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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고시 부활… 조계종이 달라진다

승가고시 부활… 조계종이 달라진다

거듭나는 승려, 평신도 개혁운동도 활발

조계종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승려와 신도의 질적 상승이 중심 내용이다. 먼저 관심을 끄는 부분은 승려의 자질향상 부분이다. 그동안 일부 승려들의 자질문제가 세인의 입방아에 오른 것이 사실이다. 그들로 인해 벌어졌던 몰지각한 사례들이 신도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졌다.

조계종은 우선 사찰 주지를 맡거나 도제(徒弟)를 둘 수 있는 사승(師僧)의 자격을 부여하는 '제3급 승가고시'를 최근 부활했다. 출가한지 10년 이상된 승려들을 대상으로 첫 실시된 3급 승가고시는 고려ㆍ조선시대에 존재했던 승과제도를 부활시킨 것이다. 한마디로 승려 자격관리를 본격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다.

11월초 처음 실시된 3급 승가고시는 직지사에서 사흘간의 교육을 이수한 32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시대상은 1991-1992년 출가한 총 550명. 이중 327명이 응시자격을 얻었으며, 321명이 최종 합격해법계(法階)를 품수했다. 합격자는 비구니가 178명으로 비구 143명보다 많았다.


사승자격 판가름하는 3급고시

승가고시는 제5급에서 제1급의 5단계로 나눠진다. 이번에 정례화된 3급고시는 사찰 주지와 본사 및 중앙의 각 국장, 도제를 둘 수 있는 사승의 자격을 판가름하는 것이어서 승가고시의 꽃이다.

조계종은 이번이 첫 시험인점을 감안, 시험에 앞서 직지사에서 사흘간 열린 소정의 교육(포교론, 종헌강의 등 14과목) 과목 가운데 주제를 택일, 간단한 논술을 제출시키는 것으로 시험을 대신했다.

조계종은 내년부터 승랍 20년차 및 25년차 승려에 대한 재교육사업도 활성화하는 한편 이번 제3급 승가고시 합격자들이 승랍 20년을 맞는 해인 2010년부터는 제2급 승가고시도 시행할 계획이다.

조계종의 승가고시 제도는 과거 고려 조선시대의 승과제도를 현대에 맞도록 계승한 것이나 1962년 통합종단 출범 뒤로는 비구계 자격시험인 제4급 승가고시까지만 치러졌으며 3급이상 시험은 사실상 사문화돼 왔다.

조계종은 승려들의 자질향상 대책과 함께 신도들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불교에 관한 교양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신도들은 의무적으로 교양교육을 받아야 한다. 조계종은 이를 위해 교재와 시행공문 등을 전국 2,000여 사찰에 발송했다.

교육은 크게 기본교육과 전문교육, 지도자교육, 재교육 등 4개 과정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기본교육이 모든 신도를 대상으로 실시되는데 불교의 기초교리와 의례, 부처의 생애 등 불교에 관한 이른바 교양교육이다.

조계종은 직접 제작한 ‘불교입문’이라는 교재를 사용하되, 사찰에 따라 부교재를 쓸 수 있도록 했다. 신도들이 총 12시간 이상을 배우도록 한다는 것이 조계종의 방침이다.

이에 따라 조계종 신도들은 각자 다니는 사찰에서 '특정기간 또는 법회후' 주지스님이나 교법사, 강사 등으로부터 직접 기본교육을 받게 된다.


신도교육 의무적으로 실시

전문교육은 기본교육을 이수한 신도에 한해 조계종이 인가한 불교대학 등 전문교육기관에서 1년 과정으로 실시된다. 이 과정을 끝낸 신도들에게는 포교사고시 응시자격을 준다. 지도자교육은 포교사로서 3년 이상 포교분야에서 활동한 신도들을 대상으로 하며, 재교육은 사찰 및 신행단체 임원 등이 대상이다.

조계종은 전체 2,000여 사찰 가운데 내년에 우선적으로 600여 사찰에서 신도교육을 시작,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조계종이 올해 35개 사찰에서 시범 실시한 결과 일부 사찰은 기본교육 외에 경전공부, 참선실수까지 하는 등 매우 내실있는 교육을 했던 것으로 자체 평가됐다. 그러나 일부지방 소규모 사찰들은 교육공간 부족 등을 들어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 관계자는 "종단 소속 스님들의 수행풍토 진작과 승려 자질향상등을 위해 승가고시의 부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으며 많은 승려들이 이런 점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고학력 신도들의 증가 등으로 불교 전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짐에 따라 신도법 제정, 교재 준비 등을 거쳐 종단 차원의 체계적 교육과정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조계종의 이 같은 움직임은 그동안 일부 승려들의 일탈행위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종교 NGO 네트워크의 '개혁운동'

이 같은 움직임과 달리 평신도들의 개혁운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평신도 위주의 범종교 단체 ‘종교 NGO(비정부기구) 네트워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단체는‘세속화ㆍ상업화한 한국 종교의 개혁’을 주창하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연합(공동대표 박순희), 참여불교 재가연대(상임대표 박광서), 기독시민사회연대(운영위원장김동한)가 뜻을 모아 만든 이 단체는 우리 종교가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참모습을 되찾자는 취지로 구성됐다.

‘네트워크’는 발족선언문에서 “오늘날 종교 지도자들의 부정부패와 신자들의 근시안적인 신앙행위로 각 종교가 대내외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다”며 “본연의 모습을 상실한 한국 종교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자기정화를 위해 분골쇄신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단 재정 투명화와 권위적 성직주의 타파, 반(反)생명적종교문화 척결, 약한 자와 소수의 권익보호, 교단의 지속적인 과제 개발 등 5대 목표를 천명하고,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담은 ‘맑은 종교를 위한 경제윤리헌장’도 발표했다.

네트워크가 출범과 함께 우선적으로 팔을 걷어붙여 추진하고 있는 작업은 돈과 관련된 ‘종교개혁’이다. 교단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헌금을 종교적인 목적에 맞게 바르게 쓰도록 하기 위해 ‘종교 재정 투명화 운동’을 곧바로 시작했다.

투명한 재정을 위해 사찰, 교회, 성당의 재정 공개 정례화와 신도 참여의 제도화를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올바른 사용을 위해서 ‘초대형 종교 건축물 짓지 않기’와 ‘가난한 다수를 위한 예산 증액 운동’을 펼칠 생각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가톨릭, 불교, 기독교 대표와 재정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조사기획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재정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로 했다. 조사팀은 각 종교별재정 공개 현황과 내역을 조사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이와 함께 종교단체의 재정운영 등에 대한 국민 설문조사와 ‘종교 바로 세우기’ 범국민 캠페인을 실시하고 ‘맑은 종교인 상’을 제정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예정이다.

<사진설명> ‘종교 NGO 네트워크’ 발족식에서 박순희 김동한 박광서(왼쪽부터) 공동대표가 ‘맑은 종교를 위한 경제윤리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김철훈 문화과학부기자 chkim@hk.co.kr

입력시간 2001/11/1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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