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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산 산] 속리산

“도(道)는 사람을 멀리 하지 않는데, 사람은 그 도(道)를 멀리 하려하고, 산(山)은 속(俗)과 떨어지지 않는데, 속(俗)이 산(山)과 떨어졌다.” 신라의 문장가 최치원이 속리산을 보고 지은 시이다. 이렇든 속리산(俗離山)은 ‘세속과 떨어져 있는 산’이다. 우리 국토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산은 과거 접근하기도 녹록치 않았다.

이제 속리산이라는 이름은 친근하다. 교과서에 나오는 정이품송과 법주사가 있는 곳이고 그래서 한때 수학여행의 단골 행선지였다. 그러나 친근한 만큼 속리산을 속속들이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대부분 산 아래에 머물다 가기 때문이다. 직접 올라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가는 이는 드물다. 설악산과 비슷하다. 역시 속리산은 세속과 여전히 멀다.

속리산은 해발 1,058m의 최고봉인 천황봉을 필두로 비로봉, 입석대, 신선대, 문장대, 관음봉, 묘봉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이 법주사의 동북쪽으로 호를 그리면서 이어져 있는 산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그 모양새를 진정으로 느낄 수 없다. 그냥 부드러운 육산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리산은 험한 돌산이다.

속리산 산행의 가장 일반적인 등산로는 법주사-문장대 왕복코스 혹은 법주사-문장대를 거쳐 산 건너편의 오송폭포로 내려오는 길이다. 문장대에서 천황봉 쪽으로 진행하다. 신선대에서 경업대를 거쳐 하산하는 코스도 추천할 만 하다.

바로 천황봉에 올랐다가 돌아오는 코스도 있다.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4, 5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

모든 산행이 시작되는 곳은 법주사.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세심정까지의 약 3.5㎞는 거의 평지이다. 약간 속보로 걸으며 워밍업을 한다. 세심정에서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문장대, 신선대 쪽으로 길이 나뉘고 신선대 길을 가다보면 천황봉으로 향하는 길이 또 나온다.

내친김에 백두대간과 충북알프스를 연봉을 맛보고 싶다면 천황봉에서 문장대까지의 속리산 능선종주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출발지를 천황봉이나 문장대 양쪽 중 어디로 잡든 대략 8, 9시간을 예정하면 된다. 암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며 종주하는 맛이 일품이다. 힘에 부친 듯하면 내리막이고 조금 다리를 쉬었다 하면 다시 오르막이다.

특히 천황봉 산행의 맛은 정말 독특하다. 풀이 가득 찬 등산로를 헤쳐 가는 맛이다. 무릎에서부터 어깨 혹은 머리 정도까지의 알맞은 높이로 풀이 자라있다. 아침에는 어김없이 이슬을 머금고 있다. 풀을 헤쳐나가는 등산객들에게 이슬방울을 퍼붓는다. ‘천연 샤워장’이다.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에 세속의 때가 남김없이 벗겨져 나가는 듯하다.

신선봉에서는 독특한 산꾼(?)과 조우한다. 휴게소가 있다. 주인보다 개들이 더 자주 휴게소를 지킨다. 산행하는 이들도 그렇지만 오히려 그 녀석들이 사람들을 더 반기는 듯해 사랑스럽다. 주머니에 들었던 먹을 것을 던져 준다.

속리산에서 가장 풍광이 좋다는 문장대에 선다. 거대한 너럭바위 위에 다시 돌출바위가 있다. 계단을 만들어 놓아 돌출바위 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 구름에 자주 가린다고 해 운장대라고도 불리는 문장대는 조망이 탁월한 곳이다. 백두대간의 연봉이 발 아래로 펼쳐진다.

속리산은 또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산이다. 세 강(江)을 가른다. 봉우리 동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낙동강이 되고, 남쪽에 내린 것은 금강으로 흐른다. 서쪽에 떨어진 빗줄기는 북으로 달려가 금천으로 흘러들어 한강에 합류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삼파수(三派水)라 불렸다. 속리산 산행은 한반도의 젖줄인 세 물길의 근원을 찾는 작업이다.

권오현 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2/08/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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