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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냉ㆍ온탕을 오간 차베스의 교훈은…

우고 차베스(48) 베네수엘라 대통령. 공수부대 출신의 차베스는 빨간 베레모를 즐겨 쓴다. 빨간 색이 자신이 지향하는 이념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 7월 대선에서 좌파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빈민층과 노동자 계층의 압도적인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는 정부 및 국영기업의 요직에 자신과 가까운 군부출신 인사 및 현역 장교들을 임명하는 등 정실인사로 비판을 받아왔다.

또 사회 개혁 사업인 ‘볼리바르 2000운동’에 군을 동원함으로써 군의 사병화(私兵化)와 군내 부정부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료 임명 등에 불만을 품은 집권 연정의 다른 구성 세력이 연정을 탈퇴했으며 지지 세력인 노조가 반정부 세력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각종 노동쟁의로 사회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노조는 차베스가 국영석유회사(PDVSA)의 새 이사진에 측근을 임명하자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차베스 정부는 원유 생산과 수출에 차질을 초래한 총파업이 지속되자 군병력을 투입했고 양측의 충돌로 유혈 사태가 확산됐다.

이를 틈타 군부 일각에서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그는 4월 12일 대통령직에서 사퇴할 수 밖에 없었다.

차베스도 1992년 2월 쿠데타를 기도했으나 실패해 2년간 투옥됐었다. 1954년 베네수엘라 서부 농촌 마을에서 학교 교사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육군사관학교에서 입학해 75년 임관했으며 82년 볼리바르 혁명운동에 가입, 본격적인 사회주의 운동을 시작했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열렬히 지지하는 그는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와 빈곤을 추방하고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의 개혁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그의 퇴진으로 우파의 임시정부가 일단 들어선 듯 했다. 기업인들의 모임인 베네수엘라 상공인연합회 회장인 페드로 카르모나가 임시 대통령을 맡으면서 빈민층과 노동계층의 지지를 받고 있던 개혁입법을 모두 폐지하고 의회마저 해산했다.

때문에 총파업을 주도했던 노동자총연맹(CVT)이 임시 정부의 일방적인 조치에 반발했고 군부내 차베스 지지세력도 반기를 들었다.

결국 군부의 다른 세력과 노조가 그를 다시 옹립했으며, 그는 50시간 만에 대통령직에 돌아왔다. 차베스의 복귀는 일단 구체제로의 환원을 의미하지만 그가 종전의 방식대로 강경 일변도의 개혁정책을 계속 수행할 것인지 아니면 어느 정도 타협할 것인지 불분명하다. 차베스는 복귀 후 TV연설에서 “피와 고통을 가져온 이번 사태가 우리 모두에게 교훈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차베스가 말하는 이번 사태의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국민의 급진 개혁에 대한 반발과 군사 독재에 가까운 강압적인 통치에 대한 반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국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쿠데타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차베스의 정실 인사와 이에 따른 부정 부패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다. 냉전 체제 붕괴이후 군사 독재를 유지하는 국가는 별로 남아 있지 않다.

또 남미에서 과거처럼 좌ㆍ우파의 대립이 극렬하게 표출되지도 않고 있다. 차베스의 집권을 탐탁하게 여기고 있는 미국의 개입여부를 별도로 하더라도 이번 사태의 원인은 차베스의 실험이 실질적인 제도와 법을 통해 이루어 지지 않고 단지 구호나 이념만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좌ㆍ우파냐 보ㆍ혁이냐를 떠나 개혁은 적법한 절차와 국민의 동의, 집행자의 투명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도 이 같은 교훈을 되새겨봐야 한다.

이장훈 주간한국부 부장 truth21@hk.co.kr

입력시간 2002/04/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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