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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곳으로 새는 수질개선 예산

정부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시행중인 수질개선사업이 수질향상은 뒤로 한채 옆길로 빠지고 있다.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에 지원된 국고보조금 중 일부는 투입 조차 되지 않는 등 지자체의 눈먼 돈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또 수질개선 투자사업에 대한 사전심사도 허술한데다 환류(Feedback) 기능을 갖추지 못해 수질개선 효과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마디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이 국회 산업자원위 안영근(한나라) 의원에게 제출한 `4대강유역 수질관리 실태감사' 자료에 따르면 96년부터 5년간 수질개선사업 명목으로 모두 11조1,850여억원의 예산이 책정됐으나 이 가운데 25.8%인 2조8,882억원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같은 기간 지방자치단체에 지원된 4,700억원의 국고보조금 가운데 34%인 1,637억원은 수질개선사업에 투자되지 않았으나 환경부에는 이같은 지원금 전액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돼 불용액에 대한 환수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또 실제 투자된 8조2,968억원 중 9.9%인 8,290억원은수질개선 효과가 없는 사업에, 그리고 13.5%인 1조1,201억원은 수질개선 효과가 적은 사업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혈세 낭비 실상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자. 하수관거정비사업을 벌인다고 양여금을 지원받은뒤 실제로는 수질개선과는 무관한 하천 복개(복개후 상부를 도로로 사용), 도로건설공사의 구조물 시공, 수량 관리를 위한 침수지역 배수펌프장 건설, 하수도의 준설 등에 사용했다.

지자체들은 지방양여금으로 17곳의 하천을 하수처리와 관계없이 단순복개했다. 단순 하천복개는 오염상태가 눈에 띠지 않기 때문에 수질을 오히려 악화시킨다. 지자체들은 또 우수와 오수를 분리시키도록 한 환경부의 지침을 어기고 수질개선 효과가 미미한 합류식 하수관을 건설했다.

이에 든 예산이 1조1,200억원에 달했다.

수질개선사업 예산의 60%를 차지하는 하수종말처리장 건설사업의 경우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준공처리한 전국 184개의 마을 하수처리장 중 155개가 수질검사도 하지 않고 준공처리되어 이중 39개는 제기능을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 계획과 실제 투자된 금액의 차액을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가 4,010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구(3,632억원), 경남(3,290억원), 부산(3,185억원), 전남(2,591억원)의 순이었다. 반면 광주(15억원), 인천(219억원), 서울(491억원)은 적었다.

감사원은 수질개선사업에 실제 투자된 금액이 투자계획 금액보다 적은 원인으로 ▦지자체가 국고보조금 또는 지방양여금 교부에 따른 지방비 부담을 하지 않거나 적게 부담하고 ▦환경부가 연도말에 실제 지방비 부담금액을 확인하지 않고 계획대로 부담한 것으로 자료관리를 하고 있으며 ▦지방비 부담을 하지 않더라도 별다른 불이익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실제 투자된 금액의 수질개선 효과가 낮은 원인에 대해 ▦환경부의 지방양여금 사업 선정기준 불합리 ▦환경부의 지방양여금 사업 선정시 검토부실 ▦수질개선 사업에 대한 사후심사 및 환류기능 부재 ▦방대한 투자사업 관리를 지방환경청을 활용하지 않고 환경부 본부 소수 직원이 담당 ▦지방양여금을 당초 사업계획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강제방법이 없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환류기능이 없는 지방양여금제도는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방양여금은 수질오염의 정도가 심각할수록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고, 사업성과가 다음연도 사업비 지원에 반영되지 않아 오히려 수질오염을 방치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지자체들은 수질개선 효과가 큰 사업보다 예산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사업에 치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엄청난 혈세가 끊임없이 투입되고도 수질 개선은 요원한 이유가 이번 자료로 드러났다. 계획에서부터 사업선정, 관리 감독, 평가에 이르기까지 온통 부실이다.

이동렬 사회부기자 dylee@hk.co.kr

입력시간 2002/02/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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