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세계여행-51] 일본 오사카

물의 도시가 그려낸 운치있는 풍경들

일본은 일어를 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의 영어회화만 할 수 있다면 가이드 없이 직접 여행할 수 있는 곳이다. 교통이용법이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음식에 대한 부담도 없으며 문화도 겹치는 부분이 많아 크게 실수할 일도 없다.

가족끼리 자유롭게 떠나는 개별여행이 가능한 일본, 그 중에서도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만족할 만한 볼거리 많은 도시, 오사카로 떠나는 자유여행 코스를 그려본다.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느껴라

개별여행은 흔히 여행사에서 마련하는 단체여행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혼자 혹은 가족이나 친구끼리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고 일정이나 현지의 모든 여행 코스를 스스로 꾸려나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낯선 지역에서 좌충우돌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여행을 함께 하는 멤버들 사이에 깊은 정이 쌓이게 마련.

단체여행으로 갈 경우 몸은 편할 수 있어도 진정한 여행의 의미는 조금 덜한 편이다. 또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가족들이 서로 해야 할 몫을 정해 함께 만들어 가는 여행이 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계획과 준비, 실행 그리고 마무리까지 함께 하는 동안 가족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뜻깊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3박4일 정도면 오사카의 주요 명소를 섭렵할 수 있다. 샘플로 일정을 잡아 본다면, 첫날 인천공항 출발, 오사카 도착. 숙소에 짐을 풀고 나면 나카노시마 정도는 저녁식사 전에 방문 할 수 있다. 식사 후에는 우메다역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둘째날 오전에는 오사카성과 공원 방문, 오후에는 오사카역사박물관을 본다. 신사이바시와 도톤보리를 방문해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해결. 셋째날은 오전에 가이유칸과 산토리뮤지엄을 둘러보고 오후에서 저녁까지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즐긴다. 마지막날 오전에 시간이 되므로 공중정원이나 해양박물관 중에 한 곳을 둘러보고 간사이공항으로 출발, 귀국한다.


공항에서 한글지도 챙기기

비행기가 한국을 떠나 일본에 도착하기까지 소요시간은 1시간40분. 마치 제주도를 찾듯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이 일본 여행의 장점이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도착, 모노레일처럼 생긴 전철을 타고 본 건물로 이동해야 한다. 한 량 정도 크기에 자주 운행하므로 사람들로 가득할 때는 다음 열차를 기다리면 된다.

입국 심사대에 도착하면 비행기에서 작성한 입국카드를 내고 질문에 답한다. 대개는 왜 왔느냐, 얼마나 머물 거냐 등 형식적인 질문이며 일어나 영어로 대답하면 된다. 짐을 찾아 밖으로 나가면 환전소, 안내테이블, 마중 나온 사람들이 보인다. 오사카 시내로 가려면 열차나 버스를 타면 된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으면 안내소에 물어본다. 시내지도는 일어, 영어, 한글, 중국어 등이다. 한글 지도와 명소를 안내한 팜플렛 등을 챙기는 것도 잊지 말 것. 시내까지 30~40여분,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내린다.

오사카 도심은 복잡하고 시끄러운 메트로폴리탄의 전형이지만 도시 곳곳에 낭만적인 공간과 산책을 즐길 만한 곳이 많다. 특히 시내 중심을 흐르는 아이자와강 중간에 놓인 섬인 나카노시마에는 옛 건물과 공원이 있어 한가로움마저 느껴진다. 붉은 벽돌로 된 고풍스러운 중앙공회당을 지나 강변을 따라 조성된 길은 오사카 최고의 산책로.


오사키성에서 역사를 만나다

오사카 성은 오래 전에 축조되었지만 성안에 자리한 건물 가운데 대표로 꼽는 천수각은 불과 70년 전에 지어진 건물이다. 여러 번 쌓고 파괴되기를 반복해 오다가 1931년 현재의 건물을 재건했다. 현대에 지은 건물답게 다른 지방의 천수각과는 달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겉모양은 전통적인 모습을 고수하면서도 내부는 현대적으로 꾸며 관람하기 편하다. 맨 위층에 마련된 전망대에서 도시 전경을 감상한 다음 한층씩 내려가며 관람하게 되어 있다. 하얀 외벽과 청동빛 지붕이 조화로운 천수각의 외관을 감상하는 것도 즐겁다.

오사카성을 가운데 두고 오사카성 공원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봄이면 성 주변에 벚꽃이 만발하고 나무가 많아 늘 공기가 싱그럽다.

공원 반대편에 우뚝 선 날렵한 빌딩이 오사카 역사박물관이다. 오사카성에서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이곳은 도시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곳으로 개관한지 2년 밖에 안된 현대적인 건물이다. 어른들보다는 청소년의 눈 높이에 맞췄다는 게 특징. 보고 체험하는 과정에서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7층부터 10층까지 전시관이 있는데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보는 것이 순서.

관람자가 지나갈 때면 저절로 스크린이 시작되고, 조명이 바뀌는 등 편리하게 꾸며놓았다. 7층과 9층이 특히 흥미롭다. 9층은 오사카가 상업도시로 명성을 누리던 에도시대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7층은 근대에 속하는 쇼와시대로 당시 거리의 분위기를 실제처럼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만지고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한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는 창 밖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오사카성 전경이 근사하게 바라보이기 때문.


