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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한동 국무총리

[인터뷰] 이한동 국무총리

"현 내각 정치적 중립성 이미 확보"

“현 내각의 정치적 중립성은 이미 확보돼 있습니다.”

이한동(68) 국무총리는 6월 5일 주간한국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김 대통령의 탈당 직후 국무 위원들도 모두 민주당을 탈당해 현 내각은 사실상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며 최근 정치권의 중립 내각 주장을 일축했다.

이 총리는 “권력 구도의 속성상 임기 말 레임덕은 불가피하다”며 “총리 입장에서 사견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지만,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는 내각제로 가든, 아니면 대통령 중심제로 가든, 앞으로 정치권이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개헌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총리는 6월 13일로 강영훈 전총리(2년20일)를 제치고 제5 공화국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됐다.

이 총리는 JP의 복귀 요청을 뿌리치고 총리 직을 택한 것에 대해 “당시로서는 국정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이해를 구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정치인으로서의 꿈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답하며 “16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는 2004년 4월 전에 정치 복귀 문제로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총리 퇴임 후 정치 복귀를 시사했다.

이 총리는 “의약분업, 공기업 민영화, 대북정책 등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정책은 다소의 준비 부족에도 불구하고 높이 평가 받아야 할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일부 언론사들이 현정부를 편향되게 보도한다는 시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최근 들어 언론사들이 공정 보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은데 김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이 (공정 보도를 하는)이유 중의 하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 바뀌어야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서 48년 만에 첫 승을 올려 온 국민이 감격해 하고 있는데.

“폴란드전 승리로 온 국민이 뜨거운 애국심으로 하나가 됐습니다. 이번 월드컵 쾌거를 분열된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더 나아가 민족 화합과 통합의 장으로 승화시켜 통일로까지 이어 가야 합니다. 우리 국민이 이렇게 자랑스럽게 느껴졌던 적은 없었습니다. 요즘 해외 언론들이나 연구기관, 경제 전문지들은 한국을 칭찬합니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가 가치를 모른 채 자조적인 말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밖에서 보는 한국은 정말 대단합니다.”


-제 5공화국 출범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되는 소감은.

“총리 직은 재임 기간이 아니라,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을 수행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2년전 취임 때 밝힌 대로 저는 ‘민생 총리’, ‘행정 총리’로서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성심껏 보좌하며 행정 각부를 통할ㆍ조정하고, 국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무엇보다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상황을 극복해 국가 경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한 것은 큰 보람입니다. 특히 5차례의 해외 순방을 통해 세일즈 외교를 펼쳤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의장을 맡게 된 UN총회에서 기조 연설을 할 때는 ‘우리나라가 세계 무대에 우뚝 섰구나’하는 생각에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주간한국이 이번 주 이회창 후보의 ‘개헌 공론화’ 발언을 보도하면서 개헌 논쟁이 정치권의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개헌에 대한 총리의 의견은.

“정치적으로 엄정히 중립을 지키면서 양대 선거를 공명정대하게 관리해야 될 책무를 지닌 내각의 총리가 정치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사항의 하나인 개헌에 대해 사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헌과 관련해)한 마디만 언급한다면 한국형 대통령제의 핵심인 5년 단임제는 언젠가는 아예 내각책임제로 가든지, 대통령 중임제로 가든지, 심각하게 정치권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와 거리, 나는 민생ㆍ행정총리


-총리 재임 기간 중 벤처 게이트 등 권력형 비리가 많았는데 총리로 장수하게 된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장관들이 자주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2000년 5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리에 임명됐습니다. 그 때부터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내각을 조화롭고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민생ㆍ행정 총리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했을 뿐입니다.”


-한나라당에 이어 최근 민주당이 ‘중립 내각 구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대통령께서 5월 6일 민주당을 탈당하신 직후 당적을 갖고 있던 국무 위원들이 전원 민주당을 탈당함으로써 현 내각의 정치적 중립성은 이미 확보됐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지는 확고합니다. 내각은 이러한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여야 구별 없이 정책 협의를 하는 등 사실상 중립적 입장에서 국정을 운영해 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6ㆍ13지방선거가 대선 전초전화 하면서 과열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정부는 완벽한 공명 선거 실시를 올해 국정 지표의 하나로 삼고 불법 선거를 추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선거 공고일 6개월 전부터 공명선거 관계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으며, 검찰과 전국 경찰관서에 ‘조사전담반’을 설치, 선거 사범에 대해 엄중히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공명 선거는 정부의 선거 관리 못지않게 국민과 정당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합니다. 국민들도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현정부는 일부 언론사와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습니다. 언론사의 보도 태도를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이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정부나 정치 관계 기사를 다루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이 오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전 언론사들이 균형 감각을 갖고 공정한 보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김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소의 이론이 있을 것이다. 다만 (김 대통령의 탈당이 공정보도를 하게 된)요인 중의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상당수 언론사들이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서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총리의 견해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국세 기본법에 의한 통상적인 법인에 대한 세무 조사였다는 것입니다. 세무 조사를 당하는 언론사에서는 ‘탄압이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정부의 입장은 통상적인 세무조사라는 것입니다.”


