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첫 음란카레 'G-SHOP'

여성의 性을 양지로 끌어낸 '성 사랑방'

"우리는 솔직한 성표현을 위해 싸우는 '독립군'과도 같습니다."

성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성사랑방'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치초로 동장한 음란카페 'G-SHOP'이 그것. G-SHOP이란 소수의 민감한 여성들만 가지고 있는 성감대를 뜻한다.

때문에 이곳을 출입하는 사람들은 섹스와 오르가슴 등 껄끄러운 주제들에 대해 부담없이 얘기를 나눈다. 그렇다고 해서 음란한 곳은 아니라는게 카페측의 주장이다. 성애 대해 보다 솔직해지자는 의미에서 이같은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오르가즘 등 민감한 얘기 만발

G-SHOP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젊음의 거리 홍익대 입구다. 홍익대 입구세오 오른쪽으로 조금만 가다보면 깔끔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카페 대표인 이연희(27)씨는 "성에 대해 너무 억압적이라는 생각에 가게를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G-SHOP의 모테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팍시러브(foxylove.net)도 같이 운영하고 있는 그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다 보니 상당수 남녀들이 성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것을 느꼈다"며 "이들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G-SHOP은 현재 팍시러브 회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가게 간판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도 꽤 된다. 이중 상당수는 게이 등 성적 이단아들이다. 얼마전에는 할아버지가 찾아와 노인들의 성적 억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제는 룸살롱으로 착각하고 찾아오는 일부 손님들이다. 이들은 다짜고짜 "아가씨를 불러달라"로 억지를 쓴다. 이들이 이곳을 찾는 시간은 대개 자정을 전후해서다. 술이 얼큰하게 오르면 누군가의 안내에 이끌려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는 실망하고 돌아간다.

이 사장은 "자정을 전후로 해서 중년층들이 무더기로 몰려와 '아가씨를 불러달라' '쇼를 보여달라'고 주문하기도 한다"며 "우리 가게는 성애 대해 솔직하게 얘기를 나누는 곳이지 성을 파는 장소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실제 가게 내부는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20여평 남짓한 가게는 은은한 조명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고급 카페를 연상케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선 팍시러브의 여성현장을 접하게 된다.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명랑한 성문화를 만들자"는게 이 헌장의 주된 내용이다.


남녀 성기 형상화한 인테리어 눈길

성을 형상화한 각종 인테리어가 이곳을 볼거리다. 팍시러브의 인테리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석고로 만든 각종 인테리어는 남녀의 성기나 신체부위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각품을 연상케하는 기묘한 모양의 인테리어는 '남녀합일' '여성의 자궁'등을 추상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사장은 "가게를 둘러보면 여러가지 인테리어가 있는데 별 생각없이 만든 것 같아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며 "모두가 이름있는 작가에게 부탁해 특수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메뉴판을 열어보면 더 독특하다. 각종 춘화와 성행위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그 옆에는 남성 성기 모양의 '페니스 돈까스'. 으깬 감자를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 건포도를 얹은 '유방 포테이토'등이 적혀 있다.

입구 좌우측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전시회가 열린다. '성인용품 전시회'와 남성 음모 전시회인 'Men`s Hairs'가 그것이다. 성인용품 전시회는 현재 71종의 자위기구나 섹스 보조기구가 전시돼 있다. 이사장은 "원래 72종인데 최근 1개를 도둑맞는 바람에 지금은 71종으로 줄었다"며 "판매는 하지 않지만 본인이 현장에서 시험해 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음모 전시회는 회원 한 사람이 3개씩 기증한 음모를 모아 마련했다. 기증된 음모를 액자로 포장해 전시했는데 현재 34개가 전시돼 있다. 카페측은 추가 기증자가 있어 70여개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이 같은 이벤트가 성을 양성화해 건강한 성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흔히 '밝힌다'고 하면 '날라리' 로 작각하기 쉽다"며 "그러나 '밝히는 것'이야말로 성에 대해 자기가 원하는 것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자신의 성에 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부인과 함께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김모(34)씨는 "집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이곳에서는 쉽게 할 수 있다"며 "한참 얘기를 하다 보면 그동안 쌓아두었던 오해가 풀린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한다는 김모(32)씨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며 "그동안 내가 너무 성에 대해 억압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피임강좌·자위행위 세미나 준비

이 사장은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성들과 달리 여성은 언제나 성에 대해 수동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남자의 성은 식욕처럼 본능적인 것이라고 말하면서 여자에 대해서는 '먹고 할 짓이 없으니까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면박을 주고 있다"며 "조선시대가 아닌 만큼 구태의연한 생각을 버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덕분에 이 사장은 회원들 사이에 '대장'으로 불린다. 명함에도 '사장'이 아닌 '대장'으로 게재되 있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은 "너무 튄다"며 스팸메일이나 전화로 욕을 퍼붓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장은 개의치 않는다.

이 사장은 "메일을 열어보면 '얼마나 잘 하는지 나랑 한번 해보자' '배가 부르니가 별 짓을 다한다'는 등의 메일이 수십개 배달될 때도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앞으로 여성의 '성해방'(?)을 위해 정기 이벤트를 마련할 예정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벌이던 운동을 오프라인으로 확대, 여성들이 성적 자신감을 갖도록 각종 세미나를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 강사를 초청해 '피임 강좌' 나 '마스터 베이션 세미나' 등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입력시간 2002/12/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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