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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격전지를 가다·下] 서울 종로·중구·중랑·서대문·성북·강북·도봉·마포·금천구

월드컵이 막판 변수, 민주·한나라 촉각 곤두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는 이전 두 차례 선거와는 분위기부터 판이하다. 선거구도가 양당 싸움으로 굳어진 데다 잇따른 게이트 등의 여파가 민주당의 역대 우세지역마저 흔들고 있다.

더구나 5월 31일 개막한 월드컵 대회로 민주당 지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20~30대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예측도 민주당의 부담이다. 이로 인해 각 후보자들은 최후의 일각까지 수성과 탈환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간의 유례없는 대접전 승패는 마지막 투표함을 개봉해야 가려질 것 같다.


한나라당, 전문직업인으로 포진

중구 종로 강북 서대문구는 현역 구청장과 시의원 등이 나선 민주당에 맞서 한나라당은 전문 직업인을 내세워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중구는 경찰서장 대 구청장의 대결. 이 지역 치안을 책임졌던 남대문경찰서장 출신 한나라당 성낙합(53)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현 구청장 민주당 김동일(61) 후보에게 도전장을 냈다.

성 후보는 “뒤지는 조직력을 바닥표 훑기로 만회하겠다”며 중앙ㆍ중부시장 등 주부들이 많은 재래시장을 공략처로 삼고있고, 김 후보는 구청장 10년 경력을 바탕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인지도가 앞서는 김 후보가 유리한 편이지만 성 후보의 기세가 여간 만만찮다.

종로구는 60대 약사와 30대 시의원의 양당 후보 대결속에 자민련과 무소속 후보 3명이 뛰어들어 5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이다. 한나라당 김충용(63) 후보는 ‘구청장 재수’에 들어간 약사출신이며 민주당 이성호(39) 후보는 시의원 재선경력을 바탕으로 ‘젊은 구청장’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이들에 맞선 무소속 노장택(60) 후보는 부구청장 출신으로 ‘종로 행정전문가’를 자처하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자민련 김경환(40), 무소속 정태순(48) 후보 등도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서로 승리를 장담하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는 종로구는 후보 수만큼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치과의사와 시의원의 대결에 현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북구는 3인이 팽팽히 맞서 있다. 한나라당은 치과개업의 김현풍(61) 후보를 내세웠고 민주당은 시의원 박겸수(43) 후보가 출마했다. 여기에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현 구청장 장정식(63) 후보가 무소속으로 가세했다.

인물론을 강조하는 장 후보에 맞서 “환자들만 찍어도 당선”이라며 바닥 민심을 다지는 김 후보, 젊음과 패기를 앞세운 박 후보. 이들 세 후보의 선거결과도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

서대문구도 전문직업인과 구청장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나라당에서는 변호사 현동훈(43) 후보, 민주당은 공인회계사 문석진(47) 후보가 표밭을 갈고 있으며 경선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나선 현 구청장 이정규(66) 후보와 고은석(63)씨도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냈다.

현 후보는 “행정전문 변호사로 일해온 만큼 바람직한 행정가 위상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문 후보는 시 의회 재무경제위원장 등의 경력을 앞세워 ‘경제구청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선 이 후보는 “민주당 경선이 비민주적으로 치러진 만큼 7년 경력을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양당 대결속에 이 후보의 선전여부가 관전포인트다.


대체로 민주 우세속 한나라 약진

중랑 성북 마포 도봉 금천구 등은 대체로 민주 우세지역으로 분류되는 곳. 5개 지역 모두 1,2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으며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마포구를 제외하면 전원 민주당 후보가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외형으로 보면 민주당 우세지역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중랑구는 한솥밥을 먹던 구청장-부구청장간 맞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현 구청장인 정진택(60ㆍ민주) 후보와 그 밑에서 부구청장을 지낸 문병권(52)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출마했다. 정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선거전에 나섰고 문 후보는 시청 과장과 부구청장 구청장 대행 등을 역임한 행정전문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대학교수 출신 강병진(64) 후보도 나섰지만 대세는 양당 대결구도. 아무래도 인지도나 조직력 면에서 유리한 정 후보에게 점수를 주는 사람들이 조금 많다.

성북구도 서대문ㆍ강북구와 같이 현역 구청장이 경선결과에 불복,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선거구도가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된 지역이다. 시의원 출신 민주당 장하운(44) 후보와 시 간부 출신 한나라당 서찬교(59) 후보의 대결에 경선무효를 주장하던 진영호(58) 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장 후보는 재야통 재선 시의원 출신으로 “구정쇄신과 환경친화적 개발”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뛰고 있으며, 서 후보는 구청-시청-총리실 등을 두루 거친 정통 행정관료 출신임을 앞세우고 있다.

여기에 3선을 꿈꾸는 진 후보는 “도둑맞은 공천을 당선으로 보상을 받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밖에 무소속으로 나선 대학강사 출신 황호산(43) 후보도 나름대로 뛰고 있다.

인지도에서는 진-장 후보가, 정당구도로 흐르면 장-서 후보가 앞서가는 형국이지만 같은 뿌리격인 진-장 후보가 서로 표를 나눠 가질 경우 오히려 서 후보에게 승산이 있다.

금천구는 토박이론 대 리더십론의 승부다. 한나라당 한인수(56) 후보가 ‘구청장 3수’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부대변인 출신의 장전형(42) 후보가 나섰다. 한 후보가 ‘낙하산 공천’이라고 공격하는 사이 장 후보는 ‘금천발전의 적임자’라고 맞서고 있다.

이들 외에 시의원 출신 구철회(56) 후보와 금천발전연구위원회 위원장 경력의 최도철(36) 후보도 각각 무소속 출마했지만 한-장 후보에 비해 다소 힘이 부치는 실정이다.

도봉구는 강서구처럼 전ㆍ현직 구청장의 대결. 현 구청장인 민주당 임익근(48) 후보에 맞서 노원구청장을 지낸 최선길(63)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도전장을 냈다. 임 후보는 “재임 중 업적 등을 바탕으로 주민 심판을 받겠다”고 뛰고 있고 최 후보도 행정능력과 경력 등 모든 분야에서 임 후보에 비해 뒤질게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다만 최 후보에게는 노원에서 도봉구로, 당시 민주당에서 지금의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탄 점이 부담이다. 그러나 제3의 후보가 없는 양자 대결이란 정당 선호도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승환 구청장이 일찌감치 출마의 뜻을 접어 관심을 모은 마포구는 토박이들의 원조 경쟁으로 무르익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한나라당 박홍섭(60) 후보는 “5대째 마포를 지켜온 진정한 마포인”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이춘기(50) 후보는 마포부구청장 등 시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노 구청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 이 후보도 “공직 생활 절반을 마포구에서 보낼 정도로 지역 행정의 달인”을 자처하고 있다. 마포구도 두 후보간 맞대결인데다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구청장은 1,2기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바 있어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06/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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