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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106)] 누구를 위한 벌거숭이인가?

털이 없는 닭, 상상만 해도 왠지 측은하고 우스꽝스럽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과학자가 인간의 편리를 위해 태어날 때부터 털이 없는 벌거숭이 닭을 만들고 있다. 동물애호가들이 들으면 펄펄 뛸 일이지만, 그 성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양계사업의 혁명이라고까지 극찬하고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스라엘 히브루대학의 아비그도르 카하너 교수팀은 이미 수십 마리의 벌거숭이 닭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지난주 영국의 BBC방송을 빌어 발표했다. 카하너 박사는 벌거숭이 닭을 만든 기술은 유전자 조작이 아니라, 전통적인 자연교배의 방법이었으므로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털이 없는 닭의 특성이 기존의 일반 닭에 옮겨지도록 교배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 털 없는 닭의 특성은 사실 50년 전부터 알려져 온 것으로 이번에 전혀 새로운 발상에 이용된 것 일 뿐이라는 것이다.

카하너 교수에 따르면 벌거숭이 닭은 가공과정에서 별도의 털 뽑는 절차가 필요 없어서 가공비용을 줄여 경제적 이득이 발생할 뿐 아니라, 빨리 성장하고 지방이 적어 맛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벌거숭이인 만큼 추운 지방에서의 양육은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추운 지방에서는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놓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운 기후의 나라에서는 난방비의 절약과 함께 성장이 촉진된다고 한다. 원래 닭은 체온이 너무 높으면 성장이 느려지고 생산성이 떨어지므로 난방이 필수이다. 그래서 더운 계절에는 닭의 성장속도와 생산성이 떨어져 닭의 공급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지게 된다. 벌거숭이 닭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양육비가 절약될 뿐 아니라 생산성이 높아지고 맛도 좋아진다는 주장이다.

유전학자들이 이 교배로 통한 신종의 개발이 양계사업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환경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털 뽑는 과정을 없애는 것은 털과 지방에 오염된 물의 양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만큼 물의 오염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동물복지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깃털은 원래 기생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깃털을 없애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며, 또한 깃털 없는 닭은 태양 빛에 의해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인간만을 위한 기술의 오용이며, 결국 닭의 삶에 부정적이며 인간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수컷은 불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 되고 있다.

이러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카하너 박사는 이미 수십 마리의 벌거숭이 닭을 생산했다. 하지만 아직 벌거숭이 닭의 크기가 정상보다 약간 적다는 것이 해결과제라고 한다. 닭이 벌거숭이가 되는 것은 ‘벌거숭이 유전자(naked gene)’를 가지고 있을 경우이다.

이 유전자는 열에 의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이 유전자를 자연교배를 통해서 이동시키면, 몸 전체의 깃털 중 약 20-40퍼센트 정도까지만 남게 할 수 있다고 한다. 향후과제는 빨리 자라는 종류의 닭 속에 이 유전자를 집어넣는 것과 빠른 생장속도를 가진 종으로 발전시키는 것, 그리고 고기의 질을 개선하는 것 등이라고 한다.

벌거숭이 닭을 보는 기분은 썩 좋지는 않을 것 같지만, 전혀 엉뚱해 보이는 이러한 발상이 현실에 옮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이원근 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www.kisco.re.kr

입력시간 2002/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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