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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홍길동의 삶을 산 개혁사상가

■ 허균 평전
허경진 지음
돌베개 펴냄

“천하에 두려워할 만한 자는 오직 백성뿐이다. 백성은 물이나 불, 범이나 표범보다는 더 두렵다. 그런데도 윗자리에 있는 자들은 백성들을 제멋대로 업신여기며 모질게 부려먹는다. 도대체 어째서 그러한가.”

한글소설의 효시인 ‘홍길동전’의 작가이며 역적으로 내몰려 저잣거리에서 참형을 당한 조선시대 비운의 지식인 허균(1569~1618년)은 자신의 논설인 ‘호민론(豪民論)’ 에서 민본사상을 이같이 갈파했다. ‘허균 평전’은 허균의 톡특한 삶과 사상, 그리고 예술을 일대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20여년 전에 허균에 푹 빠지기 시작해 '허균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다. 허 교수는 "허균은 시대를 앞선 개혁사상을 제시하고 유교의 예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지만 결국 파란만장한 일생을 비극적으로 끝낼 수밖에 없었던 지식인이었다"면서 명문 가문 출신인 허균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이단아로 돌아선 삶의 궤적도 추적했다.

허 교수는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봉건체계가 흔들리고 당쟁이 격화되면서 유교 사회의 이념과 질서가 동요되던 시대적 상황을 토대로 허균에 대한 이해를 시도했다.

허균은 당대에 손꼽히는 집안 출신이었다. 아버지 허 엽은 서경덕과 이 황의 제자로 대사성과 경상도 관찰사에 올랐고 큰 형 허 성은 이조판서를 지냈고 선조가 세상을 뜰 때 아들 영창대군의 뒤를 맡길 정도로 신임을 얻었다.

둘째 형 허 봉과 난설헌이란 호로 알려진 누나 허초희도 당대의 문장가였으며 장인 김효원은 사림파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허 균도 아홉살 때부터 시를 지었고 영특하다고 소문났기 때문에 출세길이 사실상 보장돼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분방한 성격의 허균은 서얼이라는 이유로 세상에서 소외된 스승 이달을 보면서 신분제, 나아가 유교라는 기존 질서에 염증을 느낀다. 그가 이루려 한 세상의 실체는 분명치 않다. 역적으로 몰리는 바람에 그와 관련된 기록이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허 교수는 “허균이 쓴 또 다른 다섯 편의 한문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의 모습들을 합성하면 바로 홍길동의 모습이 된다”며 “홍길동전은 홍길동이란 호민(나라의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적당한 때가 오면 분연히 떨쳐일어나 자기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자)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펴다 결국 허균 자신이 호민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철 차장 kckim@hk.co.kr

입력시간 2002/07/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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