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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 인터넷망 개통 20년

[인터넷 세상] 인터넷망 개통 20년

월드컵에 이어 아시안 게임의 열기가 전국을 휘감고 있다. 올해는 어느 해 보다도 국제적인 행사가 풍성했다. 월드컵과 아시안 게임에서 보여 준 국민적인 성원과 관심은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2002년은 스포츠 뿐 아니라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잊을 수 없는 해로 기억될 것이다. 국제 행사를 통해 정보통신 강국 ‘e코리아’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공교롭게도 국내에 인터넷 망이 개통된 지 꼭 20년째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우리나라는 1982년 서울대와 전자통신연구소 사이에 학술 목적으로 SDN(System Development Network)이 구축되면서 정보 인프라의 서막을 열었다. SDN은 미국과 유럽 지역 인터넷 망과 연동됐으며 90년 3월 KAIST와 하와이 대학 사이의 HANA 망을 개통시키는 모태가 되었다.

이를 발판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했다. 한 번 불붙은 인터넷은 불과 5,6년 만에 가히 혁명이라 불릴 만큼 빠르게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 결과 지금은 초고속망 가입 가구가 1,000만을 넘어섰으며 모바일 인터넷 인구도 2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인터넷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전문가들도 인터넷의 엄청난 파급 속도에는 혀를 내두른다. 도입 초기 이용자 수가 5,000만 명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라디오 38년, 텔레비전은 13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불과 4년 만에 이를 달성했다. 인터넷 혁명은 신석기 시대의 농업 혁명(BC 7000년경), 산업 혁명(17~18세기)에 이어 인류 역사를 뒤바뀐 세 번째 혁명으로 꼽히고 있다.

인터넷이 초고속으로 확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자체는 사실 물리적인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는 별반 관심이 없다.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다양한 정보가 바로 지금의 인터넷을 이끈 성장 동력이다.

여러 가지 정보 즉, 콘텐츠 중에서도 인터넷 확산에 크게 기여한 것은 사이버 증권과 포르노그라피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트레이딩은 자본주의의 최고의 가치라는 돈과 연결돼 있으며, 포르노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의 하나인 성과 관련이 깊다.

사이버 공간에서 성인 콘텐츠의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 성인 정보가 스팸 메일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보의 바다로 추앙 받던 인터넷이 이제는 음란물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 뿐 만이 아니다.

한 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자살 사이트에서 음란 채팅, 언어 파괴, 게임과 인터넷 중독까지 동전의 양면처럼 인터넷의 폐해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더 나아가 인터넷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아이들이 음란물이나 폭력물을 접하는 가장 손쉬운 채널일 뿐 더러 범죄 행위까지 조장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순기능을 이야기 하지만 인터넷 열기와 다소 주춤하면서 최근에는 역기능이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자. 이제까지 대부분의 사회 변혁은 항상 혼란을 동반했다. 산업 혁명은 경제, 사회적 이득을 가져다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대규모 인구 이동, 공해 증가, 아동 노동 증가, 근로 환경 악화와 같은 부작용을 낳았던 게 사실이다.

인터넷도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인터넷 개통 20년을 맞은 지금, 우리는 얻은 교훈의 하나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하다. 순기능은 더욱 늘리고 역기능은 반대로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진화한 20년 후 인터넷은 어떤 모습일지 자뭇 궁금하다.

강병준 전자신문 정보가전부 기자 bjkang@etnews.co.kr

입력시간 2002/10/0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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