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리끼리] 식도락 동호회 '맛의갤러리아'

혀 하나만은 귀족 안부럽죠

최근 채식열풍과 더불어 음식에 대해 새롭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국의 회원수 약 5,000명을 자랑하는 식도락 동호회인 '맛의갤러리아'도 그들 중 하나! 음식의 맛보다는 질을 추구하고 맛의 품격화를 지향하는 이들은 내로라 하는 식도락가들의 모임이다.

게다가 정기모임 때마다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로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부터 새로운 음식과 재미있는 체험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맛의갤러리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맛의갤러리아'에 오면 누구나 귀족

동호회 명칭에서부터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 바로 그들의 컨셉이다. 회원들 서로가 OO귀족이라 부를 만큼 품격을 중요시하는 그들은 맛의 귀족임을 자청한다. 동호회 회장 황남인씨는 '옷과 장신구의 고급화 뿐만 아니라 음식의 고급화에도 필요성을 느꼈다'며 동호회 창설동기를 설명했다.

식도락 동호회인 만큼 요식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도 상당수 있다. 서울에서 패밀리레스토랑 주방장을 맡고 있는 김재철(32)씨는 맛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미씨는 다른 식도락 동호회들에 비해 훨씬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며 음식을 즐기는 회원들의 수준 또한 매우 높다고 자랑을 한다.


<여인천하>와의 만찬

'맛의갤러리아'는 특색 있는 정기모임을 가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새로운 음식을 맛볼 뿐만 아니라 테마형 정모, 이벤트정모, 귀족정모 등 다양한 시도로 회원들은 매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월드컵 조 추첨이 있었던 1월에는 50여명의 회원들이 서울 홍대와 신촌의 패밀리레스토랑을 6개조로 나누어 맛과 서비스 등을 평가하고 한국축구의 16강 진출을 기원하며 회원들끼리 만든 월드컵게임을 진행 했다고 한다.

또한 지난 2월에는 당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던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의 출연진과 합동으로 정기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 정모에 참석했던 신주영(대학생ㆍ22)씨는 ‘평소 즐겨보던 드라마 출연진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생크림 케이크 만들기 행사와 호텔뷔페 코너를 직접 방문해 모니터링 하는 등 다양한 형식의 정기모임을 가졌다.


한국의 맛을 세계 속으로

'맛의갤러리아'가 야심에 차게 준비한 또 다른 행사가 지난 18일, 서울 인사동과 덕수궁에서 열렸다. 2002 월드컵 개최를 맞이해 인사동의 전통음식을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로 열렸던 이 행사는 거리를 지나는 많은 외국 방문객들에게 떡과 음료를 나눠주고 전통놀이패 공연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볼거리로 꾸며졌다.

또한 외국인 특별 쿠폰제와 인사동 전통음식점에 대한 정보를 각국 언어로 번역한 책자를 자체 제작해 무료로 배포하는 등 한국의 맛을 홍보하는데 큰 몫을 해내기도 했다. 덕수궁에서의 공연으로 막을 내린 이번 행사는 맛의갤러리아가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동호회가 아닌 한국 문화와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 낸 자리였다.


'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맛의갤러리아는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소수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갤러리아 카드(여러 음식점의 쿠폰대용)를 발급하는 등 동호회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동호회 내에 세대별 소모임과 지역별 소모임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지역과 나이를 초월한 음식사랑을 마음껏 나눌 수 있다.

맛의갤러리아 귀족들의 입맛을 책임지고 있는 회장 황남인씨는 ‘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품격 있는 음식문화를 만드는 것이 첫째 목표’라고 말했다. 맛과 문화의 하모니로 가득한 맛의갤러리아는 부산 아시아 게임과 전국 투어 정모, 각종 환경켐페인 등을 통해 귀족들의 음식을 널리 보급할 예정이다.


■ 귀족들이 추천하는 맛집 Best 5

1. 푸치니 :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이태리 전문음식점. 평일에만 서비스되는 점심특선 코스요리가 맛있다. 약 7가지 음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구운 야채와 훈제연어, 새우를 비롯해 골라먹을 수 있는 메인 요리에 파스타와 신선한 과일, 후식으로 차 한잔까지 곁들일 수 있다. 가격은 단돈 12,000원.

2. 퍼핀카페_PUFFIN CAFE :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샌드위치 전문점. 파니니 샌드위치, 블루베리머핀이 맛있다. 가격대는 6,000∼7,000원이며 커피는 무료.

3. 기차길 왕소금 : 서울 홍대 기차길가에 위치한 갈비와 된장찌개전문점. 갈비와 안창살요리가 메인 요리로 된장찌개와 함께 나오는 돌솥비빔밥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가격은 1인당 6,000원대.

4. 항아리수제비: 전북 전주시 객사근처로 수제비전문 음식점. 항아리수제비가 가장 유명하고 음식이 나오기 전 생채와 비벼 먹을 수 있는 보리밥이 고추장과 함께 나온다. 가격은 전 메뉴가 3,500∼4,500원선

5. 오륙도 낙지볶음: 대구시 중구 삼덕초등학교 옆, 낙지볶음 전문점. 낙지요리가 맵기로 소문이 나있고 다양한 종류의 낙지요리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5,000∼6,000원.

강윤화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5/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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