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것 빼곤 다 아웃소싱"

경제구조 개편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대행업, 산업전분야에 확산

경제 활동의 분화ㆍ접목이 계속되는 지금, 아웃 소싱의 가능성은 끝이 없다. 특히 구조 조정 칼바람속에서 취업 대란으로, 아웃 소싱 업무는 커다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광고, 전산ㆍ정보, 물류ㆍ유통, 경영기획ㆍ사업조정, 제품개발ㆍ설계, 제조ㆍ설비ㆍ자재 관리 부문 등 아웃소싱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은 전방위적이다.

아웃 소싱(OSㆍOutsourcing)이란 업무위탁ㆍ파견 또는 외부조달로 간단히 번역된다. 지불ㆍ수불 관리, 보수 관리 등 기업 활동에서 비핵심적 업무와 생산 측면의 비핵심적 분야를 전문 업체가 계약을 통해 공급하는 사업의 통칭이다.

그 속내는 결코 만만찮다. 그 적용 범위가 산업 전분야에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노동부에 등록된 OS 업체수는 1,800여개. 여기에다 신규 업태가 속속 등록되고 있는 상황이다.


1,800여 업체 등록, 신규업태 등장 계속

최근 2~3년새 각광받고 있는 국내의 아웃 소싱 분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생활속에서 알게 모르게 낯이 익은 이름들이다.

어느날 갑자기 당신의 컴퓨터로 여론 조사가 들어 왔다. 바로 인터넷 리서치 대행사가 띄워 보낸 것이다. 이것은 사실 사이버 서비스 업체에 대한 고객 만족도의 조사가 가장 큰 목적이다. 서울대 경영대학원 석박사 과정의 연구 모임인 서울대 서비스연구회와 공동으로 서비스 비교평가 웹사이트(‘더 베스트 샵, 베스트 서비스’)를개설한 이손CCI사가 대표적이다.

통신 판매 주문도 대행으로 접수한다. 통신판매 회사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주문접수를 전문 기업에 아웃 소싱하는 것이다. HPC사 등.판매 이후의 서비스 관련 분야 역시 좋은 대상.

대행으로 치러지는 애프터 서비스가 신속히 소비자를 향해 달려 간다. 해당 업체와 애프터서비스 대행 계약을 체결, 서비스료를 받고 소비자에게 무료로 상품의 애프터 서비스를 해 주는 것. 사무기기수리 업체인서비스 뱅크사를 비롯, 향기 마케팅으로 화제가 된 ㈜에코미스트코리아 등이 유명하다.

고객관리도 대행의 시대. 우정정보테크사를 통한 신제품안내, 고객 불만 처리, 고객 사은 행사 이벤트 개최 등이 알려져 있다. 전화로 제품을 홍보하거나, 나아가 고객의 취향을 분석하고 판매에 적용하는 텔레마케팅은 ㈜나래텔서비스의 무기. 업무 대행의 수수료는 보통 거래 금액의 10%선으로 보면 된다.

계힉-수립-시행-분석 작업은 물론 대상 업체에 대한 피드백화와 지속적 컨설팅 작업까지 도맡는 아웃 소싱 업무는 전통적으로 화이트 칼라의 전유물이었던 작업까지 손을 뻗친다.

무역 서류가 대행으로 작성된다. 해당국 언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무역 실무와 통ㆍ번역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 JYS 월드 와이드사가 대표적이다. 또 한국패널리서치(KPR)사 등은 시장 조사를 전문적으로 대행한다. 사전 시장 조사나 시제품 반응 조사 등을 할 여력이 없는 중소 기업을 대상으로 시장 조사를 대신해 주는 것.

PR 작업은 언론이나 언론학 종사자에게 아웃 소싱 기회가 주어진다. 보도자료를 작성, 언론사에 배포할 뿐만 아니라 홍보 취약 지대였던 대학ㆍ연구 기관까지 공략한다. 전직 기자중심으로 설립된 된 미디콤(MEDICOM) 등이 유명하다.

정보화 시대를 만나, 부쩍 각광받는 아웃 소싱 아이템도 있다. 기업의 각종 자료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빠른시간내에 검색할수 있는 기업 정보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 처리 대행업이 우선 떠오른다( KTM 컨설팅사 등).

네트워크 구축을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네트워크의 설계와 통신망 구축, 유지, 보수, 기지국 건설등 사후 관리를 맡아 주는 통신망 관리 대행업 역시 시대 추이를 타고 있다(에스넷 시스템사, ㈜나래통신기술 등).

신문이나 잡지 등 모든 매체를 조사, 의뢰 업체와 관련한 모든 기사를 발췌(clipping)해 주는 클리핑 대행업이 있다(여산미디어 등). 과학기술원 해커동아리 ‘쿠스(KUS)’ 출신으로 조직된 ㈜인젠등의 아웃 소싱 작업은 전산망 체크 대행. 보안 전문 제품의 성능이나 기업의 전산 보안 정도를 점검해 준다.

