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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금지된 '사랑'과 '게임'에 열광하는 가

'순수' '대박'코드의 특별할 삶 그린 드라마, 젊은층에 어필

경쟁하듯 치열함까지 보인다. 그리고 끊임없는 입소문을 통해, 인터넷 사이버 공간을 통해 자신의 입장과 지지를 강권하는 젊은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성(性)에 따라 편을 갈라 두쪽으로 나뉘어 자기 편의 눈덩이를 키우고 있다.

같은 시간대 남녀 10~20대 시청자의 시선이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 시선의 끝에는 우리 시대 젊은이의 사고와 이들의 생활 또는 사랑 방식을 지배하는 코드가 있기도 하지만 현재의 사랑의 형태에 모반을 꾀하는 움직임도 있어 흥미롭다.

시선의 끝은? 바로 MBC와 SBS가 수, 목요일 같은 시간대에 각각 방송하는 드라마 '눈사람'과 '올인'. 시선만 반대 방향이 아니다. 이들 드라마에 대한 10~20대 남녀의 귀의 촉각도 반대다. PC방이나 음반 가게에서 '눈사람' 의 주제가 '혼자만의 사랑'을 듣거나 흥얼거리는 여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올인'의 주제 음악인 '처음 그날처럼'에 열광하는 남학생들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모반과 역행, 대박에 가슴 설렌다

이 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과 열띤 반응 너머에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의미가 있어 더욱 흥미롭다. 드라마라는 것이 어차피 다양한 형태로 사람의 의식과 사회지형도, 그리고 문화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인'과 '눈사람'은 요즘의 젊은 남녀의 사고방식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고 있어 그 의미가 각별하다.

'눈사람'은 처제오 형부와이 금기된 사랑을 주제로 내세우고 '올인'은 파란만장한 도박사 차민수의 운명과 사랑을 그린 노승일의 동명소설을 드라마화 한 작품이다. 방송 시작한 후 20~30%대가 넘는 초강세 인기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특히 '올인'의 경우, 방송 3주만에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야인시대'(36.2%)를 누른데 이어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MBC일일 드라마 '인어 아가씨'(43.4%)의 자리를 위협하는 38.3%를 기록했다.

물론 이는 시청률 수위 경쟁을 벌이던 '인어 아가씨'와 '야인시대'가 느슨한 이야기 전개와 설득력을 상실한 상황 설정으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올인'과 '눈사람' 두 드라마에는 젊은이들의 정서와 감성, 사랑과 삶의 방식에 영향을 주는 코드가 있어 이들을 강력하게 흡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의 의식과 정서에 끊임없이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대박을 노린 '한탕주의', 체면문화의 유전자 변종인 '폼생폼사', 그리고 일회용 문화의 결정체인 '쿨'이다.

'올인'과 '눈사람'에는 이러한 젊은이들의 의식과 정서를 지배하는 코드가 진하게 배어있는가 하면모반과 역행도 있어 10~20대들이 두 드라마에 빠져들고 있다.

'올인'은 평소 접하기 힘든 카지노와 도박 세게에 대한 노출, 이병헌 송혜교 지성 박솔미 등 스타 캐스팅, 미국과 제주등에서 촬영한 화려한 볼거리. '모래시계'의 분위기를 풍기는 음악과 드라마 전개방식등 다양한 인기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의식을 교묘하게 바탕에 깔고 있다.

'올인'은 부모없이 사기 화투판을 전전하는 삼촌 밑에서 청소년기를 싸움과 도둑질로 보내다 살인을 해 7년형을 살고 나온 뒤 우연한 기회에 발을 들여놓은 카지노에서 자신의 선천적인 승부사 기질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는 인하(이병헌)의 극단적인 삶과 고굥생 시절에 잠시 스쳤다 출옥한 후 다시 만난 고아출신의 딜러(송혜교)와의 운명 같은 사랑이 주 내용이다.

드라마에서는 희망의 싹조차 애초에 찾을 수 없었던 인하가 주먹과 승부사의 기질만으로도 승승장구한다. 조폭과의 대결에서도, 속고 속이는 피말리는 도박판과 카지노에서도 그리고 가슴아픈 사랑에서도 그는 인생의 모든 것(All in)을 걸면서 절망의 삶을 장밋빛 삶으로 전환시킨다.

여기에 숨겨져있던 것이 교묘한 외형을 한 한탕주의와 품생폼사이다. '올인'에는 성실한 노력과 땀 흘리는 노동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이기느냐 지느냐'라는 이분법적인 세계만이 존재하는 카지노에서 이병헌의 쾌도난마식 승승장구는 젊은이들의 눈을 붙들어 놓는 것이다.

내일이 없다는 식의, 오늘에 모든 것을 거는 이병헌의 거칠 것 없는 명쾌함은 멋있게 살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선망 그 자체이다.


