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데이트] '착한 여자' 최지우

'피아노 치는…', 엽기 여교사 역 "참 재미있게 망가졌어요"

깻잎머리에 무릎 위로 껑충 올려 입은 치마, 껌을 짝짝 씹어대는 교복 차림의 불량 학생(?). 12월 6일 개봉하는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감독 전만배 ㆍ제작 씨네윌)에서 톱스타 최지우(27)가 선보이는 파격적인 모습이다.

올 초 인기 태풍을 일으킨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아련한 사춘기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교복 차림으로 등장했을 때와는 영 딴판이다. 10년쯤 되돌린 세월을 무색케 하는 상큼한 외모만이 그대로였다.


“학창시절에 좀 놀았었나” 의심

촬영 초기 전만배 감독은 최지우에게 ‘귀엽게 망가지는 연기’를 주문했다. 한국의 ‘맥 라이언’이 될 것을 요구한 것이다. 감독의 까다로운 주문에 따라 계속되는 NG. 하지만 연기의 톤을 분명하게 감지한 뒤로 확실히 달라졌다. ‘이거 완전히 날라리 아냐?’ ‘학창시절에 좀 놀았지?’ 하는 의심이 절로 들게 하는 모습이다.

“쑥스러웠어요. 연기로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던 모습이라서 긴장도 했지요. 감독님만 믿고 찍었어요. 그래도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워낙 밝아서, 참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은 대통령과 여교사와의 로맨스를 다룬 코믹물이다. 그가 맡은 역은 엽기적인 여교사 ‘은수’로 자신이 새로 맡을 학급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불량 학생으로 위장까지 하는 엉뚱한 인물이다. 대통령과의 특별한 인연은 대통령의 딸인 문제아 ‘영희’의 담임을 맡으면서 시작된다.

당돌함에 있어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만한 캐릭터다. 대통령 딸의 따귀를 후려 치는가 하면, 급기야 대통령 배에 강력한 ‘주먹’ 한 방을 날리기도 하는 배짱 두둑한 여자다. “실제 상황이라면 어떻게 감히 대통령을 야단치고 숙제를 내주겠어요? ‘이것은 영화다’ ‘현실이 아니다’ 하며 열심히 ‘오버’ 했어요.”

최지우의 영화 출연은 1999년 ‘인정사정 볼 거 없다’ 이후 3년 만이다. 데뷔 이후 ‘박봉곤 가출사건’ ‘올가미’ ‘키스할까요?’ 등에서 간간이 스크린에 얼굴을 드러냈지만, 드라마와 유난히 인연이 깊다. “드라마를 특별히 좋아해서가 아니라, 우연히 드라마 쪽에서 좋은 작품이 계속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994년 MBC 탤런트 공채에 합격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최지우는 당시 최연소 합격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단박에 스타가 된 것은 아니었다. 97년 KBS 드라마 ‘첫사랑’에서 배용준의 상대역 ‘석희’로 주목 받기까지 3년 동안 단역을 전전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후 출연한 ‘진실’ ‘신귀공자’ ‘아름다운 날들’ ‘겨울연가’ 등의 드라마에서 한결같이 순하고 착한 역할을 맡아 ‘착한 여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잘 알려졌다시피 최지우는 ‘시청률 불패 신화’를 갖고 있다.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는 모두 성공했다. 출세작인 ‘첫사랑’은 64.8%로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이후 출연한 ‘진실’과 ‘아름다운 날들’에 이어 최근 신드롬을 일으킨 ‘겨울연가’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최지우는 연기자로서 눈물을 흘린 날이 많았다. 미숙한 발음과 표정 연기 때문에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으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출연한 ‘아름다운 날들’은 각별히 기억에 남는다. 연기 생활 8년째를 맞아 드디어 “연기력이 부쩍 좋아졌다”는 평가를 끌어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매력 빛난 캐릭터

이번 작품의 출연도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눈물의 공주’ 역을 과감히 내어놓은 최지우의 변신은 신선했다. 간혹 다소 과장된 연기가 눈에 띄지만, 엽기 발랄한 캐릭터를 소화해 내기에 별 무리가 없다. 더욱이 그녀만의 순수한 매력은 밝은 캐릭터에서 빛을 발한다. 과연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하다.

최지우의 연기력이 좋아진 데는 상대 배우인 안성기의 도움이 컸다. 이미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함께 출연한 바 있지만, 제대로 된 연기 호흡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지만 어색함이 없게 그녀를 다독거려줬다.

“워낙 대선배님이라 ‘선생님’하고 호칭했더니 그냥 ‘선배’라고 편하게 부르라고 하셨어요. 무게가 있으시면서도, 편안하게 해주세요.”

안성기의 투철한 연기관도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7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셨는데도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매번 새롭다고 하세요. 그리고 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시죠. 저도 선배님처럼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아 진지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최지우는 새침해 보이는 외모를 지녔지만 실은 매우 밝고 싹싹하다. “영화 속 발랄한 ‘은수’ 역과 실제 성격이 흡사하다”고 소개한다. 당연히 친구가 많다. 연예인으로는 신애라 오연수 유호정 이민영 등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이 동료들과 ‘해피투게더’라는 이름의 모임을 가지면서 연말에는 골수암 환자를 돕기 위한 바자회를 열 생각이다. 얼굴 만큼 마음도 예쁜 그녀다.


영화 한편 더 찍고 TV 복귀

‘피아노 치는 대통령’ 촬영을 끝내고 잠시 쉬고 있는 요즈음, 캐스팅 제의는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홍콩 영화 ‘낙화청춘’에 3억원의 개런티를 받고 출연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다만 브라운관 복귀는 한동안 어려울 것 같다. “영화 한 편 더 할래요. 영화에서 좀 더 연기력을 쌓은 다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갈게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틈만 나면 잠을 자요”

‘피부 미인’ 최지우가 밝힌 좋은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이다. 미인은 ‘잠꾸러기’ 라는 말이 맞는 셈이다.

최지우는 최근 ‘깨끗함’을 모토로 하는 니베아 화장품의 국내 론칭 브랜드 ‘비사지’의 모델로 전격 발탁됐다. “유명인을 모델로 기용하지 않는다”는 니베아의 불문율을 처음으로 깬 극히 이례적인 일. 리서치 결과 최지우가 가장 깨끗한 피부를 가진 연예인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미녀스타 최지우는 2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뽀야면서도 아기 같이 부드럽고 탄력이 있는 피부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피부 관리를 위해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단다. 오히려 주변에서 “겨울인데 피부에 신경 좀 써라”고 걱정할 정도다. 다만 그녀는 누구나 알고 있는 피부 관리의 원칙을 충실하게 지킨다.

스케줄이 바빠 푹 쉴 수가 없을 때에는 차 안에서는 물론 분장실 같은 데서도 짬짬이 눈을 붙인다. 촬영 스케줄이 없을 때에는 화장을 안 하고 피부를 쉬게 해준다. 이 외에도 항상 생수병을 들고 다니며 틈만 날 때마다 물을 마시는 것이 고운 피부를 간직하는 한 비결이라고 한다.


  • 프로필
  • 생년월일: 1975년 6월 11일 키: 174cm 몸무게 : 50kg, 특기: 현대 무용, 승마, 스키 별명: 담비, 깜찍이, 토깽이(깜짝깜짝 잘 놀래서) 좌우명: 인간성 좋은 사람이 되자 가족사항: 1남 1녀 중 막내 종교: 기독교 출신교: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데뷔: 드라마 ‘전쟁과 사랑’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2002/12/09 10:17


    배현정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