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25] 캐나다 메이플 로드

북미 최고의 단풍길, 프랑스풍 문화도 압권

북미의 가을이 붉게 물들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시작해 퀘벡과 오타와를 거쳐 토론토, 나이아가라에 이르는 메이플 로드가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메이플 로드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단풍 길이다.

가을에 이곳을 여행하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캐나다의 주요 도시와 명소는 다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더구나 캐나다 동부 지역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탓에 유럽적인 색채가 강한 곳이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동부 캐나다, 메이플 로드를 밟아본다.


화려함의 극치 800km 단풍 길

캐나다의 광활한 영토는 단풍마저 웅장하게 보이게 한다. 800km에 이르는 단풍길은 캐나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이다. 가을 단풍하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캐나다 단풍은 매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단풍 가도를 여행하는 내내 길 양편으로 넘실대는 빨간 단풍잎은 보는 이를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캐나다 동부 산림대와 일치하는 세인트로렌스 강 연안에는 단풍나무와 포플러, 너도밤나무, 자작나무 등이 많아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단풍길 중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면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와 로렌시아 고원이다.

메이플 로드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한 나이아가라는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어 2시간의 드라이브가 지루하기는커녕 아쉽기만 하다.

또한 가는 도중 겨우 5명만이 들어갈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와 아이스와인 양조장(12∼1월까지 포도송이를 수확하지 않고 놔두었다가 언 상태의 포도를 수확, 순간 압착을 거친 후 당도 높은 과즙으로 양조한 와인을 말한다. 한겨울에 수확해 한정 생산하므로 가격이 비싼 편이다)이 있다.

한편, 로렌시아 고원은 메이플 로드의 정점을 이루는 곳으로 완만한 고원 일대가 가을이 되면 온통 붉은 옷으로 갈아입고 화려함을 자랑한다.


‘북미의 파리’ 몬트리올, 프랑스적 색채의 도시

메이플로드의 시작이 되는 몬트리올(Montreal)은 1535년 프랑스 탐험가 쟈크 카르티에가 발견한 곳이다. 프랑소와 1세의 명령을 받고 인도로 금과 향료를 찾아 나서던 중 폭풍으로 인해 몬트리올까지 왔다.

그는 몬트리올을 밟은 최초의 유럽인으로 기록이 되었고 1642년 메종뇌브라는 사람이 40명의 일행과 함께 이 곳에 정착하게 된 것이 공식적인 프랑스 식민시대의 시작이 된다. 원주민과 이주민 사이에는 끊임없는 분쟁이 계속되었으나 1701년 평화조약 체결과 함께 모피 교역이 시작되면서 경제 발전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번영은 영국의 시기를 사게 되고 전쟁으로까지 번지면서 결국 몬트리올은 영국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이미 프랑스가 다 되어있었던 몬트리올은 영국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1774년 퀘벡법이 제정되면서 종교나 관행 등 프랑스의 문화는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몬트리올은 ‘북미의 파리’라는 애칭이 따라 다니며 프랑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에 가장 가까운 색채를 띄고 있다.

현재의 몬트리올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뉜다. 이 중 구시가는 북미의 도시 중 가장 멋스러운 도시. 17세기∼19세기에 걸쳐 만들어진 건물이 거리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유럽적인 분위기를 더하는데, 자끄 까르띠에 광장과 드라 꼬뮨 거리, 시청, 노틀담 성당 등이 주요 볼거리이다. 이 중 까르띠에 광장은 1804년 시장으로 문을 열었던 곳이다.

오늘날에도 이 곳에서는 꽃바구니를 들고 다니면 꽃을 파는 상인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몬트리올을 찾은 여행객들이 만남의 장소로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몬트리올의 신시가지는 다운타운. 국제적인 면모를 갖춘 현대 도시로 환절기 기온차를 극복하기 위해 건설된 전형적인 지하도시다. 주요 건물들이 지하도를 통해 연결이 되어있고 중앙광장에는 카페와 상점 등이 즐비해 한 겨울 혹한도 끄떡없다.


원주민ㆍ프랑스ㆍ영국의 독특한 문화 혼재

퀘벡(Quebec)은 캐나다의 10개 주와 3개의 준주 가운데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이 중 퀘벡 시티는 주의 수도로 세인트로렌스 강과 로렌시앙 산맥 사이에 펼쳐져 있는데 오래 전부터 거주하고 있던 원주민과 프랑스와 영국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각자 자국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면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퀘벡시에 흐르는 로렌스 강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어 과거 영국과 프랑스는 퀘벡을 사이에 두고 많은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1690년부터는 프랑스령이었으나 1759년 프랑스군이 영국군에게 패해 퀘벡은 영국의 지배 하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에도 퀘벡에 대한 다른 나라의 침략은 끊이지 않아 성벽 건설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영국군이 꾸준히 성벽을 쌓으면서 퀘벡은 북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성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되었고 오늘날 도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자리를 잡았다. 현재, 이 성벽은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문화유산에도 등록이 되어있다.

