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사이버시대를 살아가는 법


■ 거미줄에 걸린 웹
( 로라 J 구락 지음/ 강수아 옮김/ 코기토 펴냄)

사이버스페이스는 매력적인 신대륙이다. 안방에 앉아 한방에 지구 반대편의 수천 수만의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고 시공을 초월해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그리스 시대이후 사라진 직접 민주주의도 사이버공간 덕에 부활을 준비중이다. 신대륙이 구대륙을 앞섰듯이 엄청난 e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광활한 e마켓, 이상적인 e폴리틱스를 앞세운 사이버스페이스가 진짜 세계를 선도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사이버스페이스는 낙원이 아니다. 한시도 인터넷을 떠날 수 없는 이른바 ‘인터넷 페인(Pain)’의 구겨진 삶과 민주 시민을 삽시간에 마구 막말을 해대는 무뢰한이나 포르노에 병적으로 탐닉하는 엽색가로 전락시키는 인터넷의 광적인 익명성은 인류의 불길한 미래를 예고하는 듯하다.

<거미줄에 걸린 웹>은 웹의 거미줄에 걸리지 않고 비판적 태도를 지닌 의식있는 사용자로 살아 남기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 미국 미네소타대 수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를 위해 사이버리터러시(cyberliteracy)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이버리터러시는 가상을 뜻하는 사이버(Cyber)와 글을 읽고 해독하는 능력을 뜻하는 ‘리터러시(Literacy)’를 결합한 신조어로 사이버공간에서 허구와 진실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 정당한 논쟁과 극단주의를 간파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비판적이고 적극적인 독해력 등을 뜻한다.

사실 인터넷은 사회보다 휠씬 비민주적이고 왜곡된 공간일 수 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는데다 개인보다 기업이 우선시되며 미국이 사이버스페이스의 생사여탈권을 쥔 창조주처럼 터무니없을 정도의 권세를 부릴 수 있다.

그러나 사이버시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신대륙에서 노예가 아닌 시민이 되려면 사이버스페이스의 논리를 이해하고 다양한 준비를 해야 한다.

저자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예정된 미래를 향해 예정된 길을 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이버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하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시대로 맹목적으로 휘말려 들러가게 되는 만큼 인터넷에 대해 비판적이고 지적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입력시간 2002/11/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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