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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 인사청문회는 통과의례가 아니다

8·8 재보선 이후 신당 창당 모색

장상 국무총리 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장상 서리가 국무총리직을 수행하기에 적합한지를 확인하고 언론에 보도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서는 장상 총리서리 자신의 입으로 직접 설명하는 자리였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에게 권력과 권한이 집중되는 대통령제에서 의회가 시민의 관점에서 공직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대단히 효과적인 행정부 견제수단의 하나이다.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개혁성, 도덕성 등을 그 동안 살아온 자취와 발언, 재산형성과정 등을 통해 객관적 공개적으로 치밀하게 검증함으로써 그 적격성 여부를 전체 의원과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 청문회는 고위공직자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업무수행 능력, 정치지도자로서의 도덕적 권위, 국민대표로서의 정치적 감각, 시대상황 변화와 사회집단 현상에 대한 정책조망력 등을 검증하고 인선 자체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승인의 제도적 장치이다.

또한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한 국회의 견제 기능을 갖는다. 행정부의 모든 직책에 대한 임명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에 대한 국회의 인준권한은 대통령의 임명권한과 대등한 가치를 갖는다.

청문회는 지명자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아니다. 이는 법으로 보장된 의회의 권한이자 의무이다. 고유한 인사권을 내세운 대통령의 인사권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권한이자, 국정운용에 적합한 사람을 철저하게 가려내는 의무인 것이다.

인사청문회가 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고쳐야 한다. 먼저 사전준비기간을 늘려야 한다. 현행 10일은 공직 후보자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을 충분히 조사하기에 매우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청문회 위원들이 조사활동을 하면서 전문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문제들만 다루고 끝날 수밖에 없었다. 적격성에 많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공직 후보자를 단 2일간 청문회만으로 심도 있게 검증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청문 기간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의 상원이 조사 청문 인준에 걸리는 기간은 법으로 제한되어 있지 않다. 공직 후보의 상원인준에 걸리는 기간이 평균 5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행정부는 이를 6주(42일) 이내로 줄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행정부 쪽의 협조가 필요하다. 행정부에서는 지명해서 인준을 요청하기 전에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서 결격사유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지명을 하고 의회에 청문 대상자에 관련된 자료를 성실하게 제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원들로서는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청문회가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공직 후보자에 대해서 FBI가 철저하게 기초조사를 해서 그 자료를 상원에 그대로 넘겨줌으로써 상원에서의 조사 청문 인준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크게 단축시키고 있음을 참고해야 한다.

고위 공직 후보자의 국정수행능력을 비롯해서 개혁성과 도덕성, 신뢰성 등을 확인하는 자리가 인사청문회이다.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를 취임에 앞서 사전검증하는 장치이다.

인사청문회가 없을 때에는 고위 공직자의 임명이나 선출 이전에 직무수행능력이나 도덕성을 사전에 검증할 기회가 없었다. 오로지 임명권자의 판단과 결정으로 인사가 이뤄지다 보니 부적절한 인사도 많았고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인사청문회는 이런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구실을 한다. 그러나 그 동안 인사청문회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는 국회의 임명동의를 받기 전에 국무총리 서리가 국무총리 직을 수행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법관 후보자나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임명 동의를 받기 전에 대법원 재판과정이나 헌법재판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데, 왜 유독 국무총리 서리만 임명 동의 전에 직무 수행을 하는가. 잘못된 관행을 이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손혁재 시사평론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입력시간 2002/08/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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