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불포화지방산과 심장질환

오메가-3 지방산, 심장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

지난 호에서 몸에 나쁜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산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오늘은 불포화지방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체에 꼭 필요한 지방산 중에서 체내에서 합성이 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의 형태로 섭취해야 하는 지방산이 필수지방산입니다.

필수지방산은 모두 불포화지방산으로 리놀레산(linoleic acid), 리놀렌산(linolenic acid) 등입니다. 이들 지방산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뇌조직을 구성하는 중요한 지방산들입니다. 리놀레산은 일명 비타민 F라고도 불리며 해바라기유, 콩기름, 옥수수기름, 참기름, 올리브유 등에 많이 들어있으며 리놀렌산은 들기름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최근에 아이들의 머리를 좋게 한다는 건강보조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EPA(eicosapentaenoic acid)와 DHA(docosahexaenoic acd)는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입니다. 망막과 뇌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DHA는 식품에서 섭취되거나 리놀렌산과 EPA로부터 합성이 됩니다. 리놀렌산의 섭취부족은 뇌세포에서 DHA의 감소를 초래하고 인지기능, 학습능력과 시각기능의 이상을 초래합니다.


포화지방산과 1대2 비율로 섭취해야 효과적

불포화지방산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북극지방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의 심장병 사망률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그린랜드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유럽인들에 비해 거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는 에스키모인들이 참치, 고등어, 꽁치, 정어리와 같은 등푸른 생선들을 주식으로 먹는데 이들 생선에 EPA와 DHA와 같은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키모인들 뿐만 아니라 덴마크인이나 일본 북부지방 사람들도 생선의 섭취가 많아 심장병의 발병률이 낮습니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광어나 대구에는 이런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있습니다.

이들 불포화지방산은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여 혈전형성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여 줍니다. 즉 불포화지방산의 섭취량이 포화지방산 보다 적을 경우 동맥경화성 변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불포화지방산의 섭취가 필요합니다.

또 다른 연구결과가 최근 영국에서 발표되었습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대학의 필립 콜더 박사는 생선기름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이 심장과 뇌로 들어가는 동맥에 지방찌꺼기가 쌓이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콜더 박사는 동맥에 지방찌꺼기가 위험할 정도로 많이 쌓여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예정인 환자 162명을 세 집단으로 나누었습니다. 한 집단에는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 캡슐을, 또 다른 집단에는 해바라기 기름 보충제 캡슐을, 나머지엔 가짜 캡슐을 하루 6번씩 평균 42일간 복용하게 했습니다.

이어 환자들은 예정대로 수술을 받았고 수술에서 제거된 이들의 지방찌꺼기를 연구팀이 비교분석한 결과 오메가-3 지방산을 먹은 집단은 다른 집단에 비해 지방찌꺼기가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생선기름이나 오메가-3 지방산 보충제를 먹는 사람은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크게 줄었다는 보고입니다.


과다복용은 콜레스테롤 증가시켜

그렇다면 포화지방산이 많은 쇠고기, 돼지고기는 일체 먹지 말고 생선이나 참기름, 들기름만 먹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은 1대 2 정도의 비율로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것이 영양학자들의 의견입니다. 왜냐하면 불포화지방산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기 때문입니다.

우선 지방의 섭취증가로 섭취열량이 많아져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량의 불포화지방산은 산화가 되어 과산화지질을 많이 만들게 되므로 앞서 말씀 드린 노화의 원인인 유해산소(활성산소)의 생성을 증가시켜 주위조직에 손상을 주고 노화관련 질병(알츠하이머, 백내장 등)의 발생을 증가시킵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EPA와 DH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중성지방의 수치를 떨어 뜨린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지방산도 과량으로 복용하는 경우 유해산소를 만들기도 하고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하는 기능이 과해져서 출혈이 생겼을 때 지혈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음식 이외에 EPA와 DHA 성분의 보조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건강보조제 보다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음식을 먹으면서 불포화지방산과 포화지방산의 섭취비율을 맞추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E, 비타민 C와 같은 항(抗)산화(유해산소를 제거해 줄 수 있는 능력)비타민이 풍부한 채소나 과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생선과 올리브 기름 그리고 다양한 색상의 과일과 채소를 주로 섭취하는 이른바 지중해식 식사가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에스더클리닉 여에스더 원장

입력시간 2003/03/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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