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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빅뱅 오나] 이명박, 청계천에서 고기잡을까?

'살기좋은 경제 대도시'슬로건, 행정경험 전무로 시정운영 진통 예상

‘샐러리맨 신화’를 이끌었던 한나라당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자가 같은 당 소속 구청장 후보 22명과 함께 화려하게 ‘민선 3기 서울시호’에 승선하면서 향후 4년의 시정과 구정을 통째로 책임지게 됐다.

한나라당이 시장은 물론 25개 구청 중 22곳에서 당선자를 내는 싹쓸이 승리는 이번이 처음이라 시 안팎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살기 좋은 경제대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벌써부터 “서울 신화 창조에 앞장서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 경험이 전혀 없어 시정 운영에는 사실상 ‘왕 초보’인 이 당선자가 건설회사 최고경영자 시절처럼 밀어붙이기 식으로 각종 정책을 추진할 경우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임기중 청계천 복원 추진

건설회사 말단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대표적인 ‘건설통’인 이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내세웠던 공약들도 대부분 건설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 중 이 당선자가 가장 의욕을 보인 부문은 바로 청계천 복원 문제. 민주당 김민석 후보와 TV 토론회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했을 정도로 이의 실현 여부가 4년 임기를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당선자도 당선 직후 “반드시 임기 중 복원공사를 끝내 청계천 변을 따라 걸어서 도심까지 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장담하고 나섰다. 그러나 호언대로 쉽게 마무리 될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먼저 교통문제가 첫 걸림돌이다. 일시에 왕복 4차로의 고가구조물이 없어지고 복개도로 마저 철거된다면 서울의 동쪽에서부터 도심으로 향하는 대동맥이 끊기게 된다.

여기에다 공사기간중 동서는 물론 남북간 도로 이용도 불가능해져 이곳을 지나던 하루 수만대의 차량은 우회도로로 이동해야 한다. 별도의 도로를 확보해야하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또다른 문제점은 도로변 상인들의 반발이다. 밀집해 있는 동대문 의류시장과 서점 운동구점 등은 공사기간중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인데다 복원 이후는 왕래하는 차량과 행인들의 감소로 매출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당연히 이들은 복원공사 소식에 펄쩍 뛰고 있다.

도로변 아파트와 상가 단지는 복원공사와 함께 재건축 및 재개발이 종합적으로 진행되야 하지만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선언적 계획 외에는 대강의 밑그림조차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또 복원공사에 따르는 예산확보도 불투명하다.

이 당선자는 “3,600억원의 긴급예산을 편성해 공사비로 충당하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최대 10조원 가량이 소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하천 오염 및 하수 정화문제, 지속적인 관리시스템 구비, 도심 상권의 구도 변화에 따른 대안마련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다.

이런 대 역사(役事)를 세부적인 치밀한 계획없이 2003년말 계획수립, 2004년 착공, 2006년 완공이란 ‘탁상식’ 계획대로 진행하다간 자칫 엄청난 부실덩어리를 만드는 결과로 남게 될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은 “4년 임기동안 청계천 복원에 대한 완벽한 종합개발 청사진만 그려내도 성공”이라고 평하고 있다.


취임 전부터 돌출발언 물의

이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6월 13일 밤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제시한 공약 외에 몇 가지 시정 방침을 소개했다. 서민촌인 개포동 재건축 단지 용적율 하향 재검토와 지하철 연장운행, 종로 을지로 등 도심 주요 도로의 일방통행화 등이 그것이다.

이를 놓고 시 내부에서 조차 “타당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성급한 발언”이라며 고개를 젓고 있다.

개포동 지역은 이미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강남의 최고가 지역인 대치동과 맞먹을 정도로 ‘서민촌’에서 벗어난 곳이다. 게다가 투기꾼들이 대거 몰려있는 상황에서 용적율 재조정이 이뤄지면 이에 따른 혜택은 고스란히 이들에게만 돌아간다.

지하철연장운행의 경우 1시간을 늘린 다면 그에 따른 인원확충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인원 감축 등의 구조조정 문제로 매년 지하철과 도시철도 공사의 노사가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에서 인원을 늘린다면 사측의 인원보충 없이 운행시간만 연장한다면 노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택시부제 해제 등의 간단한 조치와는 성격부터가 다른 것이다.

이밖에 도심 주요 간선도로의 일방통행 도입은 현 도로 연결망이 미비해 우회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된다.

오히려 교통혼잡을 가중시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주변 상인 및 주민들의 반발도 뒤따르게 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당선자 측은 그러나 “주사를 맞는 순간 잠시 아플 뿐”이라며 각종 계획에 대한 추진 강행을 시사하고 있다.


예고된 인사태풍 속 직원들 희비 엇갈려

이 시장 체제의 가장 큰 변화는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당연히 이전 시장 체제하의 ‘노른자위’ 부서 담당자들의 대대적인 보직이동이 예상된다.

시 본청은 부시장 3명과 지하철 및 도시철도공사 등 산하기관장 외에 1,2급 실 국장의 자리이동이 본격화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아무래도 친(親) 민주당 인사들로 분류되는 간부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이 당선자가 “1,2 부시장은 내부에서 발탁하겠다”고 천명해 이전 체제에서 한직에 밀려 있던 간부들이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측근은 “(이 당선자가) 시 조직을 경영 효율면에서 재평가할게 분명하고 그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인사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가 업무를 파악하고 전체 조직을 장악하는 데는 상당기간이 필요해 이 기간 중에는 실무 부서장들의 입김이 세질 수 밖에 없지만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리게 되는 건설분야의 경우 혹독한 시집살이가 예고돼 있다.


말단 샐러리맨에서 서울시장까지

이 당선자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온통 도전과 영욕으로 점철돼 있다. 경북 포항의 빈농 출신인 그는 1961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를 전전하며 어렵게 학교를 다니다 64년에는 6.3 학생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복역하기도 했다.

졸업 후 현대건설에 입사해 고 정주영 회장을 닮은 추진력과 저돌성으로 파격적인 승진을 거듭해 입사 5년 만에 이사를 달고 12년 만인 35세에 최고 경영자에 올랐다.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14대 총선 때 민자당 전국구 의원, 15대 총선에서는 이종찬 노무현 후보를 꺾는 대파란을 연출해 냈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되면서 형 확정 전 의원직을 사퇴, 정치인으로서의 좌절을 겪기도 했다.

와신상담하던 이 당선자는 올해 초 ‘절대 불리’ 전망 속에서도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과의 공천경쟁에 뛰어들어 ‘불계승’을 따내면서 재기의 첫발을 내디뎠고 결국 민주당 김민석 후보를 결국 큰 표차로 따돌리며 낙승을 거뒀다.

시 관계자들은 4년간 모셔야 할 이 당선자에 대해 “기업에서 익힌 경영마인드를 어떻게 시정에 합리적으로 접목시키느냐가 이 시장 체제의 성패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당선자의 가족으로는 부인 김윤옥씨와 1남3녀가 있으며, 한나라당 사무총장 이상득 의원이 친형이다.

<사진설명>

6월 13일 서울시장에 당선된후 서울 무교동 선거사무실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는 이명박 당선자(중앙).

이종철 차창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06/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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