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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그라운드 '사커 코리아' 대합창

남북통일축구경기, 명승부 연출할 화해의 무대

남북 축구대표팀이 1990년 교환경기(평양ㆍ서울) 이후 12년만에 9월7일 오후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통일축구경기를 갖는다. 북한은 9월 27일 개막하는 부산아시안게임에도 축구대표팀을 파견할 예정이라 북한축구의 전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 신화로 국제축구계의 한 역사를 장식하고 있는 북한은 항상 아시아의 축구 강호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다크호스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26위로 한국(22위)과 100계단 이상 차이가 나지만 최근 2년간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뒤 해외전지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력향상을 꾀하고 있다.

집중 훈련의 결실은 지난해 중국 삼성배 4개국대회 우승, 올 2월 킹스컵대회(태국 방콕) 석권으로 드러났다. 북한은 평균나이가 20.5세에 불과한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남북친선경기는 물론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전망이다.


킹스컵 우승 뒤 전력 급상승

북한축구는 93년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을 끝으로 국제무대에서 오랜 시간 자취를 감췄다. 경제난이 국제대회 불참의 주원인이었지만 94년 7월 김일성 주석의 갑작스런 사망도 축구대표팀의 대외활동이 중단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북한당국이 김 주석의 상중(喪中)이란 이유로 대표팀의 해외경기출전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1주기가 지난 뒤 스포츠에 애정이 깊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각종 국제대회 출전을 지시하는 등 본격적인 축구 육성책을 마련했다.

김 위원장은 86년 당중앙위원회 임원들과의 담화에서 ‘체육의 기본은 축구다.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위해 많은 해외원정 경험을 쌓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한편 김위원장은 대표급 선수들에게 “훗날 남한에서 축구경기를 치를 수도 있으니 해외경기를 통해 담력을 키우라”는 주문까지 남긴 것으로 알려져 흥미를 끌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의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여자축구팀은 세계적 수준

국제무대에서 남자팀의 인지도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지만 북한의 여자축구는 아시아 최강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에서 북한은 8연패를 노리던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대회 참가 이후 12년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주심을 맡았던 임은주 심판은 “세계 최강 미국과 맞붙어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남자대표선수 대부분은 평양, 압록강 등 군(軍)팀을 제외한 축구팀에서 선발됐다. 삼성배 4개국 대회 우승 멤버들이 주축이다. 이 대회 중국전에서 승부차기 2개를 막아내 승리를 이끈 골키퍼 장정혁을 비롯, 중앙 수비수 리만철, 좌우 윙백인 임근욱과 명성철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과 아시안컵 예선에도 출전했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김영준(19)이다. 올 초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북한선수 영입을 위해 킹스컵 대회서 북한의 경기를 직접 관전했던 김주성, 배명호 기술위원은 20세도 안된 그가 한국성인대표 못지 않은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게임메이커인 그는 팀내 수비는 물론 공격활로를 만드는 중심 역할을 한다. 185㎝의 장신에 중거리슛이 좋고 몸놀림과 발재간도 탁월한 선수로 알려졌다. 배명호 위원은 “북한 대표팀이 그가 없으면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2~3년 뒤엔 한국의 김남일(25ㆍ전남) 보다 뛰어난 기량을 선보일 자질이 있다”고 극찬했다.

3-5-2 전형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삼는 북한의 공격진은 리금철(22)과 전 철(20) 투톱이 맡는다. 대표팀 최고참인 전영철(28)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한다.

미드필더 김일정(21) 역시 신세대 스타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프로축구 2부리그의 니가타 구단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총련계 재일교포 안영학(23)도 이번 친선경기에 참가할 북측대표로 발탁됐다. 중앙수비수로 뛰고 있는 그는 대표발탁 후 기자회견서 “통일 조선의 국가선수로서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북한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리정만(43) 감독은 90년 통일축구서 측면공격수로 뛰었던 선수출신 사령탑이다.


현대축구의 흐름과는 동떨어져

북한대표팀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투지있는 경기를 펼치지만 오랫동안 국제대회에 불참했던 탓에 현대축구의 전술적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주성 위원은 “공격진의 압박이 이뤄지지 않았고 수비진도 미리 후방으로 처지는 등 공수의 유기적인 조화가 없었다”며 선진축구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북한축구관계자들과 일부 선수들은 2002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한국의 4강 진출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유성일 북한축구협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 관계자들은 “한국의 월드컵 전 경기를 모두 관전했다”며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진축구를 높이 평가했다.

총회에 참석해 북측관계자를 만났던 김주성 기술위원은 “유성일 부위원장이 히딩크 감독의 훈련법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아시안게임에서도 상위 입상의 목표보다는 경험축적을 위한 참가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체제로 통일축구경기에 참가하는 한국대표팀은 이동국 김은중 이천수 김용대 최성국 등 23세 이하 국내파 선수들로만 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박감독은 “설기현 송종국 박지성 차두리 등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제외돼 베스트 전력이 아니지만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경평축구의 맥을 잇는 남북축구경기는 숙명의 맞대결이 아닌 화해의 장이다. 대회 명칭처럼 통일의 밑거름이 될 기념비적인 경기다.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승패에 관계없는 명승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경기를 관전하며 남북의 월드컵단일팀 ‘코리아’가 먼 훗날 세계를 제패하는 꿈까지 그려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준택 기자 nagne@hk.co.kr

입력시간 2002/09/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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