멀티미디어 전문가들이 건설 회사를 대상으로 한 수주ㆍ건설ㆍ계획ㆍ시공용종합 영상물 제작을 대행하는 멀티 미디어 지원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가상현실ㆍ디지털 출판 등으로 사업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삼건베리클 등).

저작권 중개도 OS의 대상. WTO 출범으로 베른협약준수가 의무 사항으로 됨에 따라, 사망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모든 외국 작가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계약을 대신 체결하는 것이다. 신원에이전시, DRT 인터내셔날, 임프리아코리아 등이 저작권료 10%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기상 변동에 따른 각산업 파급 효과, 여름의 저온 현상에 따라 부침하는 업종 등과 관련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필요 기업이나 기관에 제공하는 작업 역시 그렇다. 1시간~1년 뒤 특정 지역의 기후 변화를 예측, 제공하는 첨성대가 선두.

문서나 영상 등 정보를 영상화하는 작업도 아웃 소싱되고 있다. 거리와 시간의 제약 때문에 필요한 정보에 접근이 힘든 지방 중소기업들에게 주요 박람회 등 현장을 영상 편지로 생생하게 전달한다. 아이컴사 등.

제품 운송에 관한 전과정을 일괄 위탁 처리하는 종합 물류 대행 비즈니스는 유통 물류 업계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백화점식 수출의 종합 무역 상사가 경쟁력을 잃어 가면서,특정품목만을 대상으로 시장의 틈새를 파고 드는 전문 수출 대행업도 각광받는다(㈜CJ 코포레이션 등). 제품 운송에 관한 전과정도 위탁 처리된다. 종합물류 대행업은 반대의 개념. 삼성전자 물로팀에서 분사, 국내 대리점은 물론 해외 수출 업무까지 책임지는 ㈜토로스물류가 대표적이다.

재고 조사 업무도 대행업체에 맡겨진다. 대형 유통업체가 거래하고 있는 편의점의 재고를 적절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재고량을 조사, 품목별적정 재고를 산출해 내는 이 작업은 아웃 소싱 업체 코리아 인벤토리 서비스사의 몫이다.


조직 슬림화, 비용절감 등서 효과

1980년대 구미에서 아웃 소싱이 배태돼 차세대 경영 행태로 각광받은 것은 군살이 낀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슬림화)할 필요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IMF 라는 철퇴를 맞은 한국에서의 아웃 소싱 바람은 우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개됐다.

같은 맥락에서 총무ㆍ비서 업무 역시 아웃 소싱의 대상.

1998년 설립된 ㈜한국아웃소싱은 총무 작업 일반을 대행한다. 최근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대기업의 분사화(分社化) 추세에 맞춰, 별도법인의 형태로 대기업의 업무를 대신 처리한다.

또 ㈜한울스페이스 등은 해커, 파업, 컴퓨터 조작 실수, 기기 고장 등으로 빚어지는 정보 유실을 미리 막는 문서 관리 대행업체. ㈜텔레컴등은 사무실 없이, 또는 나홀로 창업한 자들을 위한 전화 비서 대행 업종의 선두. 우편 업무 대행:발송할 우편물의 봉투 투입, 사서함 관리 등을대신 처리해 주는 ㈜한국우편서비스사 등의 업무 역시 같은 맥락.

쇄도하는 전자우편의 경우. ㈜다음커뮤니케이션사 등 OS업체는 사내전자우편시스팀의 설치 비용에 엄두도 못 낼 중소기업의 e 메일 관리를 위한 홈페이지를 대신 운영해 준다.

여권 발급ㆍ비자 취득ㆍ항공원 예약 등 해외 출장에 필요한 모든 서류와 절차의 대행(스타인터내셔널사 등), 국내 진출을 꿈꾸는 외국 기업의 사무실이나 공장 부지 관련 행정업무 대행(㈜샤인산업 등), 서류 전형 등 해외 기업체의 국내 채용 과정 대행(㈜아이텍컨설팅 등) 등 대행업무 역시OS의 소관.

요즘 같은 불경기에 발생한 잉여 인력, 해고위협에 놓인 노동자, 개인기술의 필요성이 점점 줄어드는 근로자의 재취업을 담당하는 아웃플레이스먼트비즈니스 역시 마찬가지(㈜DBM 코리아사 등).

매장의 판매사원, 관리자, 일반사원,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기본 예절을 가르치고 서비스 수준을 진단하는 등 서비스 업무 역시 외부 조달로 이뤄진다(㈜이지에스 등). 식당ㆍ기숙사 관리 등 기업 직영 사업을 대행하는 유형으로는 삼성에버랜드의 ‘에버랜드 푸드 서비스’, 서원캐이터링의‘해피 스푼’ 등이 있다.

