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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은 12번째 대표선수

'Be the Reds~ ' 붉은 악마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2002 한일 월드컵 개막이후 거리마다 경기장 마다 울려 퍼지는 붉은 악마의 함성이 우렁차다. 마치 온 국민이 붉은 악마로 변한 듯하다. 한국 국가 축구 대표팀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붉은 악마’. 축구에 미친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200명으로 출범, 현재 12만명으로 늘어

붉은 악마는 응원조직에 앞서 단체관람 조직으로 시작했다. 하이텔 축구동호회 등을 통해 친분을 쌓던 사람들이 1995년경 PC 통신을 통해 연락을 취했다. 이처럼 축구 사랑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붉은 악마가 만들어진 것은 1997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함께 모여 응원하자”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당시 이름은 ‘그레이트 한국 서포터스 클럽’. 한국 축구 대표팀의 선수복 색깔에 맞춰 붉은 악마로 개칭했다. 붉은 악마는 경기장의 홈팀 응원단 자리인 왼쪽 골대 뒤쪽에 항상 모였다. N구역으로 불리는 이 자리는 관중이 가장 들지 않는 외진 곳이다.

좌석이 나쁜 만큼 표 값도 가장 싸지만 축구 때문에 투정 한번 하지 않고 이 구역에서 응원을 해왔다.출범 초기엔 회원이 고작 200명이고 후원자도 없었다.

붉은 악마의 회원이 되려면 붉은 악마 인터넷 홈페이지(reddevil.or.kr)에 들어가 회원가입만 하면 된다. 가입비는 없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5,000원을 내고 회원카드를 발급 받았다. 당시 회원이 약 1만 명. 현재 회원은 월드컵 붐에 힘입어 약 12만 명으로 불어났다. 회원은 10, 20대가 대부분이지만 조직을 이끌어가는 것은 주로 30대다.

초대 회장을 지낸 신인철씨(34)가 월드컵을 앞 둔 3월 4대 회장으로 복귀했다. 부회장은 포항공대 출신으로 현재 스포츠관련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서동렬씨(33)가 맡고있다.붉은 악마는 회장단이 있는 사무국과 수도권 중부 영남 호남 등 4개 지부(지부 산하에 38개 지회), 강원 제주 등 2개 특수지회, 프로축구팀 서포터클럽을 지칭하는 가맹단체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 지부에는 수많은 소모임이 있다.

수도권 지부의 경우 치우천왕, 크레이지 레드, 축구사랑, 서울유나이티드 등 10여 개의 소모임이 있다. 이들 지부 소모임과 가맹단체는 붉은 악마를 사실상 움직이는 조직이다. 단체관람도 주로 지부 소모임, 가맹단체별로 버스를 전세 내어 오고 간다.

붉은 악마의 회장과 부회장은 이들 지부장 가맹단체 등이 추천한 200여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선출된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협회 건물 방 하나를 빌려 쓰고 있는 사무국에서는 10여명이 일한다.

회장 부회장을 포함해 직장인은 비상근 무보수가 원칙이며 대학생들의 경우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시간당 1,000원씩을 받는다. 직장인과 대학생의 비율은 반반 정도다.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팀 경기 일시를 알리고 개인별 또는 단체별로 관람신청을 받는다.

붉은 악마는 프랑스 월드컵이 끝나면서 산산 조각 났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1년 여 남기고 붉은 악마는 다시 힘을 축적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3대 집행부는 마케팅대행사인 토피안과 계약해 지난해 3월부터 대기업 스폰서 유치에 나섰다.

축구 응원 인구를 늘리려는 ‘Be the Reds’ 캠페인 비용 조달이 목적이었다. 대기업 협찬 1호는 외환카드였다. 3억원을 지원해 ‘Be the Reds’ 티셔츠를 만들어 붉은 악마와 함께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었다. 이어 현대자동차 3억원, 동양제과가 1억원씩 후원금을 냈다.

SK텔레콤과 붉은 악마는 지난해 6월 붉은 악마 이미지를 SKT 광고에 활용하고 ’Be the Reds’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조건으로 SKT가 현금 3억원을 내고 ’Be the Reds’ 캠페인 때마다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붉은 악마 3대 집행부가 출범했을 때 붉은 악마 경비 지출용으로 쓰는 통장의 잔고는 28만897원이었다.

사무실은 축구협회가 무상 임대해 줬지만 한 달에 30만원 정도인 관리비를 6개월째 내지 못했다. 붉은 악마는 협찬금 4억원 중 홈페이지 구축에 6,000만원가량을 사용했다. 올해부터 본격화된 A매치 평가전 참가에 따른 응원도구 제작 등의 비용도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회원이 급증해 경기 당 1,000만원 정도가 들었다. 대형 태극기 제작에만 600만원이 들었다. 붉은 악마 응원가 CD제작에 1억 4500만원이 들었다.붉은 악마는 응원을 위해 대기업의 협찬을 받았으나 순수성 훼손 문제를 놓고 내부의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경찰 에스코트 받는 '천사급'으로 격상

하지만 축구 사랑이 먼저였다. 붉은 악마는 이를 위해 대기업과의 ‘협력’이 중요했다. 대기업 협찬으로 인해 순수성이 훼손되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기업홍보 입장에서도 붉은 악마는 탐나는 모델이 됐다.이 와중에서 1997년 9월 초대회장을 맡으며 ‘절대로 후원을 받지 않겠다’고 했던 신씨가 4대 회장에 재선출돼 붉은 악마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대 회장인 신씨는 “조직이 커졌어도 우리의 순수성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보다 세련된 응원 매너를 가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붉은 악마는 치어리더식 응원과 앰프음악을 거부한다.이들의 응원은 축구 경기의 흐름을 알고 누구나 쉽게 동감할 수 있는 간단한 구호와 박수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치어리더식 응원과 차이가 있다. 간단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응원은 국민적 호응을 얻으면서 초등학생까지도 ‘대~한민국’을 외칠 정도가 됐다.

붉은 악마는 10일 미국전에서 전반 미국의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재골을 허용해 팀 분위기가 침체됐을때에도 열띤 응원전을 평쳐 무승부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2/06/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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