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뉴스포탈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서울경제
KoreaTimes
주간한국  
www.hankooki.com  


 
주간한국 홈
구독신청
독자 한마디
편집실에서

 


   벤처 밸리 24시
   비만클리닉
   김동식문화읽기
   사이언스카페
   인터넷 세상
   한의학
   땅이름과 역사

맛이 있는 집 그림펀치 라디오 세상 스타 데이트 신나는 세계여행

[한·중 수교 10년] 명동 차이나 골목

화교들의 천국, 월드컵 이후 '리틀 차이나타운' 부활

이른바 ‘리틀 차이나타운’으로 통하는 명동 중국 대사관 앞. 요즘 이곳은 때아닌 활기가 넘치고 있다. 상인들에 따르면 얼만전 끝난 2002 한ㆍ일 월드컵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늘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1970년대까지 화교 위세 막강

붉은색으로 치장된 중국 대사관 정문에서 3갈래로 나눠지는 길이 차이나타운의 입구다. 골목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 보면 구멍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각종 한자 간판으로 치장된 모습이 80년대 시장 골목을 연상케 한다. 명동 한복판에 이같은 ‘별천지’가 있나 싶을 정도다.

물론 이곳도 한때 화교들의 생활 터전으로 막강한 위세를 떨쳤다. 중국 대사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0년대까지 이곳은 서울 화교들의 천국이었다. 수천명의 화교들이 이곳에서 터를 잡으며 생활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 북창동이 재개발되고 이민 붐이 맞물리면서 지금은 예전의 명성을 잃었다. 그나마 수십년째 영업중인 중국식 레스토랑이나 일부 중국 전문 가게들로 인해 이곳이 한때 번성했던 곳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다.

이곳에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월드컵을 전후해서다. 중국대사관 경비를 담당하는 한 경찰은 “어림 잡아 2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대사관에서 한국은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원산반점, 국빈반점, 희빈장 등 크고 작은 중국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화교 특징을 살려 가게 내외부를 붉은색으로 치장한 것이 이곳 음식점들의 특징이다. 밖에서 보면 초라해보일 수 있는 이곳은 최소 2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명물’들이다.

때문에 음식 맛으로만 치면 이곳을 따라올 곳이 없다는 게 손님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영등포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김모(45)씨는 “지인들과 함께 종종 이곳에서 모임을 갖는다”며 “맛이 독특하기 때문에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전통 잃지않은 ‘명물’ 밀집

요즘은 중국 손님들도 자주 찾는다. 화교 3세라는 명보성의 주유양(47)씨는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여행이 자유화돼서 그런지 요즘 중국 손님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과자 전문점인 ‘도향촌’이나 각종 잡화상들도 중국인들이 북적거린다. 이중에서도 도향촌의 명성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까지 입소문이 난 상태다.

미국에 살다 잠시 한국에 온 화교들도 반드시 이곳만을 들른다는 게 업소측의 설명이다. ‘중화서국’도 이 일대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중국 서적 전문점이다. 어떤 책이든 구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 중국 문학 등을 연구하는 교수나 학생이 자주 찾는다. 중화서국의 여혜신(33) 사장은 “손님층이 다양하지만 요즘 들어 대륙분들이 찾아와 책이나 잡지 등을 사간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광과의 차동민 팀장은 “월드컵 이전에 명동 인근에서 중국음식 엑스포와 한ㆍ중ㆍ일 패션쇼를 개최했다”며 “이같은 홍보 전략이 점차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 문화가 점차 확대되면서 신세대들의 발길도 부쩍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사관 앞에서 기념품점을 운영하는 왕성제(24)씨는 “최근 들어 중국 연예인들의 사진이나 브로마이드를 찾는 10대 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니아들만 찾는다는 선입견을 깨고 중국 음반을 찾는 신세대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중국음악사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되는 중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사운드트랙 등이 잘 나간다”고 설명했다.


불법 환치기 등 부작용도 늘어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관광객이 늘다 보니 불법 환치기도 부쩍 늘었다.

대사관 앞 안경점을 운영하는 김모(34)씨는 “일본 관광버스는 남대문에, 중국 관광버스는 명동 신세계백화점 앞에 세울 정도로 예전부터 이곳은 중국인들이 많았다”며 “요즘은 불법 환전업자들이 극성을 부리는 바람에 가이드들이 이곳을 회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고발이 없어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명동파출소의 한 관계자는 “이곳은 옛날부터 달러 시장으로 유명했다”며 “그러나 금액이 소액이고 피해 신고가 없다 보니 사실상 단속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석 리포라이터 zeus@newsbank21.com

입력시간 2002/08/27 10:16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