또 민원서류 발급, 사무실 비품 수리, 경조화환수발 등 일상적인 일을 원스톱 서비스로 처리해 주기도 한다. ㈜편리한 세상의 복리후생 종합대행업이 좋은 예.

원천 징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관련 업무, 당좌관리장부, 자금일정표 등 대신 작성하는 경리 ㆍ회계 업무를 대행하는 ㈜한국MATI컨설팅등, 거래 기업의 부도와 파산 위험(리스크)을 전문적으로 체크하는 향영 21세기 리스크 컨설팅 등 역시 기업 관련 아웃소싱.

재정도 예외는 아니다.

채무자의 말, 사업 내용, 기술 수준, 재무 상태 등을 검토해 채권을 합법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연체 원인별로 대안을 강구한다. 변호사와 달리 소송을 하지 않으며 오직 채권 회수만을 목적으로 한다. 채무 회수업에는 경희무역사가 대표적.

외환율 변동을 예측하지 못 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외화자금의 결제ㆍ매입과 매도 시기의 결정, 차입금 관리, 외화 유치 업무 대행 등에 대해 상담해 주기도 한다(㈜핀텍ㆍ㈜델톤ㆍ㈜서울포렉스 등).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이 수출용 원자재를 들여올 때 납부한 수입 관세를 제품을 수출할 때 되돌려주는 업무를 대행해 주는 ㈜두조시스템사 역시 재정 관련. 각종 아이디어 사업이 빠질 수 없다. 분야별 전문가들과 제휴, 벤처 사업이나 인터넷 사업을 희망하는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법률 행정 세무 회계 특허 마케팅 등 창업과 경영전반에 걸쳐 컨설팅한다(KN 컨설팅 등).

디자인 전문 인력 관리(212디자인사 등), 네이밍 비즈니스도 아이디어 아웃 소싱. 회사명이나 브랜드명을 지어 주고 상표 등록 등 사후 관리 업무를 대행한다. 대기업의 경우 건당 1,500만~1,800만원을 받는다. ㈜이름고을 등.


마케팅 등 창업화 관련한 사업도

또 여러 아이디어를 중개하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가진개인이나 기업과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한국거래정보가 대표적이다.

기업 부동산, 전시공간 등 건물 관련 사업도 있다. IMF 한파 이후 기업들이 자체 보유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음에 따라, 대형 부동산의 매각을 전문으로 해 주는 업체가 필요하게 됐다(한국센추리21, ERA 코리아, 한림 부동산 중개 등).

대전 엑스포ㆍ서울대공원내초고속 정보통신관 등 정부 발주 대규모 프로젝트로 유명한 시공테크사등은 전시공간설계 대행업의 대표 주자이다.

OS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개입하기도 한다. 생산 시설 없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대신해서 제품을생산한다. 위탁 업체로부터 제조 라인을 제공받아 자체 인력을 투입한다. 이랜드ㆍ잠뱅이 등 소규모 기업이 처음 활용한 제조 업무 대행업은 LG 패션 등 대기업으로 확산중이다.

최근 SK텔레텍은신제품 ‘스카이’(핸드폰)의 제조를 세원텔레콤에 위탁, 첨단 통신 분야 아웃소싱의 첫 사례가 됐다.

대량 구매를 통해 싼값에 원료를 조달할 수 있는 구매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 단가를 낮춘다. 가공식품과 농ㆍ수ㆍ축산물을 단체급식에 저가로 공급하는 CFJD시스템사로 대표되는 원자재 구매 대행업이다.


인터넷 업계도 점차 아웃소싱 활용

외국 기업의 국내 사무소 개설을 위한 사무실 임대는물론, 호텔이나 렌터카 예약, 통역ㆍ번역ㆍ비서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현지사무소 대행업은 적극적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고객을 직접 초청해 파티를 열어 주는 등 외국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애쓰기도 한다. ㈜인터비즈니스프라자 등.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시장조사ㆍ분양까지, 아파트 분양사업 전과정을 대행하는 분양 대행 비즈니스도 새 아이템. 보통 분양가의 1~1.5%를 수수료로 받지만, 분양 조건이 나쁠 때는 거래액의 3%까지 올라가기도 한다.

에이스 기획, 신일개발, 영원트레이딩등. 세기말, 전세계를 긴장시켰던 Y2K문제 또한 아웃소싱사업의 좋은 일감이었다. 1997년 ㈜코시스는정보처리시스팀, 생산현장 자동화, 병원의료기기 등 컴퓨터칩이 내장된 모든 기계와 장비의 밀레니엄 버그 문제를 해결했다.

이 업체는 관 작업으로 1년 뒤에는 15억원 매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업체는 ‘코시스 인터넷’으로 회사명을 바꾸고 Y2K 사업에서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을 확대, 인터넷과 네트워킹 관련 사업 아웃 소서로 전환했다.

장병욱 주간한국부기자

입력시간 2001/11/14 11:47


장병욱 주간한국부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