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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 젊은 세대의 이유있는 정치외면

89.2(87년 13대), 81.4(92년 14대), 80.7(97년 15대). 75.8(88년 13대), 71.9(92년 14대), 63.9(96년 15대) 57.2(2000년 16대). 68.4(95년 6·27), 52.6(98년 6·4). ( 단위는 %.)

위의 숫자는 1987년 민주화 이행이후 치러졌던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의 투표율 추이이다. 선거의 종류에 따라 상대적인 차이는 있지만 위에서 우리가 공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투표율의 저하 경향이다. 그렇다면 민주화 이행 이후 투표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시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기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왜 저하하는 경향을 보이는가?

우선 위의 투표율 추이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선거 종류에 따라 투표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즉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대체로 80% 이상을 상회하고 있지만, 총선은 50~70%에, 지방선거는 그 이하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우리의 정치가 고도의 중압집권적 성격을 지녔고, 유권자의 관심 역시 그렇다는 점을 새삼 확인해준다. 즉 유권자는 권력의 가장 정상에 위치에 있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대해서는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지만, 권력 위계상 그 하위에 위치한 총선과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한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위의 투표율 추이에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선거가 치러질수록 투표율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작용했겠지만, 그 중요한 한 원인으로는 민주화 이행 이후 새로이 유권자에 편입된 젊은 세대의 낮은 투표율을 들 수 있다. 이를테면, 총선의 경우 매 선거마다 그 투표율은 3.9%포인트, 8.0%포인트, 6.7%포인트씩 저하되었는데, 이는 4년마다 새로이 유권자에 편입되었던 젊은 유권자들의 선거 불참과 상당한 관련이 있다.

주로 30대 중반 이하가 될 이들 젊은 유권자들은 왜 선거에 불참하는가?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세대간의 정치의식 차이를 먼저 거론해야 할 것이다. 분단과 전쟁 그리고 산업화의 시기를 살아왔던 50대 이상의 기성세대는 비교적 보수적 정치의식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대체로 체제 순응적이지 않을 수 없었던 그들의 인생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화운동의 영향을 받은 30, 40대는 체제 비판적이고 개혁적인 정치의식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보수적인 기성세대건, 개혁적인 민주화운동세대건 그들은 선거에 적극 참여하는 편이다. 선거가 그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주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이후의 젊은 세대의 정치의식은 위의 두 선배 세대의 그것과 또 다르다.

그들은 집단적이기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세대이며, 정치적이기보다는 경제적이고 문화적인 세대이다. 또한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수혜 세대라 할 수 있는 그들에게 선거라는 정치적이고 집단적인 의사표시가 꼭 그렇게 절실한 것만은 아니다.

다른 한편, 민주화 이행 이후 전개되었던 우리 정치의 부정적인 모습이 그들을 끌어들일 어떠한 유인도 제공치 못했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우선 민주화 이행 이후 우리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지역감정은 그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언론과 여론 역시 정치를 개혁하기보다는 비판하기에만 바빴다. 물론 입시경쟁 위주의 교육을 진행하는 학교에서 선거 참여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민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리도 없을 것이다.

가장 구태의연한 대상이며 그 모두의 비판 대상인 부정 일변도의 정치에, 참여의 절실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그들의 동참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

참여를 통한 정치공동체의 가치와 그 발전의 의미가 확인되지 않는 한, 또한 기성의 세대들이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정치의 부정적인 측면만 확대시키는 한 그들의 실질적 참여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참여할 가치가 있는 한 그들은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충분한 의사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붉은 악마'의 역동성에서 그것을 본다. 어떤 점에서 정치가 부정적인 만큼 '붉은 악마'의 응원은 더할지도 모른다.

정해구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한국정치

입력시간 2002/06/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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