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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변화의 정치'로 출사표… 김형오 의원

주간한국은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예비 후보들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 기사를 게재 중이다. 강재섭 의원(4월2일 발매ㆍ1966호)을 시작으로 김덕룡 의원(4월9일ㆍ1967호) 최병렬 의원(4월16일ㆍ1968호)에 이어 이번에는 김형오 의원을 만났다.(무순) 앞으로 이재오 의원과 서청원 의원(출마를 선언할 경우) 등도 만나 출마의 변을 들어볼 예정이다.

"디지털 정당 실현에 앞정서겠다"

“한나라당의 대선 패인은 이회창 전 총재의 지도력이 작아서도 아니고, 조직과 능력, 자금 면에서 뒤져서 진 것도 아닙니다. 시대 변화의 흐름을 못 맞췄기에 진 것이지요. 지금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도 이런 시대 변화의 조류에 맞지 않는 분들입니다. 대선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과 감각이 있는 사람이 나서야 합니다”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형오 의원은 4월17일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거론되는 후보 군으로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갈 수도 없다고 판단해 직접 출마를 결심케 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생존 여부는 1인 중심의 정당체제 탈피와 디지털 정당화에 있습니다. 그런데 돈 선거나 조직선거, 줄세우기 식의 과거 선거 양태 만을 반복하면 어떻게 국민에게 환영받겠습니까. 여기에 국민이나 일반 당원과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디지털 체제를 갖춰 우리 정치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시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연 어느 후보가 가장 합당한 대표감인지 당원들이 잘 선택하리라 봅니다”

그는 또 내년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가 될 PK(부산ㆍ경남) 지역의 승리를 위해 이 지역 출신이 총대를 매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PK 지역은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입니다. 한나라당의 안방이 이젠 최전방이 된 셈이지요. 민주당(또는 노무현 신당이 되더라도)과 한나라당은 이 지역에서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일 텐데 그럴러면 이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당의 중심에 서야 합니다”

경남고,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 기자를 거쳐 정치권에 입문한 김 의원은 청와대 공보ㆍ정무과장과 정무비서관 등을 역임하고 14대 총선부터 부산 영도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을 맡고 있다가 4월 18일 대표경선 출마를 이유로 사임했다.


“대선패배에 책임지는 모습 보여야”


- 출마의 변을 요약한다면.

“다른 후보군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다 뛰어나고 훌륭한 분들이다. 하지만 시대변화라는 코드와는 맞지 않는다. 지난 대선을 비롯해 총선과 지방선거 등 주요 계기마다 핵심적 위치에서 당의 운명을 좌우했던 사람들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들이 다 져야 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국민의 위치에서 볼 때 일정 부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대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한나라당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 다른 후보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초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설 때만 해도 대선에서 이기리라고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최종 승리를 거머쥐면서 적은 수로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지금의 후보들은 대부분 예전에도 대표 자리를 향해 뛰었던 사람들이다. 조직도 있고 지명도도 높다.

하지만 매번 나왔던 사람들만 선거를 치르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그게 바로 당의 이미지를 수구와 보수로 각인하는 결과가 된다. 그들만의 잔치를 탈피하는 것이 선진정치의 일환이다”


- 영남 중심당에서 영남 출신이 대표로 나서는 셈인데.

“한나라당이 더 이상 영남당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의 기틀을 잡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년 총선의 PK지역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내가 나선 것은 이렇듯 당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서 전선은 PK지역에서 형성된다. 이곳의 승리 여부가 전국 정당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를 가늠하게 된다”


- 대표가 될 경우 당을 어떻게 이끌고 갈 계획인가.

“내가 대표로 선출되는 것 자체가 진정한 개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당헌 당규에 입각한 실질적인 분권정치를 해낼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본다. 다른 후보들은 좀 개인 욕심이 앞서는 것 같다. 당 대표는 당의 중심이지 권력의 중심이 아니다.

국민은 이회창 전 총재에게도 그런 판정을 내렸다. 제왕적 대표가 아닌 진정한 분권형 지도자상을 확립토록 하겠다. 또 디지털 정당화가 시급하다. 고비용 저효율 정치를 깨는 길은 디지털화에 있다. 노 정권식으로 말로만 하는 국민 참여형이 아닌 쌍방향 대화가 가능한 진정한 참여정치를 구현토록 할 방침이다”


“노 정권을 보는 부산민심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


- 노 정권 출범이후 PK지역 민심의 동향은.

