진기자에게 “결혼 늦게 하세요. 그래야 좋아요”라고 충고를 했다.

기자와 당사자인 사진기자는 순간 당황해 무어라 말을 할 수 없었다. 사실 사진기자는 동안(童顔)이라 얼굴이 20대말에서 30대 초반처럼 보이지만 30대 후반으로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을 둔 유부남이었기 때문이었다.

다소 실망한 취재진은 모여대 재학중인한 여대생 점쟁이를 찾아 갔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이 여대생은 ‘기자님의 사주를 봐 주겠다’고 자처했다. 기자는 전력이 있어 큰기대 없이 사주를 알려줬다.

그런데 이 ‘초보’ 점쟁이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여대생은 마치 기자의 성격과 일상 생활을 오랜기간 들여 다 본 사람처럼 특성을 꼬집어 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구나, 바로 이런 것 때문에 사람들이 점 집을 찾는 구나’ 하는 생각이 불연 듯 들었다. 이날 취재진은 점 때문에 두 번 웃었다.

어른들은 좋은 점 괘가 나오면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으면 ‘점은 미신이야’ 라고 치부하고 그냥 잊어 버리라고 충고한다.

그러면서도 상당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을 느끼거나 변화를 꾀하려 할 때면 점 집을 찾는다. 무엇인가에 라도 기대보고 싶은 나약한 인간의 본성은 요즘 같은 첨단 디지털 시대라고 별 수 없는가 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1/11/1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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