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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

[인터뷰]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

“후단협은 잘못된 길 가고 있다 ”

“대선 후보를 단일화 하겠다는 중차대한 과제를 당 밖에서 별도의 단체를 만들어서 논의한다고 성사되겠습니까. 후보자단일화협의회(이하 후단협)는 빨리 당내로 들어와서 마음을 터 놓고 다시 대화해야 합니다”

동교동계의 좌장으로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함께 당의 대주주 격인 한광옥 최고위원은 10월11일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이회창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반대하는 사람들(후단협을 지칭해서)이 당 밖에서 후보를 단일화 한다고 나서는 것은 당을 깨자는 것이고 오히려 후보단일화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라며 후단협과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 최고위원은 또 “후보자를 단일화 하려면 지난 대선 때의 DJP(김대중-김종필)연합과 같이 양쪽 정치세력에서 꾸준히 노력하고 양보하며 뜻을 모아야 가능하지 일부 의원들이 모여 주장만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고 후단협의 앞날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로서의 사려 깊은 행동이 요구된다“며 “아직까지는 민주당의 대선후보로서 당내 모든 세력을 포용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진정한 후보 단일화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므로 노력여하에 따라 (단일화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기대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가 최근 주장한 4,000억원 현대상선 대출 압력설에 대해 “대출 건으로는 절대로 전화한 적도, 압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며 “엄씨가 단단히 착각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최고위원과의 인터뷰는 구 국민회의 당사였던 여의도 한양빌딩의 개인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당내 분위기 조만간 정상화 확신


- 후단협의 결성으로 당이 분당 위기까지 치닫고 있는데.

“(양손을 내저으며) 분당이라니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민주당은 민주화ㆍ개혁세력이 모여 만들어진 역사적인 정당입니다. 그간 수많은 위기 상황이 있었지만 모두 딛고 일어서지 않았습니까. 가까운 예로 지난번 국민경선 직후에도 일부 후보가 탈당을 운운하며 내분이 일기도 했지만 결국 원만히 해결된 것이 그 예입니다. 조만간 당내 분위기도 정상화될 겁니다”


- 후단협의 활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회창 후보를 꺾기 위해서 후보자를 단일화 하자는 원칙에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방법론이 문제지요. 우리 당의 노 후보와 정 의원 등을 단일화 하자면서 당 밖에서 소리를 높인다면 과연 일이 성사되겠습니까. 그건 당을 깨자는 이야기밖에 안됩니다.

이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작업을 하자면 먼저 당내에서 의견을 조율한 뒤 당 밖의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해 나가야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향후 한 달이 이번 대선의 가장 중요한 기간입니다”


- 후단협 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배 의원의 “국민경선이 사기극”이라는 돌출발언으로 소속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가로 저으며) 정말 경솔한 발언이고 이해가 안됩니다. 저도 국민경선을 직접 관여한 사람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아마 그 분도 (발언 내용이) 진심은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시에 선거위원장으로 위촉됐던 분인데 도대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하여간 후단협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도를 걷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실망도 했지만 아마 결국은 당내에서 다시 머리를 맞대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 한 최고위원은 쓴 웃음을 지은 뒤 허탈한 표정으로 잠시 허공을 쳐다보기도 했다)


- 일부 후단협 의원들은 탈당도 불사할 태세입니다.

“당을 떠나 다른 정당으로 소속을 옮기는 것은 정치적 명운이 달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치적 명분도 있어야 하고 시기와 방법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에요. 몇몇은 몰라도 당 전체를 뒤흔들만한 집단 탈당 등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 후단협은 JP와의 연대를 포함, 5자연대를 운운하며 단일화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현 정권은 남북화해와 경제회생, 복지ㆍ인권 및 IT 분야에서 혁혁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 정신을 계승하는 세력이라면 누구든지 존중해서 손을 잡을 수 있지요. 누구는 참신한 정치인이니까 되고, 누구는 구 정치인이라 안되고 하는 따위는 배격해야 합니다”


노후보, 좀더 사려깊은 행동 필요


- 후단협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노 후보에 대한 비판이 많은데.

“노 후보는 아직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입니다. 현재까지는…. (잠시 머뭇거리다) 그것도 국민경선을 통해 뽑힌 후보이므로 마땅히 존중돼야 합니다. 하지만 여론조사나 지역민심이나 각종 조사결과를 토대로 한 단일화 여론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점에서 노 후보가 보다 사려 깊게 행동해야 하고 당내의 반대세력까지 포용할 수 있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 동교동계의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궁금합니다.

“대통령을 모시고 민주화와 정권교체를 이뤄낸 정치세력으로서 그분의 업적을 이어갈 수 있는 후보를 옹립하는 게 중요하지요. 그러나 동교동계가 결집해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게 지금은 필요치 않다고 봅니다. 또 각자 생각이 다를 수도 있고…”


- 정 의원도 후단협 움직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급하다고 실을 바늘 허리에 묶어서야 되겠습니까. 정 의원도 그런 관점에서 판단하고 있을 겁니다”


단일화 가능성, 꺼진 불 아니다


- 이 상태라면 이번 대선은 3강구도로 치러질 전망이 많습니다.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인데 어떻게 지금 결과를 예단할 수 있겠습니까. 지난 대선에서도 당초에는 DJP연합이 절대 안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습니다만 결국 꾸준히 인내하면서 이뤄내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공식적인 후보단일화는 11월 초에 이뤄졌습니다.

시간을 두고 양측이 또는 여러 세력들이 설득하고 논의하고 노력한다면 (단일화가) 가능합니다” (그는 단일화를 위해 향후 한 달이 중요하다고 수 차례 강조한 뒤 노력여하에 따라 단일화 가능성이 아직은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엄낙용 전 산업은행 총재가 한 최고위원이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현대상선으로의 대출을 위한 압력성 전화를 걸어왔다는데.

“(소매를 걷어올리는 행동을 한 뒤) 무언가 그분이 착각을 했는지 아니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이곳 저곳에 전화를 걸 수는 있지요.

하지만 대출과 관련해서는 말조차 꺼낸 일이 없어요. 4,000억원인지 4,500억원인지 나도 신문보도를 통해 알았습니다. 정치인이란 원래 송사를 하는 게 아닙니다.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모두 떠안고 가야지요. 그런데 이번 건은 도대체 이해가 안 가 검찰에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소를 제기한 겁니다”


- 당내에서 후보자 단일화를 여전히 주장하고 계신데 앞으로의 역할은.

“어떤 일이든지 억지로 한다고 되는 일이 있겠습니까. 뭐든지 순리에 맞춰 합리적으로 이끌어 내야지요. 단일화도 그런 관점에서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면 역사가 회귀한다는 인식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는 인터뷰중 이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의 역사가 회귀하고 후퇴할 것이란 얘기를 두 차례나 강조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2/10/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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