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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바이 삼성전자' 적정가 100만원설까지

외국인 '바이 삼성전자' 적정가 100만원설까지

외국인 지분율 사상최고 수급 불균형에 주가 '천정부지' 가능성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911테러 직후 14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석달 만에 25만원을 뚫고 3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적정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과 외국인의 ‘바이 삼성전자’가 이어진다면 추가 상승도 어렵지 않다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그러나 추가 상승론이 대세를 이루며 일각에선 삼성전자적정가에 대해 75만원을 제시하고 있고 심지어 100만원까지 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삼성전자 적정가는 얼마인가.


외국인의 ‘I LOVE 삼성전자’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시장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했다. D램 가격이 바닥을 짐작할 수 없는 추락을 계속한 데다가 테러 사태의 여파로 세계 경기 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삼성전자도 실적 악화를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비관론의 요체였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ㆍ4분기 6,000억원의 흑자에서 3ㆍ4분기 3,6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D증권사의 한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당시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비관론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하며 20만원선을 가볍게 돌파했고 지난 6일 장중 한 때 29만3,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한 것은 순전히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지난 9월말 55%까지 떨어졌던 외국인 지분율이 60%까지 늘면서 주가도 급등한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왜 이렇게 삼성전자를 사들인 것일까.


펀더멘털변화 기업 가치 레벨 업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이 다시한번 확인됐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메릴린치 인터내셔날 인코포레이티드증권 서울지점 이원기 상무는 “세계적인 반도체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이 모두 발표됨에 따라 불황기에서도 삼성전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며“반도체 경기가 언제 회복될 지는 모르지만 일단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면 가장 수익률이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라는 사실을 외국인이 높이 평가, 선취매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 임홍빈 연구원도 “세계 반도체 업계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경우 다른 반도체 업체와는 격이 다른 기업으로 한 단계 레벨 업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며“외국인이 이러한 펀더멘털상의 변화를 먼저 평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말부터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선 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반도체주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기업에 머물지 않고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 외국인들이 탐 낼 수 밖에 없는 기업이란 설명이다.


잇따른 적정가 상향 조정

실제로 외국 증권사들은 잇따라 삼성전자 적정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12월 4일 삼성전자 12개월 목표가를 25만원에서 42만원으로 파격적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도이치은행도 최근 12개월 목표가를 21만5,000원에서 30만원으로 올렸다.

국내 증권사도 발빠르게 상향 조정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한투증권이 최근 6개월 목표가를 37만원으로 올린 데에 이어 삼성증권도 6개월 목표가를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 증권사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D램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였을 때 주가가 40만원이었는데 최근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이 30%로 증가한 점과 핸드폰및 TFT-LCD시장의 선전까지 감안하면 75만원도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까지 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펀더멘털상의 변화 뿐 아니라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이 60%에 달해 유통 물량이 매우 적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반도체 팀장은 “삼성전자의 유통 물량이 전체의 5%도 안 남아 외국인이 좀 더 매수할 경우 수급 불균형에 의해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경우 100만원 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일 한 외국 펀드가 삼성전자에 대해 가격 불문하고 매수해달라는 주문을 내자 삼성전자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몇차례만 반복되면 나중엔 물량이 바닥나 상한가 행진을 벌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향조정-물량털기 작전?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하나경제연구소는 삼성전자 적정주가는 20만원으로 현재주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성급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의 거품을 가져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911 테러이후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 주가를 두배나 끌어올린 외국인이 물량을 털기 위해 적정가를 터무니없이 높이 부르고 있다는 주장도 들린다. 국내 기관과 개인이 안심하고 들어올 수 있게 만든 뒤 본격적으로 물량을 털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외국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격을 상향 조정하자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 점은 이러한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누구의 적정가 전망이 맞게 될 지는 앞으로 세계 경기 및 D램 시장 동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적정가는 세계 경기 회복 시점 및 속도와 떼 놓고 예측할 수 없다”며 “2년 후를 내다보고 중장기적으로 투자한다면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지만 내년 2ㆍ4분기까지는 몇차례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 경제부기자 ikpark@hk.co.kr

입력시간 2001/12/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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