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후보 "우리도 할 말 있소] "나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적자"

■민주공화당 허경영 후보

15대 대선에 출마해 3만9,055표로 7명의 후보 중 최하위를 차지했던 민주공화당 허경영 후보는 이번이 두번째 출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적자를 자임하며 공화당의 깃발을 내건 허 후보는 “중국이 계속 성장하는데 우리는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어 더 이상 국부 유출을 두고 보다 가는 몰락할 것 같아 나서게 됐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허 후보는 당선 가능성에 대해 다른 군소후보들과 달리 1,650만표를 얻어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올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는 역운(逆運)의 해이다. 월드컵 4강이란 예기치 못한 일도 일어났고 쓰레기 섬인 난지도가 월드컵 메카로 거듭났다. 이름도 없던 붉은 악마 응원단이 순식간에 700만명으로 늘어났다.

실패하리라던 부산 아시안게임도 북한 응원단이 찾아와 대 성황을 이뤘으며,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경선에서 누르는 파란이 연출됐다. 이번 대선도 혁명전야와 같은 일대 변화가 일어나 내가 앞서 가고 다른 후보들이 뒤를 좇는 1강 5중의 구도가 될 것이다”

그의 선거공약은 이색적이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먼저 그는 국회를 범죄 집단으로 규정, 당선 즉시 국회의원 전원 사법처리를 한 뒤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고 한다. 뒤이어 그간 작성해 둔 사회지도층 3,057명에 대한 단죄에 들어가고 암행어사제를 도입해 대통령을 대리한 감찰활동을 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기서 암행어사를 증명하는 대통령 후보 대리인 임명장 사본을 보여줬다)

또 모병제를 도입해 군 복무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고 국회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바꾸고 정원도 100명으로 줄여 국립현충원에서 취임식을 갖고 개헌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제부문 공약은 더욱 파격적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매월 50만원씩 생계비를 지급하며, 농민들에게는 5,000만원씩 무담보 무이자 대출을, 신혼부부에게는 남녀 각 2,500만원씩 지급한다. 그 재원 마련을 위해 상류층이 서류조작 등으로 국가에 내지 않은 소득세 147조원을 다시 거둬들여 이를 활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모든 전과를 사면해주고 교도소의 범죄인들을 석방하는 한편 신용불량자와 이혼경력자의 기록도 없던 일로 고치겠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런 사회적 문제는 모두 대통령들이 정치를 잘 못해서 파생된 것이지 국민 개개인의 잘못은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이력은 공약만큼이나 남다르다. 한국전쟁에서 고아가 돼 지리산에서 농촌에서 성장하다 중학교때 서울로 올라와 스님과 교회 목사의 양아들이 돼 학교를 마쳤다. 현재 공화당 총재 외에 박정희 사상 연구소 소장과 새마을정신혁명운동 중앙회 총재 등을 맡고 있다.

현재의 지지도를 묻자 허 후보는 “자체 조사결과 15%정도의 지지율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언론사마다 이런 나를 제외하고 힘 좋은 사람들 위주로만 조사하고 발표하니 내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아요. 다른 후보들과 동등하게 언론이 조명해 준다면 금방 (지지율이) 오르게 되는 이변이 연출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모든 언론사도 이익을 낼 수 없는 공익법인으로 바꿔 언론 재벌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지층 호소 전략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지금 1위를 달린다고 합디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유권자 입장에서 이 후보가 당선돼 봤자 손에 뭐 하나 주어지는 게 있습니까. 하지만 내가 되면 벌써 신혼부부들에게 5,000만원, 노부모 봉양자들에게 매달 100만원, 농민들에게는 거의 무상으로 5,000만원을 제공하는 건데, 이런 분들이 왜 나를 안 찍고 이 후보를 찍겠습니까.”

입력시간 2002/11/08 11:02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