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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반세기 애경, 유통 강자 변신

장·차남 역할 분담, 2세 경영체제 본격출범

서울 구로동 애경백화점 바로 옆 4,000여 평 부지에 대형 주상 복합 빌딩이 들어선다.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애경 그룹이 5월 건축 허가를 받아 2003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착공, 2006년 말 완공할 예정인 ‘구로 프로젝트’가 본격 시동을 건다.

지하 5층, 지상 32층 등 총 37층 규모로 지을 이 주상 복합 건물은 백화점과 쇼핑몰, 영화관, 아파트 등으로 구성돼, 연건평 10만평 규모로 강서 상권 최대의 원스톱 쇼핑 명소로 탈바꿈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애경 그룹의 2세 경영 체제 구축도 속도를 받았다.

애경그룹은 최근 주총을 열고 차남인 채동석(39) 애경유지공업(상호명 애경백화점) 전무를 애경유지공업과 수원역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들 자리는 기존 장영신 회장의 장남 채형석(43)부회장이 맡고 있던 것으로 채 신임사장은 이로써 그룹 내 13개 계열사중 면세점 사업인 디피앤에프 등 유통부문 3개사를 총괄하게 됐다.

채 부회장은 장영신 회장 대신 그룹을 총괄ㆍ조정하는 그룹 부회장 직을 수행하게 된다. 장남의 ‘그룹 총괄’과 차남의 ‘유통 총괄’ 형태로 2세 경영체제가 본격 궤도에 진입했다.

채형석 그룹 부회장은 장영신 회장이 국회 의원에 당선돼 정계로 입문한 2001년부터 부회장이 되면서 사실상 그룹 업무를 총괄해 왔다. 차남은 1990년부터 백화점 업무에 뛰어 들어 10여년간 현장 경영에 참여, 2세 경영 체제는 이미 그 기틀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그룹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장회장은 그룹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채 부회장이 회장 역할을, 채사장은 채부회장을 대신해 유통부문에서 전권을 행사해 왔다”면서 “이미 내부적으로 이뤄졌던 역할 분담이 이번 인사로 가시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위 안용찬(45)사장이 애경산업을 경영하고, 3남 채승석(33)씨가 현재 애경개발(중부컨트리클럽)의 전무를 맡아 온 경영 구조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유통사업 강화로 경영효율성 극대화

애경은 그룹의 미래사업인 유통사업에 치중하면서 영토확장 정책을 꾸준히 펼쳐온 터다. 2001년에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해서 문을 열었고 올 2월에는 수원역사 백화점(애경백화점 수원점)도 개점했다.

애경이 유통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제조업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고부가 가치 사업(유통)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주방세제 ‘트리오’로 대표되는 세제사업 특유의 저부가 가치를 탈피하는 일은 그룹 경영진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진작 내부에서 “트리오를 한 차 가득 실어 봐야 3,000만원 밖에 안 되지만, 컴퓨터는 수억원이 될 만큼 부가가치적 한계성이 문제”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던 배경에도 이 같은 이유가 자리잡고 있었다.

또 다른 이유는 유통의 다점포화 전략을 통한 사업의 효율성 극대화. 이미 애경백화점 구로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점포 전략을 통해 광고ㆍ물류ㆍ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일 경우 사업의 수익성은 한층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일정 고정비로 3~4개의 백화점을 동시에 운영하게 되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뿐 아니라 유통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원역사에 이어 2007년에는 평택역사 개점 역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 사업다각화에 관심

이 같은 배경에서 차남인 채동석 사장의 애경백화점 사장 선임 역시 이뤄졌다. 유통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초석을 다지기 위한 인사 배치다.

채 사장은 유통업계에서 드물게 30대 사장이지만 면세점 사업 출범 1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거뜬히 정상화 시킴으로써 뛰어난 경영 수완을 입증했다. 그룹 전체의 지원이 한몫 했던 게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면세점 사업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보통 3년은 넘겨야 한다는 관례를 깼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을 만 하다고 재계는 지적한다.

한편 채형석 부회장은 지난해말과 올초, 부동산 사업 차원에서 센트럴 시티를 인수ㆍ매각하는 등 부동산과 유통을 연계한 사업계획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계열사인 I&R코리아를 통해 신선호씨가 소유한 강남구 반포동 센트럴 시티를 인수한 채 부회장은 다시 올해 초 기업구조조정 회사인 큐 캐피탈 파트너스㈜에게 920억원에 매각하고 일단 손을 뗀 상태다.

그러나 제조업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애경유화를 통해 2002년 10월 폴리우레탄과 스판덱스 원재료인 PTMEG를 생산하는 코리아 PTG를 인수하는 등 유통 사업의 다각화 전략에 끊임없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채형석 부회장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후 1985년부터 애경산업㈜에 감사로 첫 발을 내딛은 2세 경영인이다. 직선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채 부회장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맞는 애경그룹에 새로운 경영혁신 바람을 불러 올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대다수 백화점들이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던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애경백화점 사장을 맡은 채 부회장은 전원 고용의 원칙을 지키는 인간 중시 경영을 펼쳐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당시 임원들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건의했지만 채부회장은 “회사와 직원이 고통을 함께 나누면 된다”며 상여금을 축소하는 대신, 단 한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기로 하고 직원들 스스로가 상여금 삭감에 동참하도록 독려했다.

뭇 2세 경영인과는 다른 검소한 생활은 그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백화점 사장실이라면 드라마 등에서 보듯 세련된 모습으로 연상하기 쉽지만 애경그룹 부회장실은 상식을 뛰어넘는다. 백화점 옆에 붙은 3층 짜리 초라한 건물위 옥상에 가건물로 지어진 그의 집무실은 인테리어도 난방도 없을 정도로 검소하다.

동생인 채동석 애경백화점 사장과 방을 같이 쓰기 때문에 부회장실이란 방 문패도 없이 단지 임원실이라고 적혀 있을 뿐이다. 책상과 소파도 일반인의 수준을 한 참 밑돌아, 겨울에는 석유 난로가 찬바람만 겨우 막아주는 정도.

항상 겸손한 점도 다른 2세 경영진들과는 다르다는 것이 회사 직원들의 전언이다. 스파게티와 라면, 수제비 등을 즐기는 채부회장의 검소한 식단과도 잘 어울리는 부분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추진중인 구로 프로젝트 등 신 유통 사업과 관련, 그가 향후 어떻게 사업 다각화 방안을 펼쳐보일 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입력시간 2003/04/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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