오타와(Ottawa) 역시 가을이면 단풍 구경을 온 사람들로 제법 북적거린다. 오타와는 메이플 로드의 필수 코스로 조용함과 품격을 갖춘 캐나다의 수도다. 요란스럽지도 현대적이지도 않은 분위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오타와가 캐나다 수도라는 데에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오타와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공원과 6개에 달하는 국립박물관, 대학, 내셔널 아트 갤러리 등이 있어 단아한 멋이 풍기는 도시로 기억되곤 한다.


현대적 면모의 캐나다 최대도시 토론토

인디언어로 ‘만남의 장소’를 의미하는 토론토(Toronto)는 캐나다 최대의 도시다. 토론토 시청사는 쌍둥이 빌딩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모던한 건축물로 토론토의 상징이기도 하다.

시청사의 길 건너편에 있는 구 시청사는 시계탑이 있는 청록색 지붕의 오래된 건물로 1891년 이후 1965년 신시청사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사용됐다. 시청사와 함께 토론토 상징이 되는 CN 타워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다. 꼭대기에 있는 송출탑에서 맨 아래에 있는 풀장까지의 높이만 해도 무려 553.33m에 이른다.

본래는 통신을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이젠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가 되어 여행객들이라면 꼭 들르는 곳이다. 타워의 전망대인 스페이스 덱은 맑은 날 120km나 떨어진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볼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현대적인 도시의 면모를 과감히 보여주는 토론토의 또 다른 자랑은 인공섬 위에 조성된 종합레저랜드인 ‘온타리오 플레이스.’ 포드 콤플렉스(Pod Complex), 이스트 아일랜드(East Island), 웨스트 아일랜드(West Island), 마리나 빌리지(Marina Village) 등 4개 섹션으로 구분되어 있어 취향에 맞는 곳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다.

온타리오 플레이스를 대표하는 것은 골프공 모양을 한 시네스피어(Cinesphere)다. 시네스피어는 800여 석의 자리를 갖춘 대형 극장으로 밤이면 별이 박힌 듯 반짝이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버릴 것 하나 없는 단풍나무

캐나다에서의 단풍은 볼거리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단풍나무에서 추출한 수액으로 만들어진 달콤한 수액은 캐나다의 중요한 자원 중 하나다.

가을에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여주고 겨울과 초봄에는 수액을 제공하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수도꼭지를 나무에 박고 통을 걸어 놓으면 수액이 저절로 통으로 흘러내리게 되는데 이렇게 받은 수액을 시럽 제조장에서 오랜 시간 가열하면 점도가 높은 시럽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 시럽은 메이플 시럽(Maple Syrup)이라는 이름으로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는데 진하면서도 달콤새큼한 맛이 일품이다. 음식에 설탕 대신 넣거나 빵에 발라먹기에도 그만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영양식으로 사랑 받고 있다. 한편 해마다 봄이 되면 퀘벡의 곳곳에서 시럽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때는 각국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와 시럽으로 만든 음식을 맛보고 제조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나이아가라 포도 & 와인 페스티벌…나이아가라에 가면 와인에 취하라

캐나다의 가을이 즐거운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바로 매년 가을 열리는 와인 페스티벌 때문이다. 메이플 로드가 끝나는 나이아가라에서 향긋한 와인의 향에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9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동안 열리는 ‘나이아가라 포도 & 와인 페스티벌’은 1952년 세인트 캐서린시(City of St. Catharines)와 온타리오 포도재배업자 마케팅 위원회 (Ontario Grape Growner’s Marketing Board)에 의해 시작됐다.

이 행사는 올해로 51회를 맞는다. 포도 & 와인 페스티벌은 이 지역 포도와 와인 생산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책이 될 뿐만 아니라 세인트 캐서린시와 주변 지역을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에는 와인 시음회, 포도재배 및 와인관련 세미나, 각종 콘서트, 양조장 투어, 불꽃놀이, 퍼레이드 등 100여 개가 넘는 행사들이 10일간 쉴새 없이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와인, 치즈, 푸드 이벤트 (Wine, Cheese & Food Experience)로 캐나다에서 소비자에게 와인 품질의 신뢰성을 전하기 위해 고안된 품질인증제도인 VQA(Vintners Quality Alliance)를 획득한 고급 와인과 나이아가라 지역 최고의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9월 21일, 22일 양일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며 장소는 세인트 캐서린시, 몬테벨로 공원 (Montebello Park, St. Catharines)이다. www.grapeandwine.com



☞ 항공편 토론토까지 가는 직항편은 대한항공에서 주 3회 운항하고 있으며 비행시간은 약 13시간.

☞ 시차온타리오, 퀘벡 지역은 우리나라보다 14시간 늦으며 벤쿠버는 17시간 늦다. 4월 첫째주 일요일부터 10월 마지막주 일요일까지는 서머타임 실시로 1시간 빨라진다.

☞ 화폐 및 환율캐나다 달러(CN$) 1달러는 100센트. 1CN$ = 약 780원(2002년 9월 5일 기준) 캐나다 관광청 ☎02-3455-6065


글 서태경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2002/09/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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