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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大결투] "당이 무슨 소용이야, 인물이 젤이지"

[광명 大결투] "당이 무슨 소용이야, 인물이 젤이지"

특정지역출신 집중분포 불루 인물중심의 투표성향 강해

경기 광명 시민들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광명 시민들은 8ㆍ8 재ㆍ보궐 선거를 앞두고 누가 당선되든 아무 상관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권자인 한모(38ㆍ회사원)씨는 “또 선거 합니까. 얼마나 참여 하겠어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치 무관심을 여과 없이 표출한 것이다. 이 같은 무관심은 광명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잦은 이유만은 아닌 듯 했다. 여ㆍ야의 쟁쟁한 후보가 나섰지만 이 지역에서도 현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무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구시가지에서 만난 최모(61))씨는 “우리 지역에서 시장이나 국회의원 한 사람들 모두 다 똑똑해서 좋다”며 “살기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에서 20여년째 거주하고 있는 최씨는 보기 드물게 보궐 선거에 관심을 보였으며, 인물론을 중시하는 유권자였다.

1996년 15대 총선 때 광명을(당시는 두 개 선거구였음) 지역구에서 당선된 손학규 현 경기지사가 민선 2기 도지사 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 보궐 선거를 치렀다. 또 손 지사는 재수 끝에 6ㆍ13 지방선거 때 민선 3기 도지사로 당선되기도 했다.


정치수준 상당히 높은 지역

정치 무관심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지만 광명시민의 정치 수준만은 타 지역에 비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인물 중심의 투표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2000년 실시된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손학규 현 경기지사가 민주당의 조세형 후보(현 주일대사)를 불과 1,800여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시 손 후보는 민선 2기 도지사 선거에 실패한 상태였으며, 조 후보 역시 민주당 총재권한 대행을 역임해 관심을 모았다. 선거 결과 손 후보는 정치 재개에 성공했으며, 조 후보는 현실 정치판에서 한 걸음 물러서야 했다.

96년 실시된 15대 총선에서는 선거구가 갑, 을로 분리돼 갑 지역에서는 남궁진 후보가, 을 지역에서는 손학규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또 14대 총선에서는 국민당 소속의 윤항열 후보가 당선돼 지역 유권자들은 정당을 보고 투표하기 보다 후보 개인을 보고 투표하는 것을 입증했다.

지방 선거에서도 이 같은 투표 성향은 그대로 나타났다. 민선 1기 선거 때는 관선 시장을 지낸 바 있는 전재희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선됐으나, 민선 2기 때는 민주당 후보로 나선 백재현씨가 당선됐다.

특히 6ㆍ13 지방선거에서는 경기도내 31개 시ㆍ군 가운데 한나라당이 24곳을 휩쓸고, 민주당은 불과 4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으나, 광명은 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곳이다.

이처럼 광명에서는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특정 정당 후보가 당선되기 보다 상대적으로 ‘인물’이 앞선 후보가 당선된 양상을 보였다. 이는 광명시 배경과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을 그대로 읽을 수 있게 한다.

광명시가 ‘탄생’ 한 것은 1981년 7월. 시흥군 소하읍이 광명시로 승격된 것이다. 당시 광명시민 가운데 상당수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다.지금도 광명동 일대의 구시가지는 대부분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출신 지역은 호남과 충청이 주를 이룬다.

15대 총선에서 갑, 을로 지역구가 구분됐을 때 구시가지에서는 국민회의 후보가 당선됐다. 또 95년께부터 철산동 일대가 아파트촌으로 개발되고, 이 지역은 외지인이 대거 입주했다.

20~40대 회사원이 주로 거주한 곳이다. 이 지역구(광명 을)에서는 손학규 경기지사가 15대 총선 때 초선 의원으로 당선됐다.


인물론 중시하는 선진형 정치성향

수도권 유권자의 성향이 출신 지역과 연령층에 따라 확연히 구분되지만 광명에서는 이 같은 특성을 엿보기 어렵다. 또 인물론을 중시하는 선진화된 유권자의 성향 때문에 한나라당측은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광명에서만 10여년째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는 A씨는 “6ㆍ13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이 몰표를 얻는 바람에 이번 보궐 선거가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를 우려한 것이다.

A씨는 또 “역대 선거에서 광명지역 유권자들은 철저히 인물중심으로 투표하는 성향을 보였다”며 “이번 선거 역시 인물론에 비중을 둬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역구에서 도지사를 배출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패해 선거전략을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

민주당측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유권자들이 아무리 정당보다는 인물에 비중을 두고 표를 준다지만 연일 불거지는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 사실이 내심 부담스럽다.

6ㆍ13 총선 때는 비록 민주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지만, 백 시장의 인지도와 추진력이 워낙 뛰어난데다, 상대 후보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남궁진 후보의 지명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한나라당 전재희 후보의 지명도도 이에 못지 않아 민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3만5,000~4만 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30% 내외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전체 유권자 23만여 명 가운데 7만~8만 명이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반수 득표가 곧 당선으로 직결된다. 결국 전체 유권자의 15% 정도만 표를 얻으면 되는 셈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 모두 투표율이 낮을 경우 조직력이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선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도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영남 출신의 40대 회사원 이모(철산동)씨는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 정당 보다는 인물을 보고 투표했다”면서 “보궐선거 때도 인물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구시가지의 충청 출신인 또 다른 이모(54)씨는 “누구를 찍을 것인지 대충 마음을 먹었지만 알려 줄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최근 모 후보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상대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 범위 내로 나타나는 등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광명=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입력시간 2002/07/1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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