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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즐겁다] 고성 화진포

남북한 최고 권력자들이 여름에 쉬어가던 호수

남한 땅 최북단에 자리한 강원도 고성 땅의 화진포는 아직 아물지 않은 전쟁의 아픈 상처도 살펴보고 아름다운 산하도 둘러볼 수 있는 여행지다.

호수와 바다 경치가 빼어난 이곳은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당시 남북한 최고 통치자였던 이승만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의 별장도 남아 있으니 한국전쟁이 터진 6월 25일을 전후해 다녀오기에 적합한 여행지라 할 수 있다.


부처의 치아 진신사리 모신 건봉사

고성으로 가려면 반드시 백두대간을 넘어야 한다. 그 중 설악산 울타리 역할을 하는 울산바위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는 미시령이나 남한 최북단 고개인 진부령 중에 하나를 넘어야 하는데, 화진포로 접근할 때는 진부령을 지나는 게 더 가깝다.

진부령 고갯마루에서 30분쯤 내려가면 건봉산(910m) 기슭에 자리한 건봉사(乾鳳寺)가 반긴다. 520년(법흥왕 7년)에 신라의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하나 확실치는 않다. 당시는 신라가 불교를 공인하기 전이고 아도화상은 고구려에 불교를 전한 승려이기 때문. 어쨌든 758년(신라 경덕왕 17) 발징화상이 중건한 이후 번성하기 시작했다.

융성기엔 설악산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 등 현재 유명 절집들을 말사로 거느렸던 우리나라 4대 사찰의 하나요, 31본산의 하나로 꼽히던 거찰이었다.

당시엔 3,183칸의 대가람의 위용을 자랑했지만 1878년 건봉산 산불에 불탔고, 이후 복원하였으나 한국전쟁을 거치며 또다시 폐허가 되었다. 1919년에 세운 불이문만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불이문 현판은 조선말기 명필인 해강(海岡) 김규진(金圭鎭, 1868∼1933)의 글씨. 바로 금강산 구룡폭포 암벽에 새져진 ‘미륵불(彌勒佛)’이라는 거대한 글씨의 주인공이다.

건봉사는 나라가 어려울 때 돋보였던 절집이다. 임진왜란 때는 사명대사가 풍전등화 위기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서 승병을 일으켰고, 일제 때인 1906년엔 만해 한용운이 이곳에 봉명학교를 세우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며, 계몽교육의 꿈을 펼치기도 했다. 불이문 앞의 사명당승병기념관과 만해 한용운 선사의 시비(詩碑)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최근 세운 것이다.

건봉사는 한국전쟁 후 경내가 민통선에 포함되는 바람에 일반인들은 사월초파일 외에는 접근할 수조차 없었다. 하여 한때 세인들에게 거의 잊혀져가던 절집이었지만 10여년 전에 출입이 가능하게 되면서 신자와 방문객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건봉사 제일의 보물은 부처의 진신 치아사리, 그리고 사세를 짐작할 수 있는 부도밭과 이끼 낀 주춧돌 등이다. 대웅전 입구의 아름다운 돌다리 능파교(凌波橋)는 2002년 보물(제 1336호)로 지정되었다.


이승만·김일성 별장 남아있는 화진포

건봉사를 빠져나와 간성 검문소를 거쳐 오른쪽으로 동해바다를 보며 달리면 곧 해당화 붉게 핀 화진포(花津浦). 포연이 자욱하던 그날도 이곳엔 해당화가 곱게 피어있었으리라. 화진포는 옛부터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경관이 아름답다. 일제 때엔 외국인 선교사들이 이곳을 여름 휴양지로 삼았고, 20세기 중반엔 남북한 최고 권력자들이 이곳을 찾아왔다.

북한의 김일성 주석은 1948년부터 한국전쟁 이전까지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 등 가족과 함께 하계휴양지로 화진포를 자주 찾았다고 전한다. 한국전쟁 후 거진이 남한 땅에 편입되자 이번엔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부통령이 여기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이들의 별장은 나름대로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호수 안쪽에 있는 이승만 별장은 빽빽한 해송 사이로 호수의 풍광을 점잖게 감상할 수 있는 매력이 있고, 호수와 바다의 경계를 이루는 솔숲에 자리한 이기붕 별장은 편안함이 돋보인다. 바닷가 전망 좋은 언덕에 세워진 김일성 별장은 화진포 백사장 너머로 펼쳐진 짙푸른 바다를 아우르는 눈맛이 아주 뛰어나다. 맑은 날엔 해금강도 보인다.

화진포 백사장은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 극중 은서와 준서가 어린 시절에 그림을 그리며 보내던 장면과 나중에 준서가 죽어가는 은서를 등에 업고 한없이 걷던 마지막 장면을 바로 여기서 촬영했다.

인근 화진포해양박물관은 신비한 해저세계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곳. 전 세계에서 수집한 조개류·갑각류·산호류·화석류·박제 등 4만여 점의 어패류가 전시돼 있다. 화진포해양박물관(033-682-7300).

기왕에 화진포까지 나들이했다면 금강산을 볼 수 있는 통일전망대도 들러보자. 화진포에서 4㎞쯤 떨어진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한 후 다시 북쪽으로 10㎞ 더 달리면 통일전망대.

금강산과 해금강이 지척이고, 말무리반도 끝으로 가면서 해만물상·현종암·부처바위·백바위가 줄줄이 이어진다. 날이 맑으면 신선대·옥녀봉·채하봉·일출봉·집선봉 등도 볼 수 있다. 관람시간은 09:00∼17:00. 입장료는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 2,000원. 통일안보공원(033-682-0088).

▲ 교통= 서울→6번 국도→양평→홍천→44번 국도→인제→원통→한계리 삼거리(좌회전)→46번 국도→용대교 삼거리(좌회전)→6km→진부령 정상→23km→간성 검문소(좌회전)→7번 국도→10km→화진포. 건봉사는 진부령 정상에서 간성 검문소쪽으로 18㎞쯤 내려간 광산초등교 부근서 좌회전해 계곡을 따라 5㎞쯤 들어가야 한다. 고성군청 문화관광과(033-681-2191).

▲ 숙식= 화진포 북쪽에 부천장(033-682-4997), 오곡슈퍼민박(033-682-0178) 등 많은 여관과 민박집이 있다. 연둘레 회집(033-682-4711), 덕진회집(033-681-4776), 화진포식당(033-682-0325) 등은 배 주인이 직접 경영하는 횟집. 화진포 남쪽의 거진항엔 논산횟집(033-682-2548) 등 많은 횟집이 모여 있다.

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입력시간 2003/06/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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