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캐롤, 발레, 그리고 송년 잔치마당

예술의 전당…신영옥 귀국무대,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세밑 예술의전당에서는 세모의 정이 풍성한 잔치 마당으로 거듭난다.

먼저 뉴욕 메트(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여왕 신영옥이 성탄절을 맞아 1년만에 서울로 날아 온다. ‘신영옥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누구에게나 친숙한 캐롤과 뮤지컬 테마곡들이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합창단의 화음을 깔고 솟아 오른다.

1부는 크리스마스 캐롤과 성가곡 모음. 최근 인기를 부쩍 끌고 있는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와 멘델스존의 ‘Hear My Prayer(내 기도를 들으소서)’ 등 클래식곡이 앞선다.

이어 ‘화이트 크리스마스’, ‘실버 벨’,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등 캐롤이 선보인다.

2부는 경쾌하고 밝은 ‘뮤지컬 넘버, 크로스오버 뮤직 모음’.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과 ‘마이 페어 레이디’,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곡들이다. ‘Over The Rainbow(무지개 너머)’, ‘ICould Have Danced All Night(밤새도록 춤출 수 있었어)’ 등을 정상의 소프라노로 듣는 즐거움이 기다린다.

이번 무대는 최근 출반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그녀의 여섯번째 음반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한국 홍보 성격이 강하다. 음반은 모스크바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뉴욕에서 제작됐다. 국내 출시는 예당 클래식스.

1년만에 모국을 찾는 그녀는 홍혜경, 조수미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소프라노. 반주는 페스티벌 챔버 오케스트라와 어린이합창단(지휘정우진). 23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국립발레단의 가족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빠질 수 없다. 본토 러시아의 그라스나다르 극장에서 제작된 환상적인 세트와 찬란한 장신구가 볼쇼이 극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볼쇼이 발레단의 무용감독 유리 그로가로비치가 안무한 버전을 그대로 도입, 무대에는 활력과 속도감이 넘친다.

여타 공연의 경우 목각인형 소품으로 처리하기 일쑤인 호두까기 인형을 몸집 작은 무용수가 맡았다. 2막은 춤의 향연이다. 각 나라의 민속춤은 물론, 우아한 고전 발레의 정수가 펼쳐진다.

날마다 주역 무용수를 바꿔, 이번 무대는 국내 1급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특급 경연장이나 다름없다.

김지영-장운규(18일 저녁), 홍정민-신무섭(19일 낮), 김주원-정주영(19일 저녁), 이원국-윤혜진(20일 저녁), 홍정민-신무섭(21일 낮), 이원국-윤혜진(21일 저녁), 김주원-정주영(22일 낮), 김지영-장운규(22일 저녁), 이원국-윤혜진(23일 낮), 김주원-정주영(23일 저녁), 김지영-장운규(24일 낮), 김주원-정주영(24일 저녁), 홍정민-장운규(25일 낮), 김지영-이원국(25일 저녁). 닞 공연은 오후 3시, 저녁 공연은 7시 30분.

로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들로 예술의전당이 어린이 잔치마당으로 변한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국내 최초의 인공 지능 휴먼 로봇 ‘아미(Ami)’가 호두까기 인형 차림으로, 어린이와 춤 추고 대화를 나눈다.

이번 무대는 6년 동안 국립발레단을 이끌어 온 최태지 예술 감독의 고별 무대. 1987년 국립발레단에 프리마 발레리나로 특채, 화제를 모았던 그녀의 춤추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특별 전시된다.

또 구경 온 어린이 중 매일 ‘베스트 드레서’ 한 명을 선정, 무대위에서 최태지 예술감독과 주역 무용수의 사인이 담긴 토슈즈를 선물한다. 공연시작 전에는 5인조 코리안 심포니 브라스 밴드가 캐롤을 울려,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02)580-1300


[연극]



ㆍ 화동연우회 '이런 동창들'

화동연우회는 올해를 ‘이런 동창들’ 공연으로 마감한다. 작가겸 배우인 미국 연극인 제이슨 밀러의 1973년도 퓰리처 수상작이다. 미국의 성공 신화 이면에 도사린 추악한 얼굴을 드러낸다.

38살의 나이에 시장, 학교 교장,사업가, 알코올 중독자 등이 돼 다시 만난 동창의 이야기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시장 선거 이야기를 계기로 험악한 관계로 치닫기까지를 보여주면서, 현대 미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경기고 동문 연극 동호인만으로 구성된이 독특한 극단(회장 이항)은 1991년 창립 공연을 가진 이래 매년 꼬박꼬박 세계적 화제작을 소개해 왔다.

이번 작품은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 원장의 연출에, 탤런트 최용민(68회)ㆍ유태웅(87회), 연극인 이대영(71회), 순천향대 이현우 교수(78회) 등이 출연한다. 16일까지 학전 블루. 월~금 오후 7시 30분, 일 오후 4시 30분 7시 30분.(02)515-6221


[콘서트]



ㆍ 미추홀 '신예음악가 초청 연주회'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쿨 등의 입상자 김두민, 지난 4월 이프라 니만 국제 바이올린 콩쿨의 우승자 서민정이 공연을 펼친다.

미추홀의 ‘신예음악가 초청 시리즈 Ⅳ’. 차이커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단조’ 등이 연주된다. 협연 수원시립교향악단, 지휘 박은성.(02)391-2822


[라이브]



ㆍ 윤도현 밴드 송년 콘서트

윤도현 밴드가 ‘크리스마스 악몽’으로 올해를 접는다. ‘사랑2’ㆍ‘너를 보내고’ㆍ‘꿈꾸는 소녀’ 등 히트 레퍼터리를 비롯, 크리스마스 캐럴 변주, 팝곡 연주 등 다채로운 무대가 기다린다.

119소방대원, 환경미화원, 특수학교 교사, 시민 운동가, 제주도 해녀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들어 본 새해 소망 영상 등 관련 행사가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올림픽 공원 역도경기장 23일 오후 6시, 24일 오후 8시.1588-7890


[영화]



ㆍ 미스터리 액션 '이것이 법이다'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면서 인터넷을 통해 자랑스럽게 행위를 공개하는 살인마, 그를 쫓는 형사들. 미스터리 액션 ‘이것이 법이다’는 21세기 버전 액션을 표방한다.

막강한 재력가의 아들이 잔인하게 살해됐다. 곧 이어 살해 장면이 인터넷으로 방송된다. 범인은 법망을 피해가는 쓰레기들을 자신의 손으로 계속 처단하겠다며 자신의 정당성을 홈페이지를 통해 주장한다. 화려한 액션과 치열한 총격전으로 관객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로 뭉친 영화다.

인원희 김민종 신은경이 정의의 트로이카로분, 연기 대결을 벌인다. 감독 민병진,


[전시]



ㆍ '아트 스펙트럼 2001'전

삼성미술관은 한국의 현대 미술을 압축, 현대작가기획전 ‘아트 스펙트럼 2001’을 선보인다. 설치, 영상, 사진 등 회화라는 이름 아래 괄목할 만한 활약을 하고 있는 신진ㆍ중견 9인전이다.

김범ㆍ김종구ㆍ오인환ㆍ유현미ㆍ홍수자(설치), 김아타(사진), 박화영ㆍ조승호(영상), 이동기(회화) 등 큐레이터들이 선정한 우리 시대의 미술가들이다.

일반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어와 영어로, 매일 전시 설명회도 벌어진다. (02)750-7818. www.samsungmuseum.org

장병욱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12/17 17:55


장병욱 주간한국부 aj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