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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의 경제서평] 북 경제개혁의 선결과제는 뭔가?

[이상호의 경제서평] 북 경제개혁의 선결과제는 뭔가?


■북한 경제체제 전환 분석
(신용도 이상목 조성일 공저/소화 펴냄)

북한이 신의주를 특별 행정구로 지정하고, 행정장관에 외국인을 임명했다. 그리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각종 파격적인 조건들을 제시했다. 그 직전에는 북일 국교 수립을 위한 정상회담이 열렸고, 환율 임금 물가 현실화 방안이 발표됐다.

동해선과 경의선 등 철도 도로를 잇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기도 했다. 북한의 움직임이 갑자기 바바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북한은 과연 변화할 것인가.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라는 국가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그 방향은 어디인가. 발표된 내용을 보면 신의주 지역은 홍콩 이상의 '특구'가 되는데, 그렇다면 북한은 제한된 지역이나마 과감하게 자본주의식 제도를 받아드이는 것인가. 체제 붕괴의 위험성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북한식 개방과 개혁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통일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 궁금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이 책은 신의주 특구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 발간 (2002년8월말) 됐지만, 북한 경제의 실상 및 미래를 전망하는데 좋은 참고가 된다. 한림과학원의 연구과제인 '남북한 경제통합을 위한 구조개혁 및 안정화 정책에 관한 연구'를 수정·보완한 것이다.

북한은 근본적인 체제의 개혁, 즉 체제 전환없이는 경제 붕괴가 불가피하며 체제의 붕괴는 남북한 경제 통합으로 이어지므로 이에 대한 전반적인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기본 입장이다.

지금과 같은 수준이 체제 유지적 경제 개혁으로는 단지 경제적 파국의 시기만을 늦출 뿐이라는 것이다. 통일은 평화적 자주적으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매우 불확실한 남북 관계 및 국제 관계, 그리고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과 구조적 문제점 등을 감안하면 북한 체제의 획기적 개혁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북한 경제의 체제 전환은 한민족 공동체로서 남북한 경제 통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 경제의 체제 전환 및 남북한 경제 통합과 관련한 여러 문제와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방향을 검토하는 것은 체계적인 사전준비와 신속한 정책실행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체제 전환이란 기본적으로 사유화에 기반을 둔 시장경제체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이 책은 정의하고 있다.

이 책은 동구권의 구 사회주의 국가들을 비교 연구대상으로 삼아 구체적으로 살폈다. 급진적 체제전환 사례로 폴란드와 체코, 점진적 사례로 헝가리를 각각 선정했으며, 체제전환과 경제 통합의 사례로 동서독의 경우를 별도로 다루었다. 이들 국가의 역사적 경험으로부터 북한 경제 체제 전환에 있어 유용한 시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북한 경제의 실태는 어떤가. 북한은 심각한 식량 난, 에너지 난, 외한 난을 겪고 있으며 이들 어려움은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북한 경제체제는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과는 또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일반적인 특징 이외에 획일적 주체사상과 결합된 군사정책이 또 다른 경제체제 운영의 원리로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끈임없는 전쟁준비, 군사시설 구축, 군사력 증가 등 군사정책 및 전략적 관점에서 북한의 경제가 운용되었다는 점에서 북한 경제를 군사 경제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북한의 경제 위기를 군사적 정책의 수행이라는 관점을 결여한 채 분석한다는 것은 경제 위기의 근본적 원인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충분치 못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북한 체제 전환과 경제 통합은 무엇보다 체제 전환과정에서 확대 또는 장기화하는 것을 막고, 그 과정에서 북한 지역의 생산과 교용의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장기적으로 남북한 간의 소득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북한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체제 전환 과정에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대표가 참여할 수 있는 기구의 설치 운영의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자들의 분석과 주장, 정책 방향 제시 등의 합리성이나 실현 가능성 등은 차치하고라도 통일에 대비해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이 책은 도움을 준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입력시간 2002/10/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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