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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변화의 급류서 몸부림

변질된 당과 집권기반에 위상 재설정 고민

중국공산당 집권 주류세력은 당내 우파다. 적어도 덩리췬(鄧力群)을 비롯한 자칭 정통 좌파는 그렇게 비판한다. 우파의 영수는 장쩌민(江澤民) 당 총서기다.

좌파의 눈에 우파 집권세력은 이미 계급정당의 한계선을 넘어섰다. 중국공산당 당장(黨章ㆍ당헌)은 당을 ‘노동자ㆍ농민의 선봉대’로 규정한다. 좌파는 우파 집권세력이 노동자ㆍ농민의 계급이익을 대표하는 당의 정체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당내 좌파는 소수다. 좌파는 우파에 맞서거나 탈계급 노선을 저지할 힘이 없다. 좌파 이론 잡지의 운명이 이를 말해준다. 장쩌민 총서기의 노선을 비판했던 좌파 계간지 ‘진리의 추구(眞理的追求)’는 2001년 8월13일 정간 당했다.

하지만 좌파는 인터넷을 이용해 집권세력의 언로 봉쇄에 맞서고 있다. 좌파는 공산당이 계급적 정체성을 포기할 때 집권 정당성과 집권 기반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시장경제 확산 등 변화 불가피

최근 좌파의 비판은 21세기 중국공산당이 안고 있는 정체성 갈등을 상징한다. 정체성 갈등은 개혁ㆍ개방의 결과다. 1978년 이후 20여년 간의 개혁ㆍ개방이 진행되면서 중국사회의 성격이 크게 변한 것이다. 시장경제의 맹렬한 확산으로 부의 양극화와 계급분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상황에서 공산당이 계급정당의 외피 속에 계속 안주하는 것은 시대착오다.

중국공산당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문제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다. 제16기 공산당 대회 개막이 이례적으로 11월8일로 늦춰진 것은 이 같은 고민을 드러낸다. 3세대 장쩌민에서 4세대 후진타오(胡錦濤)로의 권력이양은 여기에 비하면 오히려 사소한 문제다.

16대를 앞둔 중국사회는 ‘장쩌민 사상 학습’ 운동이 한창이다. 학습의 핵심은 ‘3개대표(3個代表) 사상’이다. 1999년 장쩌민이 제기한 3개대표 사상은 공산당이 노동자ㆍ농민을 넘어 전체 중국을 대표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공산당이 ‘선진 생산력의 발전 요구’와 ‘선진문화의 전진방향’, ‘가장 광범위한 인민의 근본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3개대표 사상은 자기변화를 위한 공산당의 몸부림이자 생존을 위한 장기적 포석이다. 사회변화에 당이 적응하지 못할 때 당의 미래는 확신할 수 없다.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제2의 개방을 단행한 상황에서 폭력적 기구로 집권기반을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변화의 방향은 혁명당에서 집권당으로의 위상 재설정이다. 노동자ㆍ농민계급 뿐 아니라 전체 중국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명실공히 변신하는 것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미 공산당을 집권당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념적 틀에 구속되기보다는 변화를 통한 장기집권을 택했다는 이야기다.

전체 중국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개혁개방으로 양성된 새로운 사회세력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 장쩌민 총서기가 2001년 7월1일 창당 80주년 기념연설에서 ‘자본가 입당 허용’을 언급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입당이 가능한 자본가에는 사영기업가와 과학기술 인재, 외자기업 근무자를 비롯한 전문 관리자들이 포함된다.

자본가 입당은 표면적으로 개혁ㆍ개방의 목표인 생산력 발전에 이론적 근거를 둔다. 자본가 역시 생산력 발전에 공헌한다면 입당시키기 못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그러나 실제 의도는 다른데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자본가층이 공산당에 대항하는 새로운 사회세력으로 형성되기 전에 당 체제 속으로 수렴하려는 전략이다. 둘째는 금지규정에도 불구하고 자본가로 변신한 당 간부 30여 만명의 신분변화를 추인하는데 있다. 공산당은 이미 강력한 경제적 이익집단으로 변질됐다.


부패위험성 불구 자본가 껴안기

자본가 입당은 좌파의 강력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되는 양상이다. 올해 5월1일 노동절을 맞아 중국 정부는 사영기업주, 즉 자본가 3명을 노동모범(모범노동자)에 선발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사영기업주가 노동모범에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자본가 입당은 만연된 부패를 심화할 위험이 크다.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본가들이 권력(공산당)과 결합될 경우 권력형 부패는 불가피하다. 지금까지 다수 자본가의 자본 축적은 권력과의 결탁을 통해 이뤄졌다.

국유재산 불하나 국유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권력과 밀실거래를 한 공산당 주변 인물들이 현재의 자본가층을 구성한다. 자본가 입당은 이 같은 부패를 제도화함으로써 부패를 심화하고, 나아가 공산당과 인민의 괴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공산당의 골간은 당원과 당 조직이다. 관영 인민일보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2년 6월 현재 중국공산당 당원 총수는 6,635만5,000명이다. 제15기 당대회가 열렸던 1997년 6,041만7,000명에서 593만8,000명이 늘었다. 인구(13억 명) 20명 당 1명이 공산당원인 셈이다. 수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당의 조직력은 오히려 약화됐다.

조직력 약화는 기층에서 두드러진다. 당장에 따르면 당원 3명 이상이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반드시 기층 당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그러나 이 규정은 사문화 과정에 있다. 사영기업의 대폭적인 증가와 사회적 유동성 증가 때문이다.

사영기업은 국가가 운영 주체인 국유기업과 체질이 다르다. 이윤이 최우선되는 사영기업에서 당원들의 빈번한 활동과 동원은 효율 저해 요인이다. 기업주가 반기지 않고, 피고용 당원이 기업주 눈치를 봄에 따라 사영기업에서의 당 조직 건설은 극히 부진하다. 기존 조직도 활동을 않거나 동원을 기피하는 경우가 늘었다.

젊은 인재들이 입당을 꺼리는 것도 문제다. 과거 입당은 입신을 위한 필수 코스였지만 현재는 다르다. 입당을 않고도 외자기업이나 전문직종에서 신분상승을 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젊은 인재들을 수혈하지 못할 경우 공산당의 미래는 어둡다.


개혁ㆍ개방 딜레마에 빠진 공산당

중국공산당의 갈 길은 아직 멀다. 공산당이 설정한 사회주의 현대화는 2050년에 가서야 기본적으로 완성된다. 공산당에게 남은 50년은 지난 20여년 간의 개혁ㆍ개방 과정보다 훨씬 어려운 길이 될 것이 틀림없다.

제16기 공산당 대회는 개혁ㆍ개방이 초래한 모순을 정리하고 21세기 노선을 정립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개혁ㆍ개방을 하지 않으면 국가가 망하고, 개혁ㆍ개방을 하면 당이 망한다’는 우려는 20여년 간 중국공산당을 괴롭혀 온 화두였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2/09/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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