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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의 경제서평] 기업은 인간의 마음까지 고용하라


■ 컴플렉소노믹스(로저 르윈ㆍ버루트 레진 지음/ 김한영 옮김/ 황금가지 펴냄)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서 기업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전과 같은 경영으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최근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경영 이론의 하나인 ‘컴플렉소노믹스’에 대한 것이다. 이 용어는 복잡한 양상을 띤 현대 경제(Economics)를 복잡계(Science of Complexity)의 관점에서 바라본 경영 이론을 가리킨다.

복잡계 이론이라는 최신 과학을 기업에 결합시킨 것이다. 저자는 ‘오리진’ 등으로 잘 알려진, 생물학에 복잡계를 도입한 생물학자인 로저 르윈과 그와 함께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버루트 레진이다. 역시 생물학자다.

복잡계가 어떻게 경영에 접목되는가. 그것은 한 마디로 세상이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세계에 대한 의문을 단순한 인과율의 법칙에 의해 풀어왔다. 그러나 자연 세계의 대부분이 비선형적이고 유기적이며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의 특징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인과율 법칙은 한계에 부딪쳤다.

이것은 경제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과거의 기계적 경영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계적인 경영 모델은 선형적 사고, 통제, 예측 가능성 등에 기초하지만, 이 모델에 따라 경영을 하다 보면 유기적이고 비선형적인 어떤 것에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인간이다. 인간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다. 이 책의 원 제목인 ‘The Soul at Work’가 이를 말해 준다. 1911년에 출간된 미국 프레드릭 테일러의 ‘합리적 경영의 원리’에서 이론화해 헨리 포드에서 꽃이 핀 기계적 모델과 인간 중심의 경영을 놓고 반세기 이상 논쟁이 계속됐지만 항상 전자가 우세했다.

헨리 포드는 “필요한 것은 노동력뿐인데 도대체 왜 온전한 인간을 고용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오늘날 경영자들도 별로 다르지 않다. 그들은 “필요한 것은 두뇌뿐인데 도대체 왜 마음까지 고용해야 하는가”라고 말할 지 모른다.

경영자들 사이에서 도대체 왜 인간의 중요성이 그토록 지속적으로 거부되고 망각되어 왔는가. 사람이 사업의 수입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평가되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사람을 대체 가능한 부품으로, 통제 가능한 사물로 취급하고 고분고분하게 복종하라고 가르치며 기존 체계의 연료로서 소모하기만 할 때 그 조직은 불가피하게 좌절과 분노와 고립으로 멍들 것이고 결국 사업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면 도대체 어떻게 이 분명한 사실이 번번이 외면당해 왔을까.

이러한 것들이 지금까지 경영과 인간에 대한 저자들의 기본 인식이다. 그래서 저자들은 ‘자신감에 넘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바로 지금 그리고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과학 이론이 출현하여 인간 중심 경영의 타당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복잡계 과학을 통해 우리는 과학에 기초를 두고 인간 지향적 경영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복잡계 과학은 인간의 사회 조직을 기계와 같은 것으로 보았던 전통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적응하고 진화하는 살아 있는 유기체로 본다.

이 과학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저자들이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다”는 말을 인용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따라서 복잡계 과학을 도입한 회사들은 사내 조직을 평면적으로 구성하고 직급을 단순화 시키며 개방적인 의사 소통과 다양성을 장려한다.

복잡계 과학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가진 기업들만이 이 시대에 적응할 수 있고 최첨단의 자리를 뺏기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간단히 말해 복잡계 경영의 특성은 인간의 두뇌나 노동력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고용하는 것이다. 경영자는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경작을 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복잡계 경영은 어떻게 기업에서 활용되고 있는가. 저자들은 2부 ‘행태와 규모가 아주 다른 기업들의 복잡계 경영 이야기’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뮬렌버그, 세인트 루크스, 베리폰, 코넬리아 스트리트, 듀폰, 바벨 인테리어, 산업조합, 몬산토, 가디언 등의 경우다.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복잡계 경영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어 읽어나가는데 지루함을 주기도 하지만, 말하려고 하는 바를 분명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장점도 있다. 21세기에 성공하는 기업은 인간적 관심이 충만한 기업이라는 것이다.

입력시간 2002/11/2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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