“지역 주민들은 한나라당에 대해 민자당과 신한국당 시절을 포함, 계속 압도적인 지원을 보냈다. 그러나 두번에 걸친 대선 실패로 민심은 매우 유동적이다. 노 대통령이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도 이 곳 아닌가. 그렇다고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다거나 노 정권을 무조건 지지한다고 볼 수는 없다. 기대반 걱정반이고 염려반 우려반인 상태다. 어찌 보면 이번 기회가 부산지역 정치발전에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진정한 정책대결이고 인물대결장이 될 수 있다”


- 김 의원 출신지인 영도 지역구도 타지인이 많아 내년 총선에 안심할 수 없는 곳이라던데.

“국회의원 치고 지역구 걱정을 하지 않는 이가 어디 있는가. 또 누가 다음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나도 내년 총선이 어렵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게다가 영도는 전국 8도 사람이 가장 많이 섞여 있다. 어찌 보면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인 곳이다. 특별이 나만 위기가 아니고 전 한나라당의 위기로 보면 될 것이다”


- PK지역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특별한 곳인 데다 아직도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을 텐데.

“정치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런 점은 YS나 이 전 총재도 갖고 있을 것이다. 시대가 흘러가면서 정치 선배로서의 자리를 유지해야지 그 이상의 역할은 해서도 안되고, 하더라도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 총재의 복귀설은 터무니 없다. 국민은 새 시대를 이끌 지도자를 원한다. 과거의 잣대 속에서 추억의 열차를 타고 가는 회상정치를 하자는 말인가”


- ‘호남 푸대접’론이 일고 있는 등 호남지역도 변화의 바람 속에 있는데.

“우리 정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도무지 예측 불가능한 정치다. 그것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에서 비롯돼 왔다. 항상 정권을 잡은 쪽에서 자신들이 중심이 되는 정치를 펴기 위해 정계개편을 시도해 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 구도 속에서 정책간 대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 지금의 호남 푸대접론은 마치 우리 당이 이전 정권에서 주장한 영남소외론과 맥이 닿는 것 같다. 기득권 수호에만 열을 올리는 정치세력에는 미래가 없다”


“노 정권은 아웃사이더들의 모임”


- 노 정권 초기 2개월의 국정운영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불안하다. 노 정권에 대한 불안감은 노 대통령 자신을 포함한 핵심 측근들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들은 반대하는 무리들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은 그렇지 않다. 생각해 보자.

노 대통령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전에 자기가 속해 있던 그룹에서 주류(主流)에 속해본 적이 없다. 아웃사이더들이었다. 책임감이나 사명감을 갖고 일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바둑으로 치면 훈수 꾼에 해당하는 경우다. 그런 사람들이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파격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구태다’라고 했는데 그게 바로 본인의 편협한 틀을 증명한 말이다”


- 참여정부의 1기 내각에 대해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군수 출신이라고, 영화감독 출신이라고 장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이전에 갖고 있던 시각에서는 빨리 탈피해야 한다. 남해군수 때의 시각에서, 또는 오아시스 영화를 만들면서 느꼈던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때 경험했던 것만으로 장관직을 맡기에는 너무 부족하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바라봐야 희망이 있다”


-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으로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을 평가한다면.

“진 장관에 사감은 없다. 하지만 정보통신업계의 전반을 재평가해서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을 끌어내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정통부는 정보통신과 관련한 산업을 장려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치밀한 정책수립이 우선돼야 한다. 통신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정부 입장이 명확치 않다”


- 정치권 일각에서 내각제 개헌론이 솔솔 피어오르는데.

“나는 내각제 지지자이다. 내각제가 허점이 없고 대통령제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시스템상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과정에 인적 물적 차원의 투자가 너무 많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두가 성공한 대통령을 위한 명예욕이 앞서게 돼 있다. 과잉된 역사 인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권력구조 변경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시점은 노 정권이 출범한지 2개월도 채 안됐다. 벌써부터 내각제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 내년 총선을 전후해서 본격적으로 논의해볼 사안이다”


- 노 정권은 진보적 색채가 강한데 김 의원의 이념적 위치는.

“나는 기본적으로 보수주의자다. 현대사에서도 세계 여러 국가들은 보수정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중 국민 지지를 받는 보수정권은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거듭해 성공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보수주창자 중 진정한 보수주의가 아닌 사람들이 많고 자칭 진보주의자들 중에도 진정한 진보가 아닌 경우가 많다. 노 정권 색깔도 제대로 된 진보주의라고 볼 수 없다”


- 끝으로 정보통신업계의 전망을 해본다면.

“정보통신산업은 우리나라를 5~10년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금광 같은 분야이다. 어느 정도 기본 인프라는 갖춰져있는 편이지만 정부와 국회 차원의 지원과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각종 규제조치도 보완 수정할 게 많고 국내적 과당경쟁을 지양하도록 해외진출 길을 더욱 넓혀야 한다.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고 특정업체를 지정해 키워주는 형식이 아닌 시장경제에 맞춘 자율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입력시간 2003/04/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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