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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성호 민주당 의원

"그럼 햇볕정책이 범죄란 말입니까"
특검제 수용은 노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 당지도부도 책임져야

“대북지원 문제에 대한 특검제 수용 방침은 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북한 문제를 사법적인 잣대로 풀겠다니요. 햇볕정책이 가져오는 전체 국익을 계산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잘못 판단한 것이지요”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3월20일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특검제 수용은 눈앞의 국내 정치상황만 염두에 둔 것으로 장기적인 국익을 고려치 않은 노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특검제란 범죄행위를 전제하고 진행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그것은 햇볕정책 전반을 범죄로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자민련과 결별하면서까지 지켜온 햇볕정책을 대통령이 앞장서 부정함으로써 당의 정체성이 심각히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결과적으로 노 대통령은 의총에서 도출된 거부권 행사라는 당론을 거부한 셈”이라며 “당론을 관철시키지 못한 당 지도부는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의 김 의원은 16대 총선때 서울 강서 을에서 한나라당 이신범 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신 평민당설’ 가능성 없는 얘기


- 청와대의 특검제 수용방침을 놓고 당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는데.

“민주당이 다른 당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햇볕정책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전체 의원들의 뜻을 모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였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당론과 다른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지도부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 특검제 수용으로 당내 신ㆍ구 주류간 반목이 더 커지게 된 것이 아닌가.

“신 주류도 다수가 특검제 수용에는 반대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노 대통령의 특검제 수용 방침에 대해 신 주류에서도 잘못했다는 반응이 많다. 이 문제로 양 세력간 이견 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 이번 일 때문에 당이 심각한 위기상황을 맞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렇다고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가 탈당 등의 극한 방법을 동원하겠는가. 지역기반 정당은 더 이상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신 평민당 설 등은 전혀 가능성이 없다”


- 특검제 수용으로 호남 민심이 흔들린다는 말이 있다. 노 대통령의 탈 지역정치 신호탄은 아닌가.

“민주당은 지역을 초월한 진보적 성향의 국민 지지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식의 호남편중 정치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이 전국 정당이 되려면 지역 편중을 빨리 해소하고 이를 위한 당의 전면 개편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특검제 수용과 지역정치 탈피와는 특별한 상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지역정치 탈피를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면 무척 실망스러운 일인데…”


-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박지원 임동원씨 등은 특검에서 어떻게 처리될 것으로 보는가.

“햇볕정책의 시작과 끝은 모두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또 본인도 그것을 시인했다. 현대의 대북투자가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아래 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민족의 미래를 위해 대통령이 결정한 것이고 박지원 임동원씨는 그런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움직인 것 아닌가. 특검도 그런 부분을 고려해 전직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한총련 합법화 해야…”


- 한총련 합법화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 올랐다.

“노 대통령의 한총련 합법화 언급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과거 한총련의 행동이 일부 실정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국보법 폐지와 주한미군 철수 등의 내부강령을 삭제하는 등 이젠 그들도 바뀌고 시대상황도 많이 바뀌었다. 더 이상 대학생들의 모임인 한총련 전체를 이적화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다만 한총련 간부 중 일부가 이적행위를 한다던가 하면 개별적으로 법적처리를 하면 된다”


- 지구당 위원장제 존속 결정 등 당 개혁안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사실 특검과 당 개혁문제는 별개 사안인데 이상하게 꼬여있다. 특검은 특검대로 당은 당대로 가야 개혁 프로그램이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다. 발전적인 당 해체를 통해 거듭나야 하는 데도 일부 인사들은 이에 딴지를 걸고 있으니…. 그러나 지구당 위원장제 존속 여부는 아직 확실히 결정된 것은 아니다. 계속 논의 중이므로 좋은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 전당대회를 열어 제2의 창당을 하겠다고 밝혀왔지만 뚜렷한 진행여부가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의 이름을 바꾸고 지도부가 총 사퇴한 뒤 원내중심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방향은 정해진 것이고 시기와 절차 등의 문제만 남아 있다. 한번에 다 할 수는 없고 일단 현 개혁안을 통과시킨 뒤 민주당과 뜻을 같이하는 정파(국민개혁정당을 언급)와 손을 잡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 경기 고양 보궐선거에 개혁정당에서 유시민씨가 나올 경우 민주당은 후보 공천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유시민씨에 대한 연합 공천을 떳떳이 밝혀야 한다. 어물쩡 후보를 안 내는 것은 공당의 행태가 아니다. 어차피 제2의 창당을 하면 함께 가야 할 정치세력이 아닌가”


“이창동 장관은 현실 인식 부족”


- 참여정부 1기 내각이 발표된 이후 진대제 장관을 비롯해 인사와 관련한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

“정보통신 장관은 능력과 실력이 요구되는 자리다. 도덕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정책을 집행하는 능력 여부가 더 중시돼야 하는 자리다. 국방부나 법무부 장관이라면 몰라도 정보통신부의 특성을 감안하면 진 장관의 장관직 유지는 당연하다고 본다”


- 언론인 출신으로 이창동 문광부 장관의 언론정책을 어떻게 보는지.

“그간의 정부와 언론, 공무원과 기자와의 관계가 비정상적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큰 틀에서 보면 이 장관의 언론정책이 특별한 문제점은 없다. 다만 이 장관이 언론인들의 취재 형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다.

기자들의 무제한적인 공무원 접근은 지양되어야 하지만 공무원이 일일이 기자들과 접촉한 것을 상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은 비현실적이다. 취재를 제약하는 결과가 된다. 또 기자들의 기사작성시 실명을 반드시 밝히라고 하는 부분도 실상을 잘 모르는 이 장관의 실수다. 취재원 실명제는 기자가 판단해야 할 문제다”


- 전쟁 발발 전에 이라크를 방문하고 왔는데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전망을 해 본다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은 다르다. 이라크 국민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현지 교민을 만나봤더니 중동지역에서 사업하기 가장 좋은 국가가 이라크라고 한다.

개개인의 자존심이 상당해서 자질구레한 것 갖고는 클레임을 걸거나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국민성을 감안한다면 쉽게 항복할 것 같지도 않고,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다 해도 쉽게 친미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도 적다고 본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3/04/0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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