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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 한해를 마감하는 유쾌한 두 마당 外 다수

[문화마당] 한해를 마감하는 유쾌한 두 마당 外 다수

‘우리의 실험 정신은 차가운 삭풍속에서 더욱 빛나는것!’. 이 젊은이들은 그렇게 외치고 싶은 모양이다.

엄동설한 세밑 무대의 뜨거운 반란이 펼쳐진다. 별오름극장의 ‘난사랑할 수 없어 part2’, 시어터 제로의 ‘동시상영관’. 이 시대 실험 무대의 현장을 보고 싶은 사람은 그리로 가자.

극단 백수광부와 연극집단 뮈토스가 완벽한 가상의 시공에서 만났다. ‘난사랑…’에서 시간은 극단으로 치닫는다. 과거의 전설과 미래의 우주 신화라는 대립적 시간으로 엮인 무대다.

전설속의 무사가 사랑하는 여인을 살해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남자들 끼리의 대의 명분을 좇아가야 한다는 이유였다. 무대는 그가 여인으로부터 다시 버림받기까지의 이야기다.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이길래, 그는 저 비극적 결말에 매달렸던가?

아무런 감정도, 늙음도, 만남도 없는 가상의 시공이 배경이다. 거기서 어떤 여인이 은신처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사랑이라는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다. 알고 보니 그것은 독이었다.

두 세계가 합일하기 위해서는 배신, 연적, 연민 따위의 과정이 필요했다. 거기서 갖가지 사랑의 형태가 배태되고, 출생, 육아, 집착, 자기애, 타살, 시험관 아기 등의 현상들이 자연스레 따라 온다. 사랑은 결국 고통을 감수한다는 것의 동의어였던 것이다.

이 극은 주인공이 “난 사랑할 수 없어!”라고 외치기까지 어떤 내면적 갈등을 겪어 오는가에 대한 은유이다.

가상 공간을 탐닉하는 우리 세대는 혹시 실제 공간에서는 소심하고 완벽한 무능력자가 아닌가 하는 염려스런 시선이 은근히 깔려있다. 여기서 전설의 내용은 현실의 삶과 가까운 모습으로, 우주의 내용은 초월적인 것에 가깝다. 지난 6월 수원 화성 국제연극제에 초청, 호평을 거뒀던 작품이다. 다소 난해한 내용이지만, 강렬한 무대다.

백수광부의 홍은지, 뮈토스의 강화정의 공동 연출. 장성익 김은지 안태량 등 출연. 19~27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화~금 오후 7시 30분, 토ㆍ일 오후 4시 7시 30분.(02)762-0815

홍대앞 실험 무대의 고향 씨어터 제로에서는 똥자루무용단의 향연이 펼쳐진다. ‘동시상영관’. 세 개의 독립적 무대가 한꺼번에 올라간다는 의미다.

사랑이 막 싹트는 남자의 일상과 내면을 관찰한 ‘사랑…소리 나다’(구성 정세혁), 현모양처라는 이데올로기를 되돌아 보게하는 ‘must1’(구성 석수정), 일상적 몸짓속에서 무용적 동작을 뽑아 올린 ‘소외된 춤’(구성 이성재) 등이 올라간다.

관객은 자신이 보고 싶은 작품의 표만 살 수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 두 작품의 티킷만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좌석 정리원이 등장해 표를 검사한다. 향수를 자극하는 코믹 이벤트인 셈이다.

다소 위압적이고 엽기적이기도 한 이 무용단의 이름은 쭉쭉빵빵한 사람만이 무용을 한다는 고정 관념에 대한 반란이다. 작고 이상하고 추하고 웃긴다는 뜻으로 통하는 말을 뒤집어 보자는 것.

이렇게 신기하고 재미있고 새롭고 열정적인 무대가 이 똥자루에 있지 않느냐는 악동의 웃음이다. 자신네들 끼리의 난해하고 구태의연한 마스터베이션으로 끝나기 일쑤인 기존 무용단의 공연 행태에대한 유쾌한 반란이다.

