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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의 경제서평] 여성독립을 외치려거든 돈을 벌어라

[이상호의 경제서평] 여성독립을 외치려거든 돈을 벌어라

■여자는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보도 섀퍼ㆍ 카롤라 페르스틀 지음/장혜경 옮김/ 21세기 북스 펴냄)

한 레스토랑에서 부부가 식사를 했다. 맛있게 먹고 난 후 계산을 하면서 부인이 남편의 손에 슬쩍 돈을 쥐어 주었다. 남편에게 계산을 하라는 뜻이었다. 부인의 행동은 남편의 위신을 세워주려는 좋은 의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여자가 남자 대신에 계산을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어? 그런 생각에서였을 것이다. … 이 책에 소개된 한 에피소드다. 그러면서 저자는 ‘돈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이 책의 주제는 ‘여성과 돈’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 안내서다. 여성들도 충분히, 아니 오히려 남성들보다 더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이 있어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최근 통계에 의하면 100쌍 중 36쌍이 이혼을 하고 있고, 이혼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혼을 하면 남성은 외로움을, 여성은 경제적 고통을 가장 크게 느낀다고 한다.

또 백년해로를 한다고 해도 여성이 홀로 노후를 보내야 하는 기간이 평균 11년에 달한다. 여성의 평균 수명이 더 길으니까. 우리 주위를 한번 살펴보자. 각종 투자 설명회장을 가득 채우는 사람들은 여성이고, 아파트 분양 현장을 맹렬히 누비는 사람들도 여성이다.

하지만 아직 많은 여성들은 돈과 관련이 없는 듯이 생활하고 있다. 살림이나 잘 하는 것이 본연의 유일한 임무인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여성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아버지나 남편의 돈은 진정한 자유를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성들도 생각을 바꾸면, 원하기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여성은 감성적이고 끈기 있고 결단력이 있어,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경제 부문에서 남성에 비해 월등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성이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돈이 여성 문제 해결에 있어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논지는 이렇다. 돈은 화폐로 표현된 자유이고, 돈은 여성에게 독립을 선사한다.

그러므로 돈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여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치료제다. 남녀 평등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과거의 낡은 관습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낡은 관습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돈이다. 여성이 자신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고 돈에 무관심한 동안은 남녀 평등은 그저 요원한 꿈에 불과하다.

이 책은 여성들이 돈 관리를 할 때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9개 제시하고 있다. 당신도 그런 유형에 속하는지 한번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첫째, 여성은 파트너의 보증을 선다. 그러나 신용계약서에 공동 서명을 하고 돈은 파트너가 받는다. 돈과 사랑을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둘째, 여성은 남편과 돈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셋째, 여성은 남편에게 너무 많이 의존한다.

넷째, 여성은 투자를 잘못한다.

다섯째, 여성은 강한 권력(돈)의 상실을 약한 권력으로 보상한다.

여섯째, 여성은 수입은 더 적으면서 생활비는 똑같이 부담한다.

일곱째, 여성은 결혼할 때 확실한 계약 규칙을 정하지 않는다.

여덟째, 여성은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

아홉째, 여성은 남편에게 돈을 구걸한다.

저자는 모든 여성이 7년 안에 경제적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가능할 것인지의 여부는 독자들 판단의 몫이다.

그보다는 옮긴 이의 말이, 책을 직접 번역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역자는 아직 부자가 되지 않았고, 전 재산을 다 털어 주식을 산 다음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그래프만 바라보고 살지도 않는다고 했다.

다만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을 했고, 또 변화란 늘 아름다운 것이기에 돈을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와 자세의 변화를 꾀하려 노력하게 되었다.

저자가 말하는 ‘부자’란 졸지에 큰 돈을 벌어 인생을 바꾼 졸부가 아니라 똑 부러지게 자기 앞가림을 하고 그래서 경제적으로도 사리분별이 정확한 ‘똑순이’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우리 여성들 모두가 진짜 ‘부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어느 광고 문구처럼 말이다. “여성 여러분, 부자 되세요.”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입력시간 2002/04/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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