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새로운 체형교정 치료법 ‘지방분해술’

비만클리닉을 찾는 여성들 중에는 의학적인 기준으로 비만이 아닌 여성도 많다. 이들은 정상 체중이거나 혹은 저체중인 경우로 단지 아름다운 몸매를 원해 병원을 찾는다. 지금까지 이들에게 의사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잘못된 신체 이미지를 바꿔주기 위한 상담과 행동수정요법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의사들 중에는 환자의 요구에 못 이겨 무리하게 비만치료제를 쓰는 경우도 있고 고지식한 의사들은 비만클리닉의 치료가 필요 없다고 설득해 환자를 돌려보내기도 한다. 병원에서 만족스러운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은 결국 비제도권 의학이나 상업적인 비만센터로 갈 수 밖에 없다. 그곳에서 그들은 그나마 남아있던 근육마저 줄어들어 더 이상 혼자서는 다이어트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렇다면 정상 체중의 비만클리닉을 찾는 환자들에게 의사가 해줄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필자는 바로 환자의 체형과 피하지방에 의사가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하지방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복부 내장지방과는 달리 건강의 위험요인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여성들이 걱정하는 것은 건강에 앞서 체형이다. 환자의 관심은 체형에 있는데 의사는 건강만 운운한다면 성공적인 비만치료를 하기는 어렵다.


빼고싶은 부위의 지방을 없앤다

다행히 현대의학은 의학적 필요가 아닌, 미용 목적의 체형 교정을 가능케 하는 여러 가지 수단들을 갖고 있다. 독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방법이 바로 지방흡입술이다. 살을 빼고 싶은 부위의 피부 아래에 도관을 삽입한 뒤 초음파 등을 이용해 지방을 빨아냄으로써 체형을 교정한다. 주로 성형외과에서 시행되어온 이 방법은 신속하고 확실하게 피하지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마취를 해야 하는 부담이 있으며 수술 후 피부의 멍이나 부종, 탄력감소 등의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 도관을 삽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환자의 몸에 부담이 되는 의료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술 후 부종을 없애고 원하는 몸매를 얻기 위해선 약 2~3개월간 탄력붕대를 감고 지내야 한다. 드물지만 지방 알갱이가 혈관을 막아 생기는 치명적인 폐동맥 색전증이란 부작용도 있다.

이러한 지방흡입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국내 의료계에 도입된 체형 교정술이 바로 지방분해술이다. 지방분해술이란 프랑스에서 처음 개발된 시술로 초음파나 음압, 전기자극 등 다양한 자극을 피부 위에 가해 피부 아래 위치한 지방덩어리와 주위의 엉긴 섬유조직을 분해시켜주는 치료법이다. 도관을 삽입하지 않아도 되므로 아프지도 않고 마취도 필요 없다.

중요한 사실은 지방분해술의 주된 치료 대상이 단순한 지방덩어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사량을 줄여도 좀처럼 살이 빠지지 않는 부위가 주된 치료대상이다. 복부, 허벅지 그리고 엉덩이 등이 대표적 부위다.

현미경으로 이 부위의 피부 아래를 살펴보게 되면 셀룰라이트(cellulite)라 불리는 오래된 지방과 섬유질의 덩어리를 볼 수 있다. 비교적 최근 연구되기 시작한 셀룰라이트는 특히 여성의 체형을 변형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셀룰라이트의 발생엔 여성호르몬이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증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셀룰라이트가 남성에겐 거의 없고 대부분 여성에게 생긴다. 또한 셀룰라이트가 생기기 시작하는 시기는 사춘기다. 그리고 셀룰라이트가 주로 임신과 수유기간 그리고 생리가 있는 동안 악화된다.


오래된 지방과 섬유질 덩어리 제거

셀룰라이트는 인종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여 백인 여성이 흑인이나 황인종 여성에 비해 셀룰라이트가 더 많이 생긴다. 민족간의 차이도 관찰이 되는데 남유럽의 라틴계 여성의 경우에는 셀룰라이트가 주로 엉덩이 쪽으로 많이 축적이 되고 앵글로 색슨족이나 북유럽의 여성에서는 복부에 더 많이 축적된다. 또한 혈액순환의 장애가 많은 사람에서 더 빈번하게 생긴다.

앞서 언급한 지방분해술은 이러한 셀룰라이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지방분해술 역시 몇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 시술 후 1~2일 안에 반드시 40~5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분해된 지방이 산화되어 몸 밖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눈에 띄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1회에 1시간씩 주 2,3회 간격으로 모두 1~2달 이상 받아야 한다.

날씬한 몸매를 지향하는 체형 교정도 검증된 체계를 갖춘 의학적인 접근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지금까지 의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체형교정술은 앞서 언급한 지방흡입술과 지방분해술 두 가지다. 각각의 장단점이 다르므로 의사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알맞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여에스터 에스더클리닉원장

입력시간 2003/01/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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