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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세계여행④] 남태평양 피지

아침 햇살이 수면에 부딪혀 은빛으로 빛나는 황금빛 바다를 가로질러 수평선을 향해 날아간다. 작은 산호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징검다리를 잇고 그 사이사이로 하얀 돛을 단 유람선이 유유히 오간다. 남태평양 푸른 바다.

‘바다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라고 감탄하기를 30분. 비행 고도가 점차 낮아지더니 갈매기가 바다에 안착하듯 수상비행기는 초록빛 바다위로 살짝 내려앉는다.

피지는 어떤 곳일까.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막막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몇 가지 단서만 제시하면 아 그곳! 하며 쉽게 이해하게 된다.

우선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캐스트어웨이’가 촬영된 곳이 피지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무인도였던 캐스트섬이 일약 피지의 스타로 탄생하였고 이제는 캐스트 섬을 찾아 원시 체험을 하는 1일 투어가 생길 정도다.

또 우리가 흔히 먹는 참치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 피지다. 남태평양 서편해역에 위치하는 수도 수바가 바로 우리나라 참치잡이 원양 어선들의 제일 전초기지이다. 1996년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진출할 때 우방국 중 최초로 지지 입장을 문서로 확인한 나라가 또 피지다.

더욱 중요한 단서는 민족성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피지인들은 ‘이살레이’라는 노래를 국민가요로 즐겨 부른다. 1970년 가수 윤형주가 부른 노래 ‘우리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살레이다.

‘웃음 짓는 커다란 두 눈동자/긴 머리에 말없는 웃음이/밤하늘엔 별만큼이나 수많았던 우리의 이야기들/바람같이 간다고 해도 언제라도 난 안 잊을 테요.’ 라는 아름다운 가사의 노래. 이 노래가 바로 피지인의 정서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단서가 된다.

국민의 대부분이 멜라네시안으로 피부가 검고 유난히 눈이 크다. 이들은 이 노래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정서를 지녔다. 우리가 아리랑을 부를 때 그들은 이살레이를 부르며 즐거움을 표현하고 이살레이를 부르며 이별의 슬픔을 감춘다.


수바시, 한국어민 약 300여명 거주

피지의 정식명칭은 피지공화국이다. 면적은 제주도의 11배로 우리나라 경상남ㆍ북도를 합한 크기와 비슷하다. 비티레부 섬을 중심으로 바누아레부, 타베우니, 칸다부 섬 등 4개의 큰 섬을 중심으로 844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하나의 국가를 이루고 있다.

수도는 수바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수바는 세계에서 가장 참치가 많이 잡히는 어장이다. 원양어선들이 이곳 수바항에서 연료와 식량을 보급 받아가며 수개월동안 작업을 한다. 연간 100여척의 원양어선이 이곳에 머물며 작업을 한다.

한국 국적의 어선들이 많이 드나들면서 교민수도 많이 늘었다. 전체 인구 20만 명중 한국인은 약 300 명 정도다. 한국인이 거주하는 집단 촌이 생겼고 한국음식을 판매하는 식당 2, 3곳이 영업중이다.

수바항 인근의 빅토리아 거리와 박물관이 있는 퀸 엘리자베스 거리가 중심지다. 특히 피지 박물관은 1904년에 설립된 오래된 건물로 전통 피지인들의 생활양식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주목 받고 있다. 그 옆으로 서스턴 가든에는 남태평양에서 수집된 열대 식물들이 조성되어 있고 정부관저, 남태평양 대학교, 각 나라의 대사관들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관광의 중심 난디, 70년대 장터 분위기

피지의 관문은 국제공항이 위치한 난디다. 수도 수바와는 약 3시간 거리에 위치한 난디. 여행사의 여행상품을 통해 피지를 찾게 되면 주로 난디 또는 난디 주변의 휴양 섬에서 머물다 돌아오게 된다.

수바는 굳이 가봐야겠다는 손님이 있지 않는 한 여행일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난디가 수바보다 오히려 휴양 섬으로서의 매력적이고 또 국제공항이 자리잡고 있다는 전략적인 위치 때문이다.

난디 국제공항에 내려서면 따뜻한 기온의 날씨와 맑고 깨끗한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섬을 가로지르는 주도로에서 불과 10여분이면 깨끗하고 한적한 해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황사며 안개로 버려진 도시인의 눈엔 바다가 유난히 푸르고 맑게 보인다.

바다가 푸른 것은 하늘이 파랗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물론 알고 있지만 이렇게 파란 물빛을 보이려면 하늘이 얼마나 맑아야 할까. 부담스러운 여행경비를 들여 이곳까지 왔지만 이 순간만큼은 돈도 아깝지가 않다는 말이 설득력 있다.

