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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광양 매화마을

어질어질 아지랑이가 빈 들녁을 지피는 봄날이 오면, 그 봄빛이 그리워 몸살을 앓는다. 올해처럼 눈 많고 추운 겨울을 난 때일수록 봄 나들이는 더욱 간절하기만 하다. 아직 암갈색으로 무장한 산과 들의 색감은 제 빛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남도에서는 벌써 봄볕을 탄 꽃들이 꽃망울을 틔우고 싱그러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구례에서 하동으로 가는 길은 섬진강을 가운데 두고 두 갈래로 길이 나 있다. 어느 길로 가더라도 섬진강을 따라 달리게 되는데. 이 길은 우리나에서는 첫 손에 꼽는 강변 드라이브 길이다.

백두대간에서 가지 쳐 나와 호남지역을 관통하는 호남정맥의 출발점인 전북 진안군 팔공산. 섬진강은 이 곳에서 발원해 하동 포구까지 212km를 흐른다. 진안, 순창, 남원, 곡성, 구례를 지나 하동군 진월면 망덕리 배월 섬나루에서 남해 바다와 몸을 섞는다.

이 물줄기를 따라 돛단배들이 연신 오르락내리락 했다. 하동에서는 해산물이, 순창이나 남원에서는 쌀과 곡식이. 지리산에선 숯과 산채가 내려왔다. 섬진강은 우리나라 강 가운데는 가장 푸르고 맑은 강으로 손꼽히며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속에는 은어와 참게, 황어가 살고 있다.

구례에서 섬진강 오른쪽 길을 따라 30분쯤 달리면 광양시 다압면에 들어선다. 다압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강변 마을들의 풍치가 달라진다. 아직 겨울 빛에서 깨어나지 않은 산은 암갈색으로 죽어 있지만 마을마다 탐스럽게 피어난 매화꽃이 강변 마을에 생기는 더한다.

그러나 조급하게 마음 먹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섬진 마을에 들어서기까지는, 그저 봄빛이 다가오고 있음을 눈으로 확인하는 선에서 머물러야 한다.

강 따라 마을 따라 달라지는 길이 섬진마을에 이르러 산모퉁이를 벗어나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은 한곳에 붙박힌 채 움직일 줄 모르고 입에서는 신음처럼 탄성이 터지게 마련이다. 섬진 마을에서 시작한 매화꽃 물결이 산중턱까지 치고 올라가 서설이라도 내린 것처럼 온 산이 하얀빛으로 눈부시게 빛난다. 그곳엔 완연한 봄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매실주·茶·음미…여행기쁨 두배

섬진 마을에 들어서면 창매실 농장이란 이정표를 따라 산비탈로 올라간다. 이곳이 섬진강 매화의 원조이자 가장 화려하게 매화꽃이 피는 곳이다. 산 중턱에 있는 청매실농장에 닿으면 우선 2,000여 개쯤의 장독이 시선을 끈다. 매실주와 차, 장아찌는 물론 매화로 만드는 모든 음식들이 이곳에서 발효되고 숙성된다.

장독에서 눈을 떼고 황톳길을 두런두런 걸어 얕은 둔덕을 넘어가면 매화 꽃 향기가 진동한다. 분홍꽃을 틔운 홍매, 푸른 기운이 도는 하얀 꽃을 틔운 청매가 뒤엉켜 빚어내는 봄 빛깔의 향연은 먼 길을 마다하고 달려온 여행자들의 피로를 풀고도 남는다.

매화꽃 아래에는 진초록 보리들이 푸른 물감을 들인 것처럼 번져간다. 매화꽃 그늘 아래 다리쉼을 하고, 봄볕이 좋으면 보리밭에서 눈을 감아도 좋다. 그렇게 싱그럽게 봄빛이 무르익는 남도를 맘껏 들이키다 보면 어느덧 우리 몸에서도 봄 내음이 묻어난다.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록와 천안논산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전주IC로 나온다. 전주에서 남원까지는 17번 국도를. 남원에서 구례 지나 하동까지는 19번 국도를 이용한다. 하동에서 광양으로 가는 다리를 건너 861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가도 된다. 매화는 3월 중순경에 결정한다. 다압면사무소(061)797-2607.

▲ 먹을거리와 숙박 : 하동군 화개에 있는 동백식당(055-883-2439)은 2대에 걸쳐 37년 동안 참게탕을 하는 집이다. 호박, 시래기, 고추장과 된장. 이 집만의 특별한 양념을 넣어 끓이는 참게탕은 바닷게로는 맛볼수 없는 진득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2인분에 3만원. 4인분에 4만원쯤 한다. 이 밖에도 하동읍내와 화개장터에 있는 식당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재첩국은 아침 해장으로 그만이다.

매화마을을 본 후 숙박은 지리산 쌍계산 주변엣 하는 것이 좋다. 쉬어가는 누각(055-884-0151), 수운각(055-883-0452)

입력시간 2003/03/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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