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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앞둔 영화 '해리포터', 예매열풍 등 신드롬 조짐

개봉 앞둔 영화 '해리포터', 예매열풍 등 신드롬 조짐

1964년 2월7일 그룹 비틀즈가 뉴욕 케네디 공항에 도착하자 공항은 수많은 여성들의 환호로 떠나갈 듯했다. 2월9일 비틀즈는 에드 설리번 쇼에 출연, ‘I Want Hold Your Hand’를 불렀고, 미국 시청자들은 거대한 비틀즈의 신화가 미국에서 시작되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언론은 이 사건을 ‘영국의 침공(BritishInvasion)’이라 명명했다.

37년 만에 이 거대한 ‘영국의 침공’이 재연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들의 파워는 더욱 거세졌고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공습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비틀즈 이후의 최고의 영국 상품’으로 불리는 해리 포터의 열풍은 한국도 놓치지 않고 있다.


"게임보다 해리포터 영화를 보라"

115개국, 40개 언어로 번역돼 1억2,000만부 이상이 팔려 나갔고, 코카 콜라는 해리 포터의 이미지를 사용하며 1억5,000만달러의 마케팅 작전에 들어갔고, 영화 수익만 20억달러가 넘을 것이라는 등 어마어마한 숫자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게임에 빠진 아이들 손에 책을 쥐게했다는 뿌듯한 치적은 덤이다. 특히 미국에서 19일 첫 출시된 마이크로소프사의 차세대 게임기 ‘X 박스’와의 경쟁에서 ‘해리 포터’는 학부모들의 든든한 지원을 얻고 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에 필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X 박스’는 아이들에게는 환상의 게임기로MS 사는 향후 200억달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개당 125달러의 손해를 감수하고 이 ‘X 박스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못마땅한 부모들은 “차라리 해리포터 영화를 보라”고 아이들을 독려하고 있다는 소식.

조앤 롤링의 원작 소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12월14일 국내에 개봉한다. 그러나 개봉일까지 기다리기에 마음이 너무 급했던 한국의 대중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해리 포터 신드롬’이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

26일 씨넥스에서 열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시사회장에는 금속탐지기가 도입돼 기자 및 평론가들의 가방을 수색했다. 사전에 시사회 참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기자와 평론가는 아예 입장이 거부됐고, 방송용 카메라도 엄격히 제한됐다.

“한글 자막이 달린 영화가 인터넷에서 돌아다닐 경우 본사로부터 문책을 받게 된다”는 게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의 설명이다.

이미 미국에서 개봉을 했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동영상이 떠돌아 다닐 수도 있으나, 한글 자막이 붙은 동영상이 떠돌 경우 ‘책임 소재’가 분명해 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리포터’처럼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들은 해적판을 올리는 것 만으로 인터넷에서 ‘영웅’이 될 수 잇기 때문에 워너측은 신경이 곤두서있다.

이런 걱정만 없다면 워너측은 기분 좋은 일만 남은 게 사실이다. 현재 전국 170개 스크린을 확보했으며 24일까지 예매 실적은 2만장에 육박하고 있다. 17일부터 시작한 ‘1개월 전 예매’는 유례가 없는 것이다.

영화계에서는 1주전 예매가 1만장이면 ‘관객 100만명’을 예상한다. 1개월전 이정도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450만명(전국 추산)인 ‘타이타닉’의‘기록’은 가볍게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최다 스크린을 통해 개봉했던 한국 영화 ‘무사’(202개)의 기록도 ‘해리포터’로 인해 깨질 공산이 크다.


출판·캐릭터 산업 등도 '영화 특수'에 기대

출판계도 ‘영화 특수’가 반갑다. 최근 ‘해리 포터’ 시리즈는 하루 5,000권씩 팔리고 있는 데, 1,500권 내외가 팔리던 10월 기록과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1999년 11월 처음 출간된 이후 400만권이 판매됐지만, 영화개봉 후에는 하루 1만권 이상 팔려 나갈 것으로 문학수첩 측은 예상하고 있다.

24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PC 게임 ‘해리 포터’는 3,000여장의 사전 주문을 받았을 정도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일기장 메모패드, 시계 등 캐릭터 상품도 전국 150개 서점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마케팅 행사에도 신세대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영화 속 마법학교 ‘호그와트’명예홍보 도우미 모집에도 400명 모집에 벌써 1만 명이 넘게 지원했다. ‘미쳐’로 새 음반 홍보를 시작한 가수 이정현은 ‘마법사’라는 자신의 앨범 컨셉과 꼭 맞는 ‘해리 포터’의 한국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다. 후속곡은 묘하게도 ‘수리수리마수리’.

개봉 첫 주말(16~18일) 9,350만달러의 경이적인 수입을 기록한 미국에서의 흥행에는 못미치더라도 국내에서의 ‘해리 포터’의 파괴력 역시 만만찮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왜.

다시 비틀즈 얘기로 돌아가 보자. 비틀즈가 미국에 첫 발을 딛기 3개월전인 63년 11월 미국인들은 케네디의 암살을 생방송으로 지켜 보아야 했다. ‘해리 포터’가 개봉 하기 한달 전, 미국에서는 쌍둥이 빌딩이 무너졌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미국 국민들은 엄청난 좌절을 맛보아야 했으며, 그것을 치유하는 데는 나름의 방식이 있다는 것이다. 60년대에는 비틀즈의 새로운 노래였다면 2001년에는 팬터지 소설과 영화.

판타지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절정이자, 최근 암울한 세계 정세와도 딱 맞아 떨어지면서 문화적 파괴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판타지의 ‘일용할 양식’은 인간의 절망?


인간의 절망을 딛는 판타지 소설

확실한 것은 판타지가 영화사의 수입을 올리는 최대의 호재라는 것. 또다른 판타지 애니메이션 ‘몬스터 주식회사’ 역시 미국에서 개봉 17일만에 1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흥행 부진의 심한 몸살을 앓던 디즈니의 기운을 회복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판타지’의 열풍은 12월을 기점으로 폭발할 전망이다.

‘해리포터’‘몬스터 주식회사’를 비롯, 무협 영화를 원용해 판타지 양식으로 처리한 ‘화산고’, 영화 사상 최고 제작비(2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반지의 제왕’도 개봉을 대기중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올 12월 '반지 원정대'를 시작으로 내년 겨울에는 '두개의 탑' 2003년 겨울에는 '제왕의 부활' 이 연이어 개봉된다.

물론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역시 2002년 개봉된다. 올 12월부터 시작될 ‘판타지의 공격’을 당분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박은주 문화과학부기자 jupe@hk.co.kr

입력시간 2001/11/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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