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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산 산] 오봉ㆍ부용산

유난히 여심(旅心)을 자극하는 노래가 있다. 작곡가 겸 가수인 김현철의 데뷔 음반에서 부른 ‘춘천 가는 기차’이다. 10년이 훨씬 더 된 노래이다. 기적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이 노래를 들으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왜 그럴까. 서울에 살았고, 특히 학창시절을 서울서 보냈다면 누구나 춘천행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가지고 있다.

경춘선 열차의 덜컹거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북한강의 유장한 물줄기, 막국수집에서 닭갈비를 안주로 들이켰던 한 사발의 막걸리….

춘천의 오봉산과 부용산은 그 추억을 되새김질하면서 땀이 쏙 빠지는 진한 산행을 할 수 있는 산이다. 오봉산만 오르는 코스도 있지만 기왕에 나선 길, 두 봉우리를 모두 공략하는 것도 좋다.

오봉산은 다섯 개의 봉우리가 둘러쳐져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경운산 또는 청평산으로 불렸다. 부용산은 오봉산과 마주보고 있는 산으로 마치 큰 새가 양 날개를 활짝 편 모습을 하고 있다. 두 산은 붙어있으면서도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오봉산이 기복이 많은 암산인데 반해 부용산은 소박한 육산(흙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아기자기한 산행이 보장된다.

오봉산 정상 남쪽 자락에는 고려 광종 24년(973년)에 창건한 청평사가 자리잡고 있다. 청평사에는 극락전 등 많은 문화재가 있었는데 6ㆍ25때 모두 소실되고 지금은 보물 제146호인 회전문만 남아있다. 회전문은 ‘돌아가는 문’이 아니다. 윤회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송나라의 송주라는 청년이 평안이라는 이름의 공주를 사모했다. 상사병에 걸려 결국 목숨을 잃은 청년은 뱀으로 다시 태어났다. 뱀은 공주의 몸을 휘감고 놓아주지 않았다. 한 노승이 청평사 입구에 있는 구성폭포에서 목욕을 하라 일러줬고 공주는 스님의 말을 듣고 뱀을 물리칠 수 있었다.

회전문은 죽은 청년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 청평사 바로 아래에는 공주가 목욕을 했다는 구성폭포가 있다. 10여m 남짓의 높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힘있다.

오봉산 산행은 춘천에서 양구로 이어지는 46번 국도 고갯마루인 배후령에서 시작해 헬기장-동북능선-정상을 오른 뒤 남쪽능선-홈통바위-갈림길-688봉-바위능선-청평사를 거쳐 청평사 선착장에 내려서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산행시간은 3시간20분. 쉽지 않다. 배후령에서 올려다본 산은 깎아지른 기세. 갈길이 아득해 보인다. 30분쯤 숨이 턱에 닿도록 오르면 1봉이다. 아침에는 물안개가 이곳까지 올라 주위를 가늠하기 어렵다. 정상인 오봉까지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능선길. 1시간 정도의 능선길도 만만치 않다.

오봉산과 부용산을 함께 정복하는 길은 조금 오래 걸린다. 선착장에서 청평골로 들어가 하우고개-북쪽 능선-부용산-배치고개-오봉산을 차례로 오르고 청평사로 하산하는 길이다. 6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오봉ㆍ부용산의 참맛은 하산길에 있다. 오봉산 정상에서 선착장에 이르는 내내 소양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움에는 댓가가 필요한 법. 산세가 험하다. 쇠줄에 겨우 매달려 내려가야할 정도. 그래도 군데군데 전망대 바위가 있어 산 아래 물길을 볼 때면 가슴이 트이곤 한다.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1시간 여를 내려오면 청평사. 고생은 모두 끝났다. 청평사에서 선착장까지 20여분 거리는 차가 다니는 대로다. 길가에 목을 축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하산주의 맛은 고생한 만큼 깊다.

<사진설명> 비록 779m에 불과하지만 오봉산은 험하다. 두 다리와 두 팔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코스가 널려있다.

권오현 차장 koh@hk.co.kr

입력시간 2002/09/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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