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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中] 서울지역-한나라 대 약진…'민주불패'에 적신호

민주일색 표밭에 변화의 바람 "절대우세는 없다"

1기 지방선거때 92%, 2기 선거때 76%의 압도적인 승률을 보인 민주당의 서울시 구청장선거 불패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전통적인 우세지역에서 벌어진 잇따른 구청장ㆍ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에 패배하는가 하면 현역 구청장이 한나라당으로 둥지를 옮겨 선거전에 나선 곳도 있다. 과거의 ‘민주일색’이었던 표밭에서부터 조금씩 변화의 싹이 움트고 있어 이번 6ㆍ13 지방선거의 구청장 싸움은 더욱 예측불허의 혼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잇단 보궐선거의 민주당 패배

구로구는 역대로 민주당 아성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1,2기 지방선거와 1997년 대선, 99년 3월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했던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치러진 구로 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이승철 후보가 민주당 김한길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구로 갑과 을 지역은 모두 한나라당 의원으로 채워졌다.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박원철 구청장은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모범 구로 선정되는 등 7년간의 재임기간동안 쌓아올린 업적만으로도 승리는 무난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나라당 양대웅 후보는 32년을 시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행정전문가임을 자처하며 표밭갈이에 나섰다. 인지도면에서 앞서있는 박 후보를 양 후보가 바짝 뒤쫓고 있다는 평가다.

동대문구도 지방선거에서는 전승했지만 2001년 10월 동대문 을 보선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가 당선되며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홍사립 후보를 선정한 반면 민주당은 송차갑 삼쌀 대표인 송차갑 후보와 현 구청장인 유덕열 후보가 경선 불공정 시비에 휩싸여 막판까지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불리한 대목이다.

여기에다 송 후보에게 공천이 돌아갈 경우 유 후보는 무소속 출마 불사의사를 밝히고 있어 더욱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막상 선거전에 돌입하면 정당대결 구도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용산구은평구는 1,2기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2000년 6월과 2001년 4월 치러진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에게 연패해 민주당의 고지탈환 여부가 관심거리다.

이길범 전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나서고 박장규 구청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용산구는 경륜의 대결장이 될 전망이다. 12대 의원을 지내고 신민-민권-평민당 등 줄곧 야당 정치생활을 해온 이 후보는 이 지역의 전 구청장과 설송웅 의원이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짧은 재임기간동안 용산과 한강로, 한남동 개발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일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한번 더 구청장에 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두 후보의 대결속에 민주노동당 김종철 후보도 출전준비를 마쳤다.

당초 서민층이 많아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던 은평구의 경우 1,2기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연승했지만 2000년 총선의 갑 을지역과 이듬해 열린 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한나라당이 승리해 극심한 기류변화가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 구청장인 노재동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한발 먼저 수성전략에 들어간 반면 민주당은 당초 후보로 선정된 김모씨가 경선과정의 불공정 시비로 물러나고 22일 지하철공사 간부를 역임한 김영춘씨가 뒤늦게 후보로 확정돼 더욱 어려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2명의 지역구 의원과 현 구청장이 모두 한나라당으로 포진돼 있어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벅찬 승부를 벌이고 있다.

대체로 민주당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양천구는 공천과정에서 당초 후보로 선정된 김모씨가 허위학력 기재로 22일 시의원 출신의 김희갑 후보로 교체되는 등 민주당의 내홍이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에서는 자민련과 한국신당을 거치며 정당에서 잔뼈가 굵은 추재엽 후보가 나섰다. 이 지역의 선거 변수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허완 구청장의 선전여부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서민 주택지역이 혼재돼 있어 주민간 계층 간극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히는 이 곳에서 선거가 3파전 양상으로 흐르면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1기는 민주당 2기는 한나라당

노원구광진구는 95년 1기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8년 2기에서는 한나라당이 승리한 곳으로 이번 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지역들이다. 노원구는 첫 선거에서 민주당, 이어 벌어진 재선거에는 연합후보로 나선 김용채 후보(자민련)가 당선됐으나 98년에는 한나라당이 이겼다.

재선을 노리는 한나라당 이기재 구청장은 재임기간 닦아 놓은 인맥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재신임을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선 시의원 출신의 민주당 고용진 후보는 30대의 나이를 앞세워 젊은 층과 민주당 고정 표를 흡수하면 당선권에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지도가 앞서는 이 후보를 고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다.

광진구도 노원구와 같이 ‘관록과 패기’의 대결구도로 접어들었다. 1기 때는 민주당으로 2기 때는 한나라당으로 당선된 정영섭 구청장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41세의 시의원 출신 김태윤 후보가 도전장을 냈다.

관선과 민선 구청장을 지낸 한나라당 정 후보가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득표전에 나선 반면 김 후보는 패기를 앞세운 창의적인 구정 구현을 모토로 표밭을 갈고 있다. 다소 열세라는 분석 속에도 김 후보는 “이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1기에서 민주당, 2기선거에는 연합공천으로 자민련 후보가 당선된 동작구는 현 김우중 구청장이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타 재선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 시의원 출신의 민주당 정한식 후보가 김 후보의 당적 변경을 공격목표로 삼아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다.

김 후보는 “민주-자민련 공조가 사실상 깨진 상태이므로 예전의 당적인 민자당을 찾아 그 후신인 한나라당에 복귀한 것”이라며 “재임기간 이룩한 업적 등을 토대로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지난번 김 구청장 당선은 민주당 지지층에서 표를 몰아준 데서 나온 결과”라며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가 나선만큼 기존의 고정표를 감안하면 승리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들 두 후보의 진검 승부에 자민련 차은수 지구당위원장도 김 후보의 당적변경을 ‘정치철새’로 규정하고 선거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은 예전에는 민주당의 안방 같은 곳이었으나 잇따른 보궐선거에서의 패배 등으로 이번에는 선뜻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며 “정당선호도와 인물론이 혼재되는 복잡한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염영남 사회부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05/3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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