이분법적 세계의 함정 고스란히

'올인'은 이처럼 벤처, 코스닥열풍, 정선의 카지노 인기, 그리고 최근의 로또 광풍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와 젊은이들을 지배하는 한탕주의와 연결돼 있고 한탕주의와 쌍생아인 폼생폼사가 드라마 전반에 깔려 있다.

삶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흘려야 하는 땀의 과정은 이제 상당수 젊은이들에게는 구질구질함으로 의미가 변화한다. 한 단계 이뤄내는 내실보다는 화려한 외형과, 한단계 이뤄내는 내실보다는 화려한 외형과, 노력이 거세된 엄청난 성공만이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매춘조차도 서슴없이 하는 청소년들, 수천만원의 카드 빚을 지면서도 명품 구입에 열을 올리는 학생들에게는 한달 내내 힘든 노동에 시달리면서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아가야 하는 서민의 땀과 노력은 구차함이다.

" '올인'은 재미는 잇다. 하지만 감동은 없다. 꽉 찬 것 같기도 하고, 공허하기도 하다"는 한 시청자가 방송사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시청 소감은 이 드라마가 기저에 갈고 있는 젊은이들의 코드 때문일 것이다.

'올인'이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의식의 유형을 교묘하게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면 '눈사람'은 10~20대의 사랑 방식에 모반과 역행을 꾀하고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요즘 젊은이의 사랑방식을 지배하는 코드는 '쿨'이다. '눈사람'은 형사인 형부(조재현)와 부모없이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처제(공효진)라는 우리 사회의 금기와 불륜, 그리고 극단으로 동일시되는 개릭터를 중심으로 쿨한 사랑의 허무함을 드러내며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드라마다.

젊은이들이 구사하는 직접화법의 대사, 경쾌하고 밝은 화면의 전개와 연기파 배우인 조재현의 자연스러운 캐릭터 소화력과 엽기스러움마저 편안하게 다가가게 하는 공효진의 녹록치 않은 연기력, 그리고 젊은이들의 마을을 사로잡는 주제가 등 '눈사람'에는 시청자. 특히 10~20대 젊은 여성들을 붙잡는 다양한 인기 요인이다.


금지된, 그러나 지순한 사랑

그러나 무엇보다 쿨과 상극점에 있는 지순한 사랑이 있기에 젊은이들이 빠져든다. 이해타산으로 무장한 일회용 사랑이 난무하는 요즘 '인생이 하나이듯 사랑도 하나'라고 노래한 시인의 절규는 공허하기만 하다.

쿨한 남자와 쿨한 여자가 이상적인 연인상으로 자리잡을수록 진정한 사랑을 위한 지난하고 진정한 몸부림은 구차함으로 전락한다.

사랑하는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거나 좋은 조건이 사람이 나타나면 언제든지 관계청산을 너무나 깔끔하게 하는 편리함과 정혹함을 내장한 '쿨'이라는 단어 앞에서 사랑은 제구실을 못한 채 박제된 단어가 된다.

쿨한 관계는 요즘 많은 젊은이들의 사랑 풍속도의 키워드다.

그러나 인스턴트 사랑과 쿨한 관계가 젊은이들의 사랑방식을 지배할수록 사람들은 가슴속 한켠에순수하고 맑은 사랑을 그리워한다. 사랑의 위대함을 갈구하기도 하고 사랑의 힘을 믿고 싶어한다. 형부와 처제의 금기의 사랑을 통해 역으로 지순한 사랑의 빛갈을 보이고 있는 '눈사람'에서 "아무도 모르게 보기만 할게, 하늘도 땅도 모르게. 언니도 모르게. 제발 가란 소리만 하지만"라고 울먹이는 처제(공효진)의 진실하고 절절한 사랑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 속의 쿨한 연인들조차 부러워한다.

공허함을 끊임없이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등장한 쿨한 사랑에선 진실과 순수가 거세돼 있다. ㅋ툴한 사랑은 공허감을 달래기 위한 편리한 방식이지만 공허감을 호가대재생산할 뿐이다.

'눈사람'은 사랑을 하면서도 늘 공허한 10~20대의 마음의 공복을 채워줄 사랑의 순수함을 묘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때문에 "내내 울었습니다. 비록 형부와 처제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금기를 뛰어넘은 처제의 순수한 사랑은 늘 마음에 담고 살 것 같어요"라는 한 여학생의 시청소감이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미래지향적 의식 '결여' 아쉬움도

드라마는 제작진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화면 너머의 시청자의 삶과 생활 그리고 의식에 영향을 미친다. 허술한 내용과 진부한 케릭터 설정 등 완성도가 떨어지는 드라마의 범람속에서 '올인'과 '눈사람'은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로 승부하는,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는 흥미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두 드라마에 젊은이의 정서와 인식을 발전적으로 승화시키는 기능이 상당히 결여돼 있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입력시간 2003/02/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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