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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왜 ‘바보들!’이 잘 팔리나

“바보들! 이제는 경제야”(Stupid! Now Economies)라는 짧은 말로 빌 클린턴은 1992년 대선에서 현역이던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눌렀다.

‘백인 바보들’(Stupid Whitemen)은 올 2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후 그 풍자성과 파격성에도 불구하고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의 1~5위에 23주째 들고 있다. 이 책을 쓴 올해 50세인 마이클 무어는 GM공장이 있는 미시간주 프린트시 태생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이며 비평가, 화가, 작가, 3종 경기 챔피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베로니카는 얼마전인 8월 6일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하직했다. 어머니에게서 글쓰기를 배운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날부터 쓰기를 잘해 곧바로 2학년으로 진급한다.

베로니카는 “어른 속 어린애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그의 월반을 말렸다. 그러나 그는 2학년부터 초등학교를 다녔다. 대학 2학년 때 캠퍼스를 맴돌며 주차하려고 했으나 할 수 없게 되자 “대학에서 공부하기는 틀렸다”며 중퇴했다.

이런 천재성에 기발성을 보태 그는 88년 GM자동차 공장 노동자의 처참한 삶을 카메라에 담아 ‘로커와 나’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에미상을 탔다.

그가 2000년 11월 7일 벌어진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의 대선 경쟁 등을 보고 ‘백인 바보들’을 썼다. 그는 2대가 대통령에 오른 부시 일가를 바보들의 상징으로 상정한 것 같다. 미국의 많은 서평가들은 황당무계한 무어의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무어는 부시를 고어로부터 플로리다주의 표를 표절한 ‘최고의 도둑’, 고어는 ‘쿠데타로 축출된 대통령’, 클린턴은 ‘미국에서 가장 공화당 정책을 잘 집행한 민주당 대통령’으로 혹평하고 있다.

그러나 무어의 책이 베스트셀러로 롱런하고 있는 이유는 어느 독자의 독후감에서 잘 나타난다. 뉴욕주 어디에 산다는 한 독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책은 부시 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은 볼 필요가 없다. 서점의 유머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 했는데 책에는 풍자도 많지만 모르는 정치적 사실이 너무 많았다. 특히 플로리다 선거에서 일어난 일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백인 바보들’에 우리 같은 소시민 백인은 끼지 못한다. 적어도 100만 달러 이상을 가진 10만 명 이상의 백인이 벌인 웃기는 일들과 개탄스러운 일들이 소개되어 있다. 밤새 책을 한 권 더 사서 아들에게 주고 읽었던 것은 내가 이 책을 가지고 싶기 때문이다. 귀중한 책은 지닐 가치가 있다. 책을 빌려 주었다가 돌려 받지 못한다면 어찌 될 것인가. 그래서 또 한 권을 샀다.”

무어의 책은 재미는 있지만 사실 관계는 정확한 편이 못 된다. 그러나 그의 풍자와 파격은 독자들의 평가처럼 웃음 이상의 그 무엇을 준다. 그 한 예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등장한다. 부시 대통령이 상대해야 할 골칫거리 국가들은 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북아일랜드, 옛 유고와 북한 등이다.

무어는 기발하다고 느낄 제안도 하고 있다. 아라파트 의장에게 인도의 간디가 벌였던 불복종 운동 정신과,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가 실천한 불복종 운동의 정신을 살려 이스라엘에 대해 테러보다 불복종 운동을 펴라고 권유한다.

팔레스타인을 노예로 삼는 이스라엘의 차별정책에 맞서 경제파업, 농성, 단식을 감행하고 아라파트가 그 선두에 서면 무어는 카메라를 들고 종군 취재하겠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에 대해서는 인구의 8%인 신교도가 43%인 구교도가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고에선 1914년 1차 대전 이후 500만 명의 전쟁 희생자가 발생했다.

만약 민족 분쟁이 계속 된다면 미국은 30억 달러와 전쟁 비용으로 유고의 걸출한 지도자였던 티토를 복제해 제2의 티토가 유고를 다시 통일하도록 해야 한다.

무어는 김정일 위원장이 1만 5,000여 개에 달하는 비디오테이프를 가진 영화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존 웨인이 나오는 영화를 보지 말 것을 말한다. 대신 그는 ‘이지 라이더’ 등 미국의 문화와 정서를 알 수 있는 영화 4편을 권했다.

그리고 할리우드로 그를 초청, 톰 크루즈가 주연하고 그가 기획한 영화를 만들게 하라는 것이다. 그가 할리우드에 머무는 동안 북한은 침체와 독재에 벗어나 인민과 국가는 큰 이익을 볼 것이다.

만약 이런 노력마저 실패 한다면 굶는 북한 인민이 기분이라도 즐겁게 해주기 위해 테마 공원을 평양에 만들자고 말한다. 경제가 나빠도 테마공원은 운영될 수 있지 않느냐고 무어는 반문하고 있다.

새로운 대선 주자로 등장한 정몽준 의원은 자신을 띄우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을 활용하려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 “매사를 공작이나 음모로 보려는 더러운 정쟁주의자들의 유치한 발상이다. 그래 가지고 인기가 올라 가냐”고 했다. 정 의원은 기회 있으면 김 위원장에게 무어의 기발한(?) 발상을 권해보길 바란다.

박용배 언론인

입력시간 2002/08/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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