이성재 안무, 김상호 김유정 등 출연. 29~30일 오후 7시 30분 씨어터제로.(02)762-0815.


[연극]



ㆍ 코미디극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극단 DNA는 현실과 괴리된 종교 논리의 허구성을 비판한 코미디극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를 공연한다.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 교리에 너무나도 충실한 메리 수녀와 4명의 제자가 현실 생활에서 겪는 일대 혼란을 희화한다.

가톨릭 학교의 수녀가 교리 강의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연옥과 지옥은 어떻게 다른 지, 하느님은 왜 악마를 그대로 두는지 등 신자들의 질문에 답해가던 그녀가 졸업생 4명의 방문을 받는다. 메리에게서 배웠던 성극 ‘예수 탄생’을 재현하는 제자들은 그러나 실은 옛날과 너무도 달라져 있었다.

호모 청년, 미혼모, 알코올중독자…. 어머니의 장례식날 강간을 당한 다이앤까지. 미국의 현실과 종교 간의 갈등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크리스토퍼 듀랭 작, 이대영 연출, 홍경연 이나연 박주영 등 출연.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화~목 오후 7시, 금~일 오후 4시30분 7시.(02)747-3300


ㆍ 코미디 뮤지컬 '빠라락'

변두리 이발소에서 다섯명의 대머리가 벌이는 좌충우돌 ‘빠바락(樂)’이 공연된다. 배우의 체로 표현할 수 있는 몸동작(춤, 마임, 탭댄스, 마술 등)과 소리(리듬, 선율)가 어우러진 코미디 뮤지컬이다.

획기적인 대머리 치료법이 시술된다는 이발소에 모여 든 대머리들이 벌이는 갖가지 해프닝이 펼쳐진다. 연극적 활력을 생생하게 맛볼 기회다.

홍원기 작, 김학재 연출, 안은미 안무, 박묘경 임철호 등 출연. 2002년 1월 27일까지 문화일보홀. 월~금 오후 8시, 토ㆍ일 오후 3시 6시.(02)3672-1689.


[영화]



ㆍ 이시대 사랑법…'세상의 중심'

리처드는 살아 숨쉬는 포르노, 1만달러짜리 휴가를 원했고, 그의 상대녀 플로렌스는 프로페셔널 스트립 걸로서의 의무를 이행한다.

‘세상의 중심(The Center Of The World)’은 이 시대 사랑법을 농염한 화면속에 풀어 놓는다.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삶을 고집하는 리처드. 주문 피자를 먹고 사는 그에겐 인터넷과 e메일이 외부와 나누는 커뮤니케이션의 전부다. 둘의 관계는 계약했던 대로 3일을 채울 수 있을까? 이들은 사랑이 철저히 배제된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

돈으로만 만나는 소외와 불신의 세계에 대한 지독한 야유다. 거장 웨인왕 감독이 몰리 파커 등 배우들에게 주문하는 연기는 거의 하드코어 포르노 수준이다.


[콘서트]



ㆍ 노영심의 크리스마스 선물

피아니스트 노영심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공연한다. 조지 윈스턴 풍의 뉴 에이지 피아노곡, 영화음악, 크리스마스 캐롤 등이 섞여져 나온다.

‘그리움만 쌓이네’ 등 자신의 가요, ‘My Christmas Piano’ 등 기존 발표 연주곡에서 발췌한 곡도 들려진다. 23~24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일 오후 6시, 월 오후 7시 30분. 밤 11시에는 심야 공연도 펼친다.(02)573-0038.


[재즈]



ㆍ 대니 정 크리스마스 콘서트

열정적 색소폰 연주자 대니정이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갖는다. 크리스마스 캐롤을 중심으로 불우이웃돕기 바자회가 펼쳐진다.

제야의 밤 10시에는 관객이 참여하는 사랑의 편지 코너 등 깜짝쇼가 준비돼 있다. 28~3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28일 오후 7시 30분, 29ㆍ30일 오후 4시 7시 30분, 31일 후 6시 10시.(02)525-6929

장병욱 주간한국부기자 aje@hk.co.kr

입력시간 2001/12/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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