공직자 줄서기ㆍ보신주의 엄단 할 것


-지방선거 이후 대통령 레임덕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이는데.

“대통령의 임기 말에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은 권력의 속성상 불가피한 점이 있습니다. 다만 레임덕이 심하면 국가 이익을 해치고 국민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따라서 정부는 레임덕을 최소화 시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대다수 공직자들은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정치 전환기에 나타나는 공직자들의 줄서기, 눈치보기, 보신주의 등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복무기강 점검단’을 가동하여 엄정한 감찰 활동을 실시해 공직 기강을 확립해 나가고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편중 인사로 국민적 비난을 받아왔는데 김대중 대통령과 인사 제청권 행사에서 마찰은 없었습니까?

“국무위원에 대한 임면제청권 행사와 관련하여 김 대통령과 특별한 마찰은 없었습니다. 기타 공직 인사와 관련해 인사 운영 체제상 대통령과 직접 마찰을 빚을 만한 일이 없었음을 밝힙니다.”


-총리 재임 중 의약분업, 공기업 민영화 등 논란을 빚은 사업들이 많았는데.

“의약 분업은 일부 준비 부족으로 초기 다소의 국민 부담 증가와 불편이 있었으나 시행 2년이 지나면서 이해가 높아지고 불편도 많이 감소했습니다. 공기업 민영화는 외환위기 이후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적극 추진한 결과 실질적인 성과를 달성 했습니다. 민영화는 우리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외 신인도와 직결 됩니다. 한국통신 민영화 과정에서 보았듯 정부의 민영화 추진 의지는 확고한 입장임을 말씀 드립니다.”


-현정부의 ‘햇볕 정책’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평가를 내리십니까.

“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은 한반도의 안정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가장 적절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서는 대다수 국민이 찬성하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 주었습니다. 각국의 지도자들도 지지 했습니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6ㆍ15공동선언 2항과 관련하여 다른 해석과 평가를 하고 있으나 이는 오해입니다. 6ㆍ15선언 2주년을 맞이하여 대북정책의 성과에 대해 올바른 평가가 내려져야 합니다. 대북 정책 추진은 국회의 동의와 협력을 얻어야 하고 나아가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총리께서는 정치적 복귀 의사를 밝혀 오셨는데 퇴임 후 자민련 복귀, 민주당 합류, 새 정치 세력 규합 중 어떤 정치적 행보를 할 예정입니까.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저의 국회의원 임기가 2004년 4월임으로 언젠가는 고민하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총리께서는 총리 재임 전까지 대권의 꿈을 키워 왔는데, 여전히 대권 도전 의사가 있으십니까.

“정치인이 나름대로의 정치적 꿈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은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로 월드컵과 양대 선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기에 충실하는 것이 국가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총리께선 지난해 ‘자민련 복귀냐, 총리직 유임이냐’로 JP와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총리 잔류로 인한 이해 득실을 평가한다면.

“그 당시 총리직 유임은 국정의 안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 자리를 빌어 밝히며, 아울러 넓은 이해를 바랍니다. 저는 재임 2년 동안 개인적인 정치적 이해나 입지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먼저 생각하면서 좌고우면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총리직을 수행해 왔습니다. 16대 임기 말까지 저는 정치인입니다. 그것으로 답변을 가름 하겠습니다.”


DJ 업적 아들 문제로 손상, 안타까워


-김대중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말씀해 왔습니다. 총리께서는 김 대통령이 이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김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는 국가 부도 일보 전까지 갔던 국가 경제를 회생 시켰습니다. 국가 정보화는 물론이고 민주주의와 인권에서도 세계의 칭송을 받았습니다. 남북 화해의 새 시대를 열었습니다.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 이미지도 크게 제고 시켰습니다. 생산적 복지 이념을 구현해 중산층과 서민층을 위한 사회 안정망을 구축 했습니다. 이런 모든 면에서 큰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것은 21세기 초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도약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과와 업적이 벤처 게이트와 대통령 아들 한 사람의 구속으로 퇴색돼 안타깝습니다.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머지 않아 국민의 정부는 국민과 역사로부터 올바른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투철한 애국심과 국민에 대한 사랑, 조국 선진화와 남북 화해에 대한 열정과 충정이 대단한 분이십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2/06/1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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