과거 영국령에 속해 있던 터라 인도인들이 유난히 많은 난디는 이슬람교와 힌두교도들의 종교적 중심지이기도 하다. 거리에서 쉽게 이들을 만날 수 있는데 휴양에 나선 여행자들에겐 그저 평범한 이웃에 지나지 않는다.

거리에는 시장, 상점들이 밀집되어 있지만 그리 혼잡스럽지는 않다. 우리나라 같으면 약 70년대 시골 읍내 장터에 나선 것 같은 느낌이다.


이웃 섬에서 즐기는 휴가. 보모아일랜드

난디만으로 피지의 매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수상 경비행기로 20∼30분 거리에 남태평양 최고의 해변과 숙소를 지닌 휴양 섬들이 지천으로 흩어져 있다.

보모아일랜드는 그 중에서 쉽게 말해 고급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난디 국제공항에서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오른 경비행기. 기장을 포함해 11명이 타면 더 이상 앉을 자리가 없는 작은 비행기다.

프로펠러가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질주하자 비행기는 금새 바다 위를 날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를 내려다 보며 감탄하기를 10여분, 비행 고도가 점차 낮아지더니 갈매기가 바다에 안착하듯 수상비행기는 초록빛 바다위로 살짝 내려앉는다. 매우 부드럽게.

보모아일랜드는 아주 작은 섬이다. 30여 개의 방갈로와 미니 골프장 산책로를 가진 휴양 섬인데 객실요금이 비싸 아무나 올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라고 가이드는 자랑했다.

피지 국왕 소유의 작은 휴양 섬으로 아놀드 슈와제너거, 샤론 스톤 등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들이 다녀간 리조트라는 사실에서 또 일반인이 예약할 경우 숙박료만 1박에 700 달러를 내야 한다니 예사가 아닌가 보다.

폭이 좁고 가로로 넓은 고구마형상을 하고 있다. 순박하게 생긴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객실에 짐을 풀고 방갈로 앞 해먹에 누워 파란 하늘을 올려다본다. 파란 하늘,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나의 머리 위에 펼쳐져 있다. 살랑대며 불어오는 남국의 바람에 눈의 초점이 흐려지더니 이내 잠이 들어버렸다.

보모아일랜드에서의 하루는 너무나 단순하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휴가차 다녀온 가족들이 며칠씩 머물며 휴양할 수 있는 섬이다. 그런 곳이 보모다. 그래서 낮 시간에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간혹 정원을 손질하는 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어디에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따가운 햇살을 피해 그늘아래나 객실에서 책을 보며 게임을 즐긴다. 젊은이들은 해변과 바다에 나아가 스노클링, 낚시, 수영 등 체력을 요하는 운동을 주로 하지만 여성들이나 노약자들은 부대시설 이용이나 일광욕 등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해질 녘이면 섬 가운데 마련된 바를 겸한 레스토랑 저녁식사와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낮 시간 동안 빨갛게 타 버린 얼굴을 한 채로 모두들 유쾌하게 마시며 사교의 시간을 갖는다.

이곳에는 TV가 없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촌스럽게 굳이 이곳까지 와서 TV를 찾느냐는 투다. 남태평양의 매력을 TV가 아닌 가슴에 담아가라는 소리다.

그래도 매 끼니 식사마다 손님이 원하는 식사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 모든 객실 투숙객의 세탁물을 무료로 세탁해준다는 점, 작지만 재미있는 미니골프장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낚시, 스노클링 등을 통해 바다와 친해질 수 있다는 점, 복잡한 잡생각이 하나도 나지 않는 조용한 방갈로가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 찾아가는길

대한항공이 피지의 관문 난디까지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매주 수, 토요일 주 2회 운항하며 출발시간은 오후 8시30분이며 9시간 30분 소요된다. 난디 공항에서 보모 섬까지는 수상 경비행기로 약 20분 거리이다. 항공 이용료 120달러.


▦ 여행상품

피지전문여행사 피지닥(www.fijidaq.com, <02>-693-4061)은 보모섬 여행상품을 179만원(허니문 6박7일 기준)에 판매한다.

수상비행기 요금, 꽃 목걸이, 트로피컬 마사지, 열대어 낚시, 난디 타운 관광, 선셋 디너 크루즈 등이 포함된다. 난디 쉐라톤 리조트에 머무는 여행상품은 6박7일 일정에 149만원이다.

글ㆍ사진 전기환 여행작가 travy@tchannel.co.kr

입력시간 2002/04/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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