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의 한의학 산책] 골다공증

골다공증을 순 우리말로 풀어보면 뼈에 구멍이 많다는 뜻이 되는데, 단위 용적 당 차지하는 뼈의 성분이 감소하여 적절한 골격유지가 안 되는 것을 말한다. 뼈에 구멍이라니, 아마도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다고 병원에서 한 번쯤 경고를 받아본 사람이라면 이 공포스러운 병명에 막막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골다공증은 흔히 노인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젊은 사람들에게도 나타난다. 뼈는 계속 파괴되고 형성되는 과정을 겪게 되는데, 만들어지는 양이 파괴시켜 없애는 양보다 적어지면 골다공증이 발생된다.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골다공증을 만들어 내는 상황과, 골다공증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가지 사고가 훨씬 심각하다. 미국에서는 2,0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노령인구가 점점 증가하므로 골다공증의 빈도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 뼈가 만들어지는 양보다 흡수되는 양이 급속히 증가하므로 골다공증이 잘 생긴다. 이러한 경우가 폐경 여성에서 약 30%정도 나타난다.

골다공증 치료는 폐경이 된 후에 시작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고 골감소 상태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골 소실은 폐경이 되면서 가속화하지만 65세 이후에도 지속되므로 65세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같은 골다공증이라도 원인을 잘 가려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의 결핍으로 발생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남성에게는 노화에 의한 골다공증이 많으므로,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 칼슘의 섭취 및 대사, 흡수에 영향을 주는 질병인 갑상선 질환, 부갑상선 질환, 쿠싱증후군 등이 있는 경우에도 골다공증이 동반되며, 만성 간질환, 위장병, 만성 소모성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운동부족이나 무심코 먹는 각종 약물도 골다공증을 유발하므로 세세하게 살펴야 한다.

골다공증이 의심되는 사람이라면 평소 올바른 자세와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 한다. 자세가 앞쪽으로 혹은 옆으로 기울어져 있으면, 뼈가 한쪽으로만 압력을 받게 되어 쉽게 손상되고 통증이 발생된다. 가슴, 어깨와 허리를 꼿꼿이 펴고, 의자 뒤에 엉덩이를 바싹 붙인 자세가 좋은 자세이다.

골다공증에 좋은 운동은 신체를 아래위로 흔들거나 중력을 받는 운동이다. 모든 사람이 체력이 다르고, 전신상태가 달라서 한가지 운동만을 권하기는 어렵다.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테니스, 배드민턴, 에어로빅 등이 좋으며, 수영은 직접적으로는 도움은 안되나 근력을 증가시켜준다.

일반적으로 가장 쉽고 안전한 운동은 걷기인데, 등에서 땀이 약간 배거나 숨이 약간 찰 정도나 근육이 약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좋으며, 바른 자세로 하루 30분, 일주일에 5 일 이상 2~3 km정도 걷는 것이 알맞다.

운동하면서 햇빛을 보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만들어 내므로 칼슘 흡수가 증가되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먹거리를 통해 충분한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단순한 칼슘섭취는 성장기나 영양 결핍 상태에서만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성인에 있어서는 칼슘만으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바른 생활 습관만 가져도 어느 정도 골다공증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으나,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더 좋다. 뼈는 신장과 방광이 주관하며, 담 즉 쓸개도 관여한다. 이들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뼈도 따라서 약해지게 된다.

또한 선천적으로 품부(稟賦)받은 것이 부족해도 뼈가 쉽게 늙는다. 자궁이 좋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들 내부 장기를 조절해줘야 근본적인 뼈의 형성이 가능한 것이다. 이외에도, 침이나 온열자극치료, 목욕요법, 향기요법 등등 많은 방법이 있는데, 모두 정확한 원인을 가려낸 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겨울에 눈이 내려 길이 얼게되면 미끌어지는 사고가 잦아지는데, 동네 어르신들이 다니시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장

입력시간 2003/01/0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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