바닷가에 즐비한 명소

오사카항 앞에 있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조화로운 건물은 가이유칸이다. 엄청난 규모의 수족관으로 깊이 9m의 환태평양관을 주축으로 13개의 작은 수족관으로 이루어졌다. 사람 키의 서너 배가 넘는 범고래를 비롯해 신기한 바다 생물들을 볼 수 있다. 한국어 안내가 나오는 오디오를 이용하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가이유칸 옆에 자리한 산토리뮤지엄. 독특한 박물관 건물은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했다. 아이맥스 영화관이 주 볼거리이며 맨 위층에 있는 전망대 레스토랑에 올라가면 오사카 앞 바다 풍경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도쿄에 디즈니랜드가 있다면 오사카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이 있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곳이 바로 여기. 일종의 테마파크인데 유명한 헐리우드 영화를 소재로 한 흥미진진, 스릴만점의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백투더퓨처, 백드래프트, 쥬라기공원, 워터월드, 죠스, 할리우드 매직 등이 메인 놀거리. 갑자기 튀어나오는 공룡, 쏟아지는 물, 급강하하는 열차 등 저절로 비명이 터져 나온다. 탈거리들이 많으므로 꼼꼼히 즐기려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 입구에서 지도를 보면서 꼭 타고 싶은 것, 꼭 봐야 할 것만 골라 시간을 절약하는 게 좋다.

애써 시간을 쪼개 써도 한나절은 후딱 지나간다. 식사는 안에 있는 많은 식당 중에서 해결하면 된다.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준비할 것. 일본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발달해 있어 편의점, 도시락전문점 등 쉽게 찾을 수 있다.

물의 도시 오사카는 여러 갈래의 강과 바다, 굴곡이 심한 해안선, 작은 섬들, 섬과 육지를 잇는 대형 다리 등이 그려내는 운치 있는 풍경이 보기 좋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가이유칸, 선토리뮤지엄, 해양박물관, 세계무역센터, 아시아무역센터 등이 모두 바닷가에 위치한다. 베이 크루즈를 타면 이런 바닷가 풍경을 배 안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맛의 도시 오사카

에도시대에는 오사카를 천하의 부엌이라 불렀다. 음식재료가 풍부하고 맛있는 요리가 많아서 붙은 별명. 오늘날에도 그 명성은 여전하다.

일본에서 어떤 음식을 가지고 시장성이 있을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하기 위해 사업가들은 도쿄나 다른 도시가 아니라 오사카에서 먼저 시험을 해본다고 한다. 일단 오사카 사람들에게 어필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사실을 확인해 보려면 도톤보리로 가야한다. 온갖 종류의 식당과 음식들이 모여 휘황찬란한 먹자거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대표 요리를 상징하는 대형 간판들. 커다란 게 모형이 다리를 움직이는가 하면 복어, 문어 등이 정신을 혼란하게 만든다. 북 치는 소년상도 이 거리의 명물.

우리나라 사람들이 출출할 때 떡볶이나 순대를 먹는 것처럼 타코야키는 일본 최고의 간식거리. 생긴 것은 마치 호두과자 같은 데 속에 문어 조각이 들어있고 소스와 가다랭이 가루를 뿌려 먹는다. 일본 어디서든 타코야키를 만드는 포장마차나 작은 점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타코야키가 탄생한 곳이 오사카이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맛있다고 이곳 사람들은 자부한다. 오사카에서도 제일 맛있는 타코야키는 도톤보리에서 만날 수 있다.

타코야키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재미있다. 오사카성 안에 있는 ‘긴슈’식당에 가면 타코야키를 만들어 먹기도 하고, 모든 재료가 구비된 세트를 구입할 수도 있다.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타코야키 틀에 밀가루 반죽을 조금 붓고 문어와 튀김, 야채절임 등을 넣어 익히면 된다. 동그랗게 만드는 것이 관건. 대충 만들어도 맛은 그럴 듯 하게 난다.



☞ 항공 일본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에서 하루에 두어 차례씩 직항편을 운항하므로 이용하기에 편하다.

☞ 교통 간사이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일본철도(JR)나 난카이전철을 이용한다. JR은 신오사카역까지 45분, 난카이전철은 난바까지 30분 정도. 지하철이 잘 발달되어 있어 시내에서의 이동은 편리하다. 다섯 개 노선의 지하철과 두 개 노선의 사철이 시내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지하철 주요역은 타 도시로 가는 신칸센을 탈 수 있는 신오사카역, 가장 붐비는 오사카역과 우메다역, 남쪽 현관에 속하는 덴노지역, 쇼핑의 중심 난바역 등이다.

☞ 선박정보 부산에서 오사카로 가는 선박도 있다. 항공료보다 저렴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오후 4시에 출항에 일본 입항 시간은 다음날 오전 10시. 팬스타라인 02-756-4500

☞ 자유여행 준비 인터넷에서 다양한 정보를 모으고 일본여행 가이드북을 구입한다. 일본관광청을 방문하면 팜플렛이나 지도를 얻을 수 있으며 사이트(www.jnto.go.jp/kor/)도 이용해 볼 것. 항공과 현지 호텔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하는 게 개인적으로 하는 것보다 편하고 값도 저렴하다.

입력시간 2003/04/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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