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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프레소] 돌아 온 나윤선

희로애락 담긴 현란한 재즈보컬

재즈 가수가 꿈꾸는 이상(理想)은 무엇일까? 물론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재즈에는 한가지 단서가 붙는다. ‘목소리를 악기처럼 다루는 것’이다. 그녀는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재즈를 가교로 해, 푸른 눈의 사람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보였다.

나윤선(34)이 왔다. 1995년부터 재즈의 강국 프랑스에서 6년 동안 보컬 공부를 마치고 돌아 온 그를 한국이 알아보기 시작했다. 2001년 3월 입국해 그 해 7월에 발표한 앨범 ‘Reflet(반영)’는 이미 1만장 팔렸다. 10월 24일 서울 양재동 현대 아트홀에서 김영수 프로젝트의 반주로 가졌던 ‘재즈 온 시네마’ 무대에서 들려 준 4곡은 국내 재즈팬들에게 기쁨이었다.

‘디어 헌터’의 주제곡 ‘카바티나’를 청아하게 부르던 소프라노는 호레이스 실버의 ‘Jody Grind’에 이르러 공격적 블루스로 갈아 입었다. 그러나 앵콜곡으로 택했던 안토니오 조빔의 ‘Triste’는 보사노바의 상쾌한 리듬을 타고 한국의 첫 본격 무대에 값했다. “썩 잘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본인의 소감에도 불구하고 그는 ‘진짜 재즈 보컬’이라는 신뢰감을 주었다.

그 요체는 무엇보다 스캣(scat)일 것이다. 무의미한 음절을 갖고 가수가 즉흥적으로 선율을 끌고 가는 독창적 전통은 재즈에만 존재한다.

물론 스캣을 전혀 구사하지 않고 독특한 음색으로 재즈 보컬의 진면목을 과시하는 가수도 있지만, 일반적 재즈팬이라면 스캣에서 우러나오는 자유의 느낌을 중시한다. 2000년 2월 유럽 최고의 재즈상인 ‘장고 라이하르트상’ 시상식에 게스트로 초대돼 불렀던 스탠더드곡들도 물론 그 스캣으로 빛났다.

나윤선의 독특한 스캣은 정규 재즈 수업의 결과다. “악기를 따라(copy)하거나, 좋아하는 뮤지션 특유의 솔로 라인을 목소리로 베끼는(copy)거죠.” 그래서 그는 콜트레인(색소폰), 마일스(트럼펫), 멜다우(피아노), 피츠제럴드(보컬) 등 빼어난 뮤지션은 물론, 자신이 특히 좋아 하는 쳇 베이커(트럼펫)를 몸속으로 넣는 데에 CIM 등 프랑스내 재즈 교육 기관 4곳의 과정을 6년 동안 이수했다.

다양함을 넘어서 현란하다고까지 느껴지는 그의 보컬에는 재즈는 물론 피그미족의 음악 등 오지의 음악까지 과정에 있었던 독특한 교과 과정도 한몫 한다.

탄력 있는 음색이 소문 나자 2학년부터는 파리의 유명 재즈 클럽 Duc du Lombards(롱바르 가의 공작)를 중심으로 마르세이유 툴루즈 등 30여곳의 도시에서 공연을 갖게 됐다. CIM에서 만난 프랑스 뮤지션들과 결성한 자신의 밴드 ‘윤순나 퀸텟’과의 콘서트였다.

1996년부터 자신의 생활비는 재즈 공연으로 충당했고 집에서 부쳐 온 돈은 학비와 레슨비로 들어갔다. 그는 고향 땅의 고마움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프랑스 클럽 출연이 1년 지난 1998년부터는 매 콘서트마다 ‘고향 생각(현제명 작곡)’, ‘세노야’, ‘초우’ 등 한국 노래를 꼭 집어 넣었다. “다행스럽게도 제 공연은 대부분 만원이었어요. 공연 뒤 찾아와서 아까그한국노래가뭐냐며물어들오죠.”

프랑스의 재즈 평론가 장 미셸 프루스트는 자신을 불러 만나 “뜻을 모르지만 한국말로 부른 노래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며 “목소리 안에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어 무슨 말을 하는 지 다 알겠더라”고 말해 주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재즈 프로 ‘One Way’에 “윤순나”의 곡을 거의 매일 틀고 있다.

악기와 인성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 스윙 리듬에 실린 한국적 선율의 매력을 선사할 나윤선의 활동이 기대된다. 지금 국내팬들과의 다양한 만남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2003년 1~2월 한달 동안은 파리를 중심으로 프랑스 투어에 나설 작정이다. `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2002/11/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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