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Sex Good Life] 성인의식과 포경

포경 수술은 인류가 시행한 가장 오래된 수술 가운데 하나이다. 유대인들의 포경 수술 역사는 구약 성서에 나와 있다.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이 나타나서 아브라함에게 말하기를 “너희들 중 모든 남아는 포경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 포경 수술은 아브라함 후손들의 종교적인 의식의 일부가 되었다. 보통 유대교의 교리를 성실하게 따르는 사람들, ‘모헬’(mohel)들이 포경 수술을 받는다. 또 연대를 알 수 있는 포경 수술의 기록은 기원전 2400년 경 나일 강가 사카라(Sakkara) 지방의 네크로폴리스(necropolis)에 벽화로 남아 있다.

이슬람 세계에서도 ‘코란’에 포경 수술에 대한 기록은 없지만 전통적으로 포경 수술을 하고 있다. ‘오토만 제국’시대에는 지방에 따라 다르긴 했지만 포경 수술의 의식이 전통적이면서 중요한 사회 행사의 하나로 치루어 졌다.

이 때는 왕자를 포함하여 3,000명에서 1만명의 아이들이 포경 수술을 받았는데, 기간이 10일에서 15일 가량 지속이 되었다고 한다. 어떤 때는 55일 까지 지속이 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때에 포경 수술만 이뤄진 게 아니다. 왕인 ‘술탄’이 일반 대중과 함께 여러 종류의 여흥을 즐겼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운동 경기와 폭죽놀이가 펼쳐지고 술과 음식을 앞에 놓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고 하니 그 시절 포경 수술행사가 갖는 정치ㆍ사회적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포경 수술이 성행하였다. 아프리카인들은 인간이 원래부터 남자가 될 수가 있고 여자가 될 수가 있는 양성의 존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여자의 클리토리스는 남자의 음경에, 여자의 소음순은 남자의 음경 포피에 해당하며, 어린이의 유두도 같은 맥락에서 본 것이다.

그래서 남자아이가 성인 남자로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남성 생식기의 상징인 음경 포피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후에야 남자아이를 완전한 남성 대우를 했던 것이다.

대구 가톨릭의대 박재신

입력시